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7년 수행체험으로 일러주는 티베트 불교의 골수

  • 불서
  • 입력 2020.09.27 10:13
  • 호수 1555
  • 댓글 0

‘티베트 불교를 만나다’ / 설오 스님 지음 / 지영사

‘티베트 불교를 만나다’

티베트불교는 한국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세계인들이 가장 존경하는 이 시대의 성자, 달라이라마 존자 때문이다. 달라이라마의 울림 있는 가르침과 고귀한 삶은 많은 이들의 불성을 고양시키고, 존경의 마음을 일렁이게 한다. 그러나 한편으로 티베트불교는 슬픔을 한자락 깔고 있다. 중국에 나라를 빼앗기고 인도 다람살라에서 망명정부를 이끌고 있는 달라이라마의 고단한 삶과 티베트 난민들의 나라 잃은 설움은 일제강점기의 식민시대를 거쳤던 우리에게 과거 아픈 기억을 일깨워 묘한 동질감을 일으키기도 한다.

티베트불교의 상황은 비극적이지만 역설적이게도 중국의 탄압을 계기로 전 세계에 퍼져 많은 이들의 귀의처가 되고 있다. 특히 서구에서 티베트 불교에 대한 인기는 폭발적이다. 환생해서 다시 사바세계에 온 놀랍도록 위대한 구루들과 사람의 근기에 따른 촘촘한 수행법이 많은 서구인들이 마음을 울리고 있다.

책 ‘티베트 불교를 만나다’는 북인도 따시종에서 7년간에 걸쳐 티베트 밀교를 수행하고 달라이라마의 통역까지 맡았던 티베트불교에 정통한 설오 스님의 티베트불교 해설서이다. 해설서라고 하면 뭔가 딱딱하고 고답적인 내용을 연상하지만 내용은 말랑말랑하다. 대만 유학시절 시작된 티베트불교와의 인연에서부터 티베트불교를 대표하는 구루들, 직접 만났던 스승들의 이야기가 한편의 수채화처럼 정갈하고 정겹다. 또 한편으로 티베트불교의 대표적 가르침과 수행법들 또한 자세하게 소개하고 있는데 스님의 생생한 경험들이 더해진 까닭에 쉽게 읽히고 이해도 어렵지 않다.
 

‘티베트 불교를 만나다’는 나란다 전통을 이어받아 현교와 밀교를 아우르는 금강승으로 발전시킨 대승불교의 한 갈래인 티베트불교에 대한 해설서다. 사진은 티베트 팔풍사원.

티베트불교를 흔히 밀교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다. 그래서인지 티베트불교를 연상하면 자연스럽게 남녀 쌍신수행의 좌도밀교나 ‘옴마니반메훔’을 염송하는 진언불교로 떠올린다. 그러나 티베트불교는 소승과 대승을 넘어 가장 나중에 성립된 금강승 불교다. 가장 후기에 나온 불교인만큼 폭이 넓고 깊다. 특히 말법시대를 상정한 불교라 중생의 근기에 따른 가르침이 특징이다. 그래서 여느 불교보다 수행법이 다양하고 구체적이다. 특히 티베트불교에는 스승을 통해 일대일로 전수되는 신비스런 수행이나 만트라가 많다. 이런 점 때문에 쉽게 접할 수 없는 불교라는 선입견이 생기는 경향도 있다. 그러나 책에서 접하는 비밀수행의 이야기는 꿈 속 세계에 들어와 있는 듯한 묘한 감흥을 불러일으켜 호기심을 자극한다.

저자 설오 스님은 수원 봉녕사 강원과 율원에서 수학하고. 대만의 중국문화대학 중문과와 동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저서로 ‘밀교란 무엇인가’ ‘티베트불교 체험기’가 있으며 번역으로 ‘예셀초겔’ ‘예셀초겔의 삶과 가르침’이 있다. 현재는 봉녕사 승가대학 정교수로 한문불전을 가르치고 있으며 논문으로 ‘백장회해사상과 백장청규 연구’가 있다. 책에 담긴 티베트불교에 대한 설명이 독자들에게 각질하나 없이 매끄럽게 읽히는 이유는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스님이 한국불교와 티베트불교에 두루 정통했기 때문이다.

스님은 경기도 안성에 법등사를 창건하고 티베트문화원을 세워 티베트불교를 직접 알리고 있다. 혹시 책을 읽다 티베트불교에 대해 더욱 많은 배움의 열망이 생긴다면 직접 스님을 친견하는 것도 좋을 듯싶다. 2만원.

김형규 대표 kimh@beopbo.com

 

[1555호 / 2020년 9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