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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강미(선연성, 41) - 상

기자명 법보

첫 아이 유산 후 군법당과 인연
어렵게 얻은 두 아이들 키우며 
신행활동 넓혀 포교사도 도전

선연성, 41

결혼을 한 후 바쁘게 일만 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첫 아이를 임신하고 자궁경부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입원을 하고 아이를 어떻게든 지켜보자고 많이 노력했지만 결국 아이를 잃고 말았다.

무엇이 부족해 이런 일이 나에게 일어났는지 자책과 속상함 등 여러 감정으로 힘들었다. 그러다 신랑이 근무하는 부대의 절에 가게 되었다. 어릴 때 부모님과 함께 부처님오신날 가서 놀던 기억, 개인적으로 국악을 전공한 인연으로 대학교 뒤 절에서 부처님오신날 맞이 공연을 한 기억 외에는 불교는 내게 그렇게 특별한 종교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 작은 계기도 법연의 끈으로 작용한 것이 분명하다. 무언가에 이끌렸는지 일요일이면 절에 가서 법회를 보고 봉사도 하게 됐다. 기도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지도 몰랐지만 그저 법회에 참여하는게 왠지 뿌듯하고 기분이 한결 편안해짐을 문득 발견하곤 했다.

그러다 백중기도 소식을 들었다. 동참해 보는 것이 어떻겠냐는 보살님의 물음에 선뜻 긍정의 답을 드렸다. 그렇게 백중이 무엇인지도 모른채 참여하게 된 기도는 아침, 점심, 저녁 하루 세차례 108배를 하는 정진으로 이어졌다.

일주일동안 하게 됐는데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냥 시작했더니 다리가 무척 아팠다. 그래도 참고 묵묵히 했다. 첫날이 지나고 둘째, 셋째 날이 지나자 그 아팠던 다리가 언제그랬냐는 듯 멀쩡해졌다. 그렇게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고 회향 이후에야 보살님께서 기도는 해봤냐고 물으셨다. 처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다.

보살님께서는 ‘지장경’을 읽으면 좋다고 권하시며 ‘지장경’을 한권 주셨다. ‘지장경’을 틈틈이 읽으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두 번째 임신을 하게 되었지만 그 아이도 잃게 되었다. 두 번이나 아이를 잃고 기도에 더 정성을 쏟았다.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일인가. 일도 당분간 쉬기로 했다. 오직 참회와 감사, 발원으로 기도하며 보냈다. 그렇게 기도로 보내던 나날을 이어가던 중 예쁜 아들을 얻었다. 감사함으로 충만하고 매순간이 환희로운 시간이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보니이번에는 절에 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법회에 동참하고 싶어도 작은 법당에서 아이가 칭얼거리면 밖으로 나와야했고 그러다보니 법당에 앉아서 법회에 참여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때부터는 집에서 틈틈이 경전 독송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집과 법당 구분없이 곳곳을 수행 공간으로 삼는 것은 마음먹기에 달려 있었다. 

시간이 흘러 둘째 아이를 낳고 나니 아이 둘을 데리고 움직이는 것이 더 어려워지던 찰나 친정 어머니께서 홍법사에 동자승 단기출가 프로그램에 큰아이를 보내보는 것이 어떻겠냐고 말씀하셨다. 흔쾌히 2015년 동자승 단기출가에 동참했다. 걱정이 많았지만 부모와 아이, 우리 가족 모두 많이 성장하는 시간이 되었다.

그렇게 홍법사와의 인연이 시작되었다. 동자승 프로그램에 함께한 도반 언니의 추천으로 큰아이는 홍법사 동림어린이법회에 다니게 되었고 나는 법회 교사로 봉사를 하게 되었다. 사실 법회 봉사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한 채 참여하다보니 스스로 불교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침 함께 동자승 출가를 보낸 언니가 불교대학을 같이 다니자고 제안했다. 불교대학에서 2년을 함께 공부한 뒤 언니는 이왕이면 포교사시험도 보자고 했다. 혼자할 용기는 없었지만 함께하는 도반이 있으니 용기를 내 도전했고 제23기 조계종 포교사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큰 아이가 동자승을 하였으니 작은 아이도 당연히 해야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에는 둘째도 손꼽아 기다리던 동자승 단기출가를 했다. 친정 어머니를 통해 알게 된 홍법사에서 두 아이가 동자승이라는 특별한 경험도 했다. 어린이법회가 무엇인지 모르던 내가 법회 대표교사로 방학이면 어린이불교학교를 진행하며 아이들과 절마당에서 뛰어논다. 이 소중한 법연에 불교대학 공부가 더해지며 어느덧 부처님을 향한 존경심은 마음속 깊은 곳에 굳건히 자리 잡았다.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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