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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선수행 김지희(화운성, 57) - 하

기자명 법보

20년 불자지만 ‘무늬만 신행’
‘참선반’ 통해 수행·실천 접해
‘참나’ 배우며 ‘당당한 불자’로

화운성, 57

불교를 접하고 신행 생활을 이어 온 기간은 10여 년이 되었다. 그동안 나름대로 절에 다니고 기도를 해왔다. 살아오면서 삶이 힘들고 지치는 때마다 불교를 종교로 갖고 있음을 위안으로 삼았다. 하지만 그 이상은 나아가지 않는 것 같았다. 무엇인가 무늬만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불교 신자”라고 말하는 것도 망설여졌다. 

그렇게 불교에 좀 더 깊이 다가가고 싶을 때 대광명사는 부처님의 품 안으로 성큼 손을 내밀어주었다. 도량에 가자마자 참선반에 문을 두드린 것도 생각해보면 참 당돌한 도전이었다. 그런 나를 반갑고 따스하게 맞이해 준 불자님들이 참 고맙다. 

돌이켜보면 아마 오랜 기간 사찰을 오가면서 마음속 깊이 공부에 대한 간절함이 자리를 잡고 있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지 목종 스님의 한 말씀 한 말씀이 소중하게 다가왔고 만나는 모든 인연이 마치 불보살과 같음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된 것도 감사하다. 

무엇보다 대광명사에서는 참선, 기도, 공부만 강조하지 않았다. 불자의 실천과 회향에 동참할 기회를 다양하게 제안해 주는 도량인 것이다. 절에서 낯설지 않도록 잘 이끌어 주시는 참선반 법일심 보살님 권유로 무연고, 자살자, 무자손자를 위한 무료 49재 기도에 참석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다행이다. 

주지 스님의 영가 천도는 영가님을 행복한 세계로 이끌어 주심을 저절로 느끼게끔 해 줄 정도로 간절하고 정성이 가득했다. 스님께서는 49재 무연고 천도재에 참석하는 불자들에게도 스스로 탐진치에 흔들리지 않는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일깨워 주셨다. 나 역시 이 시간을 통해 돌아가신 양가 친인척 영가님께 살아생전 못한 잘못을 참회도 하게 되었다. 

용기를 내어 대광명사 불교대학에도 문을 두드렸다. 이 시간을 통해 ‘보리도차제론’ 공부를 할 수 있었다. 진정한 ‘참나’ 찾기를 당부해주시는 스님의 강의 내용은 사실 처음에는 이해하기 어려웠다. 수업을 듣고 질의응답 시간이 거듭되면서 이제는 불교대학 강의가 기다려질 만큼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울 수 있음에 설렘을 더하고 있다. 천천히 알아 가는 공부의 즐거움을 불교대학에서도 마주할 수 있어서 감사하다.

그동안 불교를 믿고 절에 다니면서도 당당하게 “저는 불자입니다!”라고 말하지 못했다. 스스로 돌이켜 보면 불자로서 부족한 게 많아서였다. 다행히 대광명사 주지 목종 스님과 보살님들을 선지식, 좋은 인연으로 만날 수 있었으며 부처님 법을 가르쳐 주시고 잘 이끌어 주셔서 배우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한 일인가. 

언제인가부터 일상이 된 아침 수행은 매일 새벽 5시 불교TV와 함께 시작한다. TV를 통해 집에서 새벽 예불을 올리고 천천히 108배를 하면서 하루를 참회와 감사의 기도로 출발한다. 그리고 고요히 참선의 시간을 갖는다. 매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대광명사 주간 참선반에서 불자님들과 함께 정진한다. 또 대광명사 불교대학과 무연고 49재, 틈틈이 여러 불자님과 함께하는 봉사와 운력에 동참하며 불자의 길을 즐겁게 이어가는 요즘이다. 

참선반 진희 보살님께서 들려주시는 생활 법문은 삶을 더욱 진솔하게 살아가는 지혜의 길을 일러주신다. 그리고 참선반을 통해 배우게 되는 금강경 공부 덕분에 지치고 나태해진 생활의 끈을 조인다. 또 기도를 통해 수해와 폭염, 코로나19로 인해 고통받는 이들의 빠른 치유를 발원한다. 매 순간 반조하고 참회하며 부처님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불자들과 함께 신행하고 점검하는 한순간 한순간이 무척 소중하다.

소박하고 소탈한 일상의 생활에서 경험하며 배워 나아감에 있어 하루하루가 즐겁고 행복하다. 작은 것에서부터 하나하나를 배우며 앞으로는 더욱 당당한 불자가 되도록 스스로 열심히 노력할 것이다. 

이제는 누가 종교에 대해 질문을 해오더라도 “나는 불자”라고 말할 것이다. 아니, 불교를 어려워하는 내게 따뜻한 손을 내밀어주신 대광명사 불자님들처럼, 나도 누군가에게 손을 내밀 수 있는 진정한 불자의 길을 걷고 싶다. 

부처님! 좋은 인연 맺게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1550호 / 2020년 8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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