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시간 되돌려 문화재에 생명을 불어넣다

  • 성보
  • 입력 2020.09.25 16:50
  • 수정 2020.09.25 19:55
  • 호수 1555
  • 댓글 1

문화재 보존처리 과정, 온라인 첫 공개
‘부석사 조사당 벽화’ 등은 적외선 조사
채색 아래로 감춰진 서명·스케치 발견
레이저원 사용해 효율적으로 오염제거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소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가 9월21~25일 '온라인 생생보존처리데이'를 개최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일반인들이 쉽게 접하기 어려운 문화재보존처리 과정을 생생하게 담은 영상이 공개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센터장 정소영)가 9월21~25일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생(生生) 보존처리 데이(Day)’를 개최했다. 올해 6회차를 맞은 이 행사는 일반인에게 문화재보존처리 현장을 공개해 직접 체험하도록 구성했었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영상으로 제작돼 유튜브로 공개했다.

영상은 3부작으로 이뤄져있다. ‘1부-시간을 되돌리는 그곳으로’, ‘2부-빛·색으로 본 문화재’, '3부-문화재에 새 생명을’이라는 주제로 담아내, 보존처리 전 과정을 한눈에 파악하게끔 쉽게 구성했다. 보존처리는 재질에 따라 무기질 문화재(금속·석조·도자·토기)와 유기질 문화재(목재·지류·직물)로 구분되며, 상태조사를 시작으로 표면의 이물질 제거, 복원·강화처리 등 과정을 거친다.

방사선을 이용한 비파괴 조사는 '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와 '금동미륵반가상'(국보 제89호)에 처음 적용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1부-시간을 되돌리는 그곳으로’에서는 무기질 문화재인 금속유물 보존처리 과정을 그려냈다. 금속문화재 조사에는 방사선 투과력을 이용한 비파괴조사 방법이 소개됐다. 이는 고속전자가 금속 타깃에 부딪히며 생성되는 파장 길이로 물체 내부구조 및 보존상태를 투시한다. 1963년 ‘미륵보살 반가사유상’(국보 제78호)과 ‘금동미륵반가상’(국보 제83호)에 처음 적용됐으며 당시 문화재 결함과 손실 부위를 쉽게 찾아내 화제가 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에서는 현재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를 보존처리 중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문화재에 담긴 비밀을 찾아내는 방법도 상세히 소개됐다. '2부-빛·색으로 본 문화재’에서는 김설희 학예연구사가 현재 적외선을 이용해 상태조사 중인 ‘영주 부석사 조사당 벽화’(국보 제46호)를 흥미롭게 소개했다. 부석사 조사당 벽화는 우리나라 유일한 고려시대 벽화로, 제석천과 사천왕, 범천 등이 6폭으로 나눠 그려져있다. 적외선은 가시광선보다 투과능력이 뛰어나 채색된 부분 아래로 감춰진 작가 서명이나 밑그림 스케치 등을 찾아낼 수 있다. 2009년에는 최치원 영정 채색 아래 숨겨진 ‘동자승’과 ‘하동 쌍계사로 적힌 화기’를 찾아내 이 영정이 애초 '신선도'로 기획됐음을 밝혀냈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 연구원이 레이저를 통해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을 보존처리 하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의 보존처리 현장도 공개됐다. 영상에서는 보존상태를 ‘구성 암석’ ‘손상지도’ ‘손상도 평가’ ‘철심탐사’ 등으로 분석한 그래픽을 공개했다. 이어 서측면 18지점를 포함해 총 59개 철심이 확인됐고 모르타르 복원부위에 집중 사용됐음을 설명했다. 지광국사탑은 독특한 구조와 화려한 조각, 뛰어난 장엄장식 등으로 역대 고승 사리를 봉안 가운데 가장 화려하다고 알려져있다. 1911년 일본으로 반출된 뒤 10여차례 이전을 거듭하다가 고국으로 돌아왔으나, 6·25한국전쟁 통에 유탄을 맞아 1만2000조각으로 파손되는 비운의 세월을 겪어야 했다. 이러한 탑이 보존처리 과정을 통해 어떤 모습으로 되살아날지 관심을 모은다.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탑’(국보 제101호) 보존처리 상태를 구성 암석, 손상지도, 손상도 평가, 철심탐사 등 4단계로 분석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영상 캡처

지광국사탑 보존처리를 진행하는 이태종 학예연구사는 “요즘엔 광섬유 산업이 많이 발전하면서 기존의 야그(YAG) 레이저나 관절기 레이저가 아니고, 광섬유 레이저를 소스로 쏴서 쓴다”며 “레이저 원을 반감없이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빠른 시간 내에 상당히 효율적으로 오염물을 제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 '3부-문화재에 새 생명을’에서는 ‘창덕궁 인정전 일월오악도’ 등 회화을 담은 지류문화재를 비롯해 목재문화재, 직물문화재 보존처리 과정 등이 소개됐다.

문화재보존과학센터는 “앞으로도 국민들이 ‘온라인 생생보존처리데이’ 영상을 보며 온라인으로나마 문화재 보존처리 현장을 체험할 수 있도록, 재질별 보존처리 영상 콘텐츠도 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생생보존처리데이’ 영상은 국립문화재연구소 유튜브 채널(www.youtube.com/c/nrichp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정주연 인턴기자 jeongjy@beopbo.com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