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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스님, 종회의원으로서 품격 지키시라

  • 기자칼럼
  • 입력 2020.11.13 13:12
  • 수정 2020.11.17 11:18
  • 호수 1561
  • 댓글 16

기자칼럼-권오영 기자

11월12일 폐회한 조계종 219회 정기중앙종회에서는 불교신문에 대한 종책질의가 진행됐다. 중앙종회가 불교신문을 상대로 종정감사를 진행한 적은 있지만 공개석상에서 종책질의를 제기한 것은 이례적이다. 최근 논란이 된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정운 스님의 논설칼럼을 게재한 경위와 책임여부를 살펴보겠다는 게 이유였다.

불교신문 사장스님과 김모 편집국장은 이날 중앙종회 본회의장에 나와 참회의 말과 함께 머리를 숙였다. 사장스님은 “미처 살피지 못한 점 사과드린다”며 “재발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고, 김 국장은 “이번 일에 책임을 지고 11월5일 편집국장 사임계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일부 중앙종회의원은 불교신문 사장의 사퇴를 염두에 둔 듯 집요하게 책임을 추궁했다. 특히 중앙종회의원 A스님은 “불교신문이 관심을 가졌으면 우리 동료의원의 징계동의안도 발의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거듭 질책했다. A스님은 한발 더 나아가 느닷없이 전임 편집국장의 실명을 거론하며 “그 사람을 경질한 이유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사장스님은 “편집국장의 인사권은 발행인인 총무원장스님의 권한”이라며 이번 사안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A스님은 아랑곳없이 발언을 이어갔다. 심지어 “그 사람은 유능하다. 그 사람이 있었으면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김 국장을 겨냥한 모멸적인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다. A스님의 이 발언으로 본회의장 여기저기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조계종 기관지가 논설위원 칼럼을 게재하면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표현을 사전에 거르지 못한 것은 1차적 책임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더라도 이번 사안이 언론사 사장과 편집국장을 중앙종회 본회의장에까지 불러 ‘거취 표명’을 꼭 요구해야 할 일이었는지는 숙고해볼 필요가 있다. 더구나 아무리 발언의 자유가 보장돼 있는 종회의원이라도 공개석상에서 특정인에게 모욕을 주는 듯한 언행은 도를 한참 넘었다는 시각이 많다.

김 국장은 30여년간 교계 언론인으로서 꼿꼿함을 잃지 않고 외길을 걸어왔다는 평판을 얻고 있다. A스님이 개인적으로 전임 편집국장과 어떤 인연관계가 있고, 어떤 잣대로 능력을 평가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렇더라도 A스님의 이 같은 발언은 오히려 불교신문사의 내부갈등과 혼란을 부추기는 일이다.

불교에서 경책은 누군가의 잘못을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스스로 허물을 참회하고 변화를 이끄는 데 목적이 있다. 경책에 애정과 관심이 결여되면 폭력으로 흐르기 십상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혹독한 정진의 길을 걸었던 A스님은 올해 2월 “묵언하다 보니 그동안 부처님 제자로서 너무 말이 많았음을 알았다”고 말했었다. A스님은 언행의 진중함을 보여줘야 할 때다. 그것이 곧 중앙종회의원로서의 품격이기도 하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561호 / 2020년 11월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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