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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불교 역사적 뿌리에서 현재까지 총망라

  • 불서
  • 입력 2020.11.02 14:54
  • 호수 1559
  • 댓글 0

‘북한불교 백서-조선불교도연맹을 해부하다’ / 법타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북한불교 백서-조선불교도연맹을 해부하다’

일제강점기에서 벗어났음에도 이 땅은 남과 북으로 나뉠 수밖에 없는 아픔을 갖게 됐고, 그 세월이 무려 75년에 이르고 있다. 그 세월동안 남과 북은 각자 서로의 길을 걸으면서 언어와 생활, 문화까지 상호 이질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맞았다. 한편으로는 아직도 전쟁의 위험과 공포를 안고 살아가는 불행이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

그럼에도 많은 이들이 남북한 간에 형성된 긴장과 상호 다른 이질감을 조금이라도 누그러뜨리고 해소하기 위해 노력했고, 종교인들도 그 과정을 함께 했다. 종교를 ‘민중의 아편’이고, ‘인민 계급의 투쟁력을 마비시켜 온 미신’으로 여기는 북한 체제에 맞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종교는 불필요한 존재였으나, 기존에 있어왔던 종교까지 완전히 부정할 수도 없었다. 그리고 북한 역시 남북이 갖는 정치‧군사적 긴장감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는 완충지대로 종교계를 활용했다. 

그렇게 남북이 갖는 긴장감을 늦출 완충지대이자 민간교류의 장을 새롭게 열어간 종교계, 그 중에서도 특히 불교는 정서적 공감대를 바탕으로 활발한 교류를 이어올 수 있었다. 덕분에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잠깐이나마 북한불교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었고, 상호 교류의 필요성을 확인하게 됐다.

은해사 회주 법타 스님은 남북불교교류의 산증인 중 한 명이다. 스님은 1989년 남한 스님으로는 분단사상 처음으로 북한 땅에 발을 디딘 이래 30년 동안 통일운동을 해왔다. 평양, 금강산, 묘향산, 개성 등 북한을 100여 차례 방문하면서 북한 불교계와 교류해온 스님은 1997년 북한 황해남도 사리원시 만금동에 금강국수공장, 2006년 평양에 금강빵공장을 개설하고 운영하면서 남북 민간교류의 영역을 확대했다. 그리고 북한불교 조직을 관리해온 ‘조선불교도연맹(이하 조불련)’ 관계자들과의 유대관계도 공고히 했다.

이 책 ‘북한불교 백서-조선불교도연맹을 해부하다’는 법타 스님이 교류활동을 이어오면서 직접 확인하고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북한불교의 핵심인 조선불교도연맹의 역사적 뿌리와 생성 과정, 현재 상황을 종합 정리한 최초의 책이다.

북한에서 불교와 사찰을 소개할 때면 등장하는 묘향산 보현사. 우리의 전통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북한에서 불교와 사찰을 소개할 때면 등장하는 묘향산 보현사. 우리의 전통사찰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평화통일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신념을 굳건하게 지켜온 스님은 교류활동을 이어오는 한편으로, “북한불교의 존재는 무엇이며 불교 신도들은 무슨 역할을 할 수 있을까”를 화두 삼아 북한불교 연구에 천착했다. “종교를 부정하고 있음에도 북한불교는 임진왜란 당시 의승장 서산‧사명대사와, 3‧1운동 중심에 있던 만해 한용운 스님의 구국 활동으로 인해 애국승려와 애국종교로 칭송되면서 거부감이 크지 않다”고 밝힌 스님은 북한 역시 명승지마다 천년 고찰이 있어 그 전설과 함께 국민들의 휴식처가 되고 국가보유 문화재의 상당 부분이 불교적 유산인 것도 불교에 대한 국민들의 긍정적 인식에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북한 전역에 사찰이 70개 도 되지 않을 만큼 남쪽 불교에 비해 외형적으로 교세나 사회적 영향력이 적으며 불교적 기능도 단순하지만, “조선불교도연맹은 우리가 상대하고 교류 협력해야 할 파트너라는 점”을 강조한 스님은 책에서 조불련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배려했다.

스님은 “북한불교 이해에 조불련의 조직과 역할을 재조명하는 것은 필수이며, 향후 남북한 종교교류를 정상화하고 북한 종교에 대한 연구들을 풍부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조불련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랜 연구를 바탕으로 ‘북한의 종교 역사’ ‘북한 종교 정책의 변화’ ‘조불련의 역사’ ‘조불련의 조직 특징’ ‘조불련의 역대 주요 인물’ ‘남북불교 교류 협력의 역사’ ‘북한종교 변화에 대한 평가’ ‘북한불교의 지속가능성’ 등을 풍부한 자료와 함께 소개한 스님이 “평화통일에 대비하고 기여하길 발원하면서 유서와 유언을 남기는 심정으로 엮었다”고 밝힌 책에서 북한불교의 모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만8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59호 / 2020년 11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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