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외선, 자외선, X선 등 빛의 과학을 통해 문화재 속 숨겨진 비밀의 공간을 공개하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배기동)은 특별전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를 진행한다. 국립중앙박물관 보존과학부가 기획한 이 전시는 8월25일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강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재개관 때까지 직접 관람은 불가능하다. 대신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www.museum.go.kr)를 통해 온라인으로 전시공간과 관련 자료를 살펴볼 수 있다.
특별전에는 국보 제78호 금동반가사유상을 비롯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 조선시대에 조성된 목조석가불좌상 등 총 57건 67점의 문화재에 담긴 정보를 자연과학적 측면에서 보여준다. 전시는 1부 ‘보이는 빛, 문화재의 색이 되다’, 2부 ‘보이지 않는 빛,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 3부 ‘문화재를 진찰하다’로 구성돼 첨단과학으로 밝혀낸 문화재의 숨겨진 비밀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온라인에서는 준비된 내용 중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고, 시민들이 흥미를 가질만한 것들을 중심으로 목록을 구성했다. CT로 들여다본 고려청자의 비밀, 과학적으로 검진한 부처님, 현미경으로 들여다본 금제 띠고리, CT로 밝혀낸 조선시대 연적의 물길 등이 그것이다. 과학적으로 검진한 부처님의 경우 CT를 활용해 금동반가사유상, 조선 목조석가불좌상 등 성보문화재의 내부 모습과 현재의 상태를 볼 수 있다.
이 가운데 조선 목조석가불좌상은 현재 표면의 금박이 떨어지는 등 훼손이 심해 직접 복장물을 확인하는 데 어려움이 따랐다. 이에 CT를 통해 조사한 결과 불상 내부에 다양한 종이와 직물이 담긴 후령통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국보 제91호 기마인물형토기의 경우 인물 뒤에 위치한 깔때기 모양의 구멍 안에 물이나 술을 넣고 다시 말 가슴에 있는 대롱을 통해 물을 따를 수 있는 주전자로 제작됐음을 확인했다. 말 내부의 체적을 계측한 결과 240cc 정도의 물을 담을 수 있음도 밝혔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번 ‘빛의 과학, 문화재의 비밀을 밝히다’는 우리 문화재를 과학적인 시선으로 분석하고 해석해 기존의 감상 중심으로 이뤄진 특별전과는 전혀 다르게 인식될 것”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은 코로나19가 안정되어 재개관될 때까지 특별전 관련 자료들을 온라인으로 지속적으로 공개해 온라인 학교수업과 재택근무, 외출하기 어려운 모든 분들에게 작은 보탬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이어 “빛의 과학으로 풀어낸 흥미로운 결과물들을 공유하고 문화재 보존과학의 성과를 알리기 위해 마련한 특별전은 국립중앙박물관 재개관 함께 상설전시관 특별전시실에서 직접 만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552호 / 2020년 9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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