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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분노와 답답함을 다스리다

기자명 광우 스님

법화경 사경 후 원인 모를 분노‧답답함 소멸

사춘기에 생긴 분노‧답답증 결혼 후에도 이어지면서 불안 증가
우연히 스님 법문 듣고 기도 시작, 매일 법화경 사경해 안정
가정 화목 찾고 더욱 정진…수행할 때 불보살님 가피도 따라와

그림=육순호
그림=육순호

경기도에 살고 있는 50대 후반의 문수행 불자는 어렸을 때부터 성격이 아주 거칠고 사나웠다. 처음부터 그렇지는 않았다. 사춘기 시절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답답증이 생기면서 몸과 마음이 잠시도 안정되지 못하고 미친 듯이 에너지가 밖으로 치달렸다. 온 몸을 감싸는 답답증을 해소하기 위해 친구들과 어울리며 격렬하고 역동적인 활동을 즐겨했다. 당시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 속에서 여자의 몸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몸에 문신을 하며 드럼연주를 취미로 삼았다. 소위 ‘잘 나가는 핫한 여자’였다. 지금 생각해 보면 자기 자신도 ‘내가 왜 그랬지?’ 어이가 없을 정도로 거친 삶을 즐겼다.

어느덧 결혼을 했다. 자신을 잘 이해해주는 좋은 남편을 만나 건강한 가정을 꾸렸다. 겉으로 보면 평범했지만 내면에 도사리던 답답한 갈증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았다. 원인을 알 수 없었던 답답증이 늘 함께 존재했다. 

몇 년 전부터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났다. 집에 혼자 있으면 눈앞에 허연 물체가 휙휙 지나가는 것이 보였다. 눈을 비벼 다시 보아도 허연 것이 왔다 갔다 지나다닌다. 더구나 꿈속에서 죽은 사람들이 자꾸 나타났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마음이 황폐해지고 너무나도 힘들었다. 2년 전 쯤 우연히 불교TV에서 스님들의 법문을 자주 듣게 되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도를 시작했다. ‘업장을 소멸’하고 ‘불보살님의 가피’를 머릿속으로 이해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필요한 것은 실천과 체험이었다.

문수행 불자는 그 날부터 ‘법화경’을 사경했다. 희한하게 사경을 하면 할수록 재미가 있었다. 무슨 뜻인지도 몰랐지만 스님들 법문을 옆에 틀어놓고 하염없이 ‘법화경’을 사경했다. 사경을 하면 할수록 마음이 편안하고 안정되었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을 괴롭혔던 답답증이 점점 사라져 갔다. 사경이 너무 재미있어서 하루 종일 사경 정진을 이어나갔다. 평소에도 서너 시간을 사경했고 가장 많이 할 때는 12시간을 쉬지 않고 사경했다. 손이 마비가 될 지경이었다. 그런데 재미가 있었다. 너무 재미있었다. 

‘법화경’ 사경을 시작하고 3~4개월 쯤 지났을 때 생생한 꿈을 꾸었다. 침대에 웬 할머니가 누워 있었다. 자기 침대에 누워있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할머니에게 물었다. “누구세요? 누구신데 여기 계세요?” 할머니가 누운 채 대답했다. “잠깐만 쉬었다 갈게.” 그리고는 할머니가 스윽 일어나더니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꿈에서 깼다.

꿈을 꾸고 나서 놀라운 일이 생겼다. 그 이후로 더 이상 죽은 사람들이 꿈속에 나타나지 않았다. 혼자 집에 있으면 보였던 허연 물체도 완전히 사라졌다. 마음은 갈수록 편안하고 안정되었다. 사경 정진을 꾸준히 실천하며 특별한 꿈의 가피를 여러 번 체험했다.

형제자매가 많았던 문수행 불자에게 몇 년 전에 세상을 떠난 큰언니가 있었다. 큰언니는 살아생전에 절집에서 많은 활동을 했던 유명한 불자였다. 큰언니의 살아생전 소원 중 하나가 여동생인 문수행을 불자로 만들어 불법으로 인도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문수행 불자는 그 당시만 해도 전혀 불교에 관심이 없었기에 큰언니의 소원은 이뤄지지 못했다. 

그런데 어느 날이었다. 꿈에서 세상을 떠난 큰언니가 나타났다. 동생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네가 불자가 되어서 참으로 고맙다.” 큰언니는 눈물을 흘리며 정성스럽게 합장 반배하고는 아주 기쁘고 환한 표정으로 사라졌다.

또 어느 날이었다. 그 날도 열심히 사경을 하고서 잠이 들었다. 꿈을 꾸었는데 꿈속에서 동네에 있던 오만 잡귀신들이 모두 총출동하더니 다들 한곳에 모여 있었다. 그리고는 하나의 귀신도 남지 않고 동네 밖으로 싹 사라지는 꿈을 꾸었다. 그 후로 잠자리가 편안해졌고, 무엇보다도 더욱 신기한 효과는 어렸을 때부터 그토록 자신을 괴로웠던 답답증이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늘 달고 살았던 분노와 짜증도 사라지고 칼칼했던 성격 또한 많이 부드러워졌다. 

가족들이 가장 놀라워한다. “네가 불교를 만나고 난 뒤 성격이 완전히 바뀌었다”고 신기해한다. 평상시에도 남편을 많이 구박하고 자주 짜증을 부렸는데 지금은 남편을 볼 때마다 ‘우리 부처님. 우리 부처님.’ 남편을 부처님같이 생각하게 되었다. 매일 마다 남편에게 아침 문자를 보내는데 문자를 보낼 때마다 남편에게 ‘우리 부처님’이라고 부른다. 당연히 남편은 기뻐하며 지금은 남편과의 사이가 더욱 돈독해졌다. 

문수행 불자는 자식같이 키우는 강아지 2마리가 있다. 한 밤중이었다. 강아지 하나가 끙끙대면서 고통스러워하더니 완전히 쓰러져버렸다. 늦은 밤이라 당장 동물 병원에 데려 갈 수가 없었다. 상황의 심각함을 느끼고 그 자리에서 바로 무릎을 꿇고 합장하여 관세음보살을 애타게 불렀다. “관세음보살님, 우리 강아지 살려주세요. 제발 부디 우리 아기 살려주세요.” 

간절하고도 정성스러운 기도가 통했을까. 순간 강아지의 숨소리가 편안해지며 무언가 안정된 느낌으로 잠에 들었다. 다음날 일찍 동물 병원에 갔는데 원장이 진단하고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아주 위독한 상황이었는데 지금 고비를 잘 넘겼습니다. 밤에 무엇을 하셨습니까?” 문수행 불자는 솔직하게 대답했다. “관세음보살님께 살려달라고 기도했습니다.” 원장이 기가 막힌다는 표정으로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작년에 ‘달라이라마 존자 한국인 친견 법회’가 있었다. 남인도 다람살라에 가는 성지 순례였다. 여행을 하루 이틀 남겨놓고 지독한 감기 몸살에 걸렸다. 도저히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순례를 포기해야할 상황이었다. 누워서 마음으로 하염없이 부처님을 불렀다.

그 날 꿈을 꾸었다. 여자가 나타났는데 위에는 하얀 옷과 아래는 까만 바지를 입고 있었다. 자기를 부르더니 곤약 같이 생긴 약을 건네주었다. 약을 받고 길을 가는데 갑자기 코끼리 3마리가 나타나 그 여자에게 다가가는 것을 보고 여자가 다칠까봐 걱정하는데 여자가 코끼리와 함께 편안히 쉬고 있는 것이다. 안심하고 길을 가다 젊은 스님을 만났다. 스님이 문수행 불자의 정수리에 손을 얹더니 이렇게 말했다. “이제 괜찮을 겁니다.” 순간 눈을 떠 잠에서 깼는데 온 몸이 시원하고 상쾌해 감기 몸살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무사히 법회 순례를 잘 마쳤다.

문수행 불자는 부처님 은혜를 갚는 마음으로 지금도 열심히 정진하고 있다. 불보살님의 가피는 늘 우리와 함께 하신다. 명심하라. 바로 지금이 수행 정진할 때이다.

광우 스님 마음수행법회 지도법사 kgk515@hanmail.net

 

[1560호 / 2020년 11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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