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불수행 이명애(소향, 61) - 상
염불수행 이명애(소향, 61) - 상
  • 법보
  • 승인 2020.09.14 17:12
  • 호수 15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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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49재로 불교와 인연
1박2일 철야정진 동참 결심 
정성을 다해 염불·독경 동참
가슴 속에는 환희·감동 가득
소향, 61

서방정토 봉화사를 향해 아미타 부처님께 108배를 올린다.

나는 원래 구경을 다녔던 사람이다. 무엇인가 부족한 사람 같아 선뜻 불교에 다가서지 못했고 불법이 너무 어렵고 무슨 뜻인지 몰라 법문을 따라 읽기에 급급했다. 그런 이에게 가을 들판의 햇살처럼 하동 봉화사 주지 원상 스님이 나타나셨다.

친정아버님의 49재 인연으로 스님의 법문을 듣고 또 듣게 되었다. 연이어 어머님의 49재까지 지내다 보니 봉화사와의 인연도 깊어지며 불심도 싹을 틔우기 시작했다. 부모님께서 내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다. 

봉화사는 친정같이 편안하고 부모님같이 존경스럽다. 분위기는 항상 웃음꽃이 핀다. 아미타부처님께서도 항상 미소 지으시고 스님께서도 늘 웃고 계시니 신도들도 스칠 때마다 방실방실 웃으며 인사를 나눈다.

지난 몇 년간 봉화사에 많은 행사가 있었다. 부처님 점안식 후 스님께서는 하루 2시간씩 4차례 사분정진 1000일 기도를 하셨다. 나도 이 기도 기간 중 1박2일 철야 정진에 동참해 기도하면서 생각의 전환점을 만났다. 이날을 위해 한 달을 열심히 일하며 원을 세웠고 드디어 계획한 날짜의 시간에 맞춰 서울에서 내려온 친구와 봉화사로 향했다. 

정진은 미시기도로 시작됐다. 봉화사의 주 수행법 염불수행은 원상 스님께서 직접 만드신 기도문으로 손벽을 치며 음률에 맞춰 염불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사실 두 시간 내내 염불하고 나면 손목이 저리고 목도 아팠다. 그런데 이 시기 스님은 지독한 감기몸살을 앓고 계셨다. 스님은 목이 부어 목소리가 잠겨 있었고 콧물이 쉴 틈 없이 쏟아짐에도 힘겨운 기도를 하셨다. 도대체 스님께서는 누구를 위해 긴 시간을 일심으로 기도하실까. 염불하며 수많은 생각이 교차하다 보니 기도가 어찌나 힘겨웠는지 숨이 막히는 듯했다. 두 시간이 무겁고 길었다. 그러다 문득 ‘스님께서는 그토록 편찮으신데도 중생을 위해 쉼 없이 기도하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신기하게도 새로운 에너지가 생겼다. 오히려 나의 목소리가 스님의 목소리를 잠시라도 쉬게 할 수 있다면 음률이 맞지 않아도 소리가 곱지 않아도 일편단심 나무아미타불을 부르겠다는 원력으로 염송했다. 그렇게 첫 기도를 무사히 마쳤다. 기도가 끝나고 감히 말씀드렸다. “믿거나 말거나 진심으로 스님을 위해 기도했습니다. 아미타부처님께 간절히 스님의 건강회복을 기도드렸습니다.” 

두 번째 기도는 저녁 6시에 시작됐다. 한글 ‘무량수경’을 한 문장씩 소리 내 읽었다. 거사님 한 분과 네 보살님이 차례가 올 때마다 설렘과 떨림을 교차하며 버벅거리기도 하면서 읽었다. 처음에는 떨렸지만 금방 평정심으로 또박또박 잘 읽을 수 있었고 새로운 경험이어서 참 좋았다. 다음날 새벽 5시, 세 번째 기도에 임했다. 기도 20분 전 스님께서는 벌써 참선을 시작하셨다. 조용히 호흡 참선을 했다. 스님께서는 친구와 나를 위해 말씀하셨다. 길게 숨을 들이쉬며 미운 사람을 떠올리고 숨을 길게 내쉬며 얼굴에 미소, 이렇게 30분 동안 호흡명상을 했다. 그리고 CD에서 흘러나오는 좋은 말씀을 들으며 108배를 했다. 스님과 함께 일 배 일 배 정성스럽고 경건하게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마지막 오전 10시 기도를 했다. 해우소 청소를 마칠 즈음, 스님 기도 소리를 듣고 부랴부랴 뛰어가 뒷자리에서 엎어지듯 절을 하고 숨을 고르는데 스님께서 밤새 건강이 많이 회복되신 듯 미소를 지으셨다. 그리고 목탁을 치며 나무아미타불 염불하는 법을 알려주셨다. 목탁 잡는 법, 치는 법, 치는 가락, 박자 등 가르침을 받은 친구와 나는 목탁을, 스님께서는 북을 치시며 염불을 했다. 어느 정도 목청도 틔고 목탁도 잡으니 신이 났다. 음률도 가락도 목탁 소리의 강약도 처음치고 제법 조화로운 소리의 조합이 이어졌다.

마지막으로 스님께서 두 사람을 위한 법문과 문답식 토론을 하셨다. 우리는 허심탄회하게 느낀 점을 이야기했다. 가슴 속에 충만함이 아미타부처님의 미소와도 같다는 환희심이 들었다. 지난 밤 별과 달과도 같이 평온하고 멋진 1박2일의 사분정진을 마치고 집으로 향했다.

 

[1553호 / 2020년 9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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