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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철학으로 불법(佛法)을 배우고 이해하다

  • 불서
  • 입력 2020.12.07 10:25
  • 호수 1564
  • 댓글 0

‘연기와 공 그리고 무상과 무아’ / 홍창성 지음 / 운주사

‘연기와 공 그리고 무상과 무아’

부처님의 깨달음은 연기의 이치에 대한 깨달음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리고 이후 펼쳐진 가르침 모두 이 연기법에서 나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연기에 대한 이해는 자연스럽게 부처님 가르침에 대한 깊은 이해로 이끌어 준다.

부처님 입멸 후 그 가르침은 시대와 장소에 따라 알맞게 해석돼 왔다. 때문에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현대의 학문과 방법론으로 불법을 다시 진지하게 토론하고 재석할 필요가 있다. 이 책 ‘연기와 공 그리고 무상과 무아’는 홍창성 미네소타주립대학교 철학과 교수가 그런 필요에 따라 연기법과 그것으로부터 파생된 가르침인 공, 무상, 무아의 진리를 현대분석철학 관점에서 조명하고 집중적으로 살펴 부처님 가르침을 현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불교철학서다. 불교와 다른 세계종교를 구별해 주는 가장 큰 특징은 불교가 신심으로만 따르는 체계가 아니라는 점이다. 불교는 그 가르침 하나하나 이치를 따져가며 받아들이고 수행해야 깨달음에 이르는 종교다. 그래서 불교철학은 불교를 더욱 불교답게 한다. 나는 참선수행과 대중교화 및 자비행도 불법에 대한 철학적 이해를 바탕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이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철학적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저자는 책에서 현대철학적 관점과 방법론으로 불교의 근본 개념인 연기, 공, 무상, 무아를 해석하고 논증해 그것들이 진리임을 밝히고 있다.

여기서 현대적이라는 것은 과학적, 논리적, 합리적인 것은 물론이고 현대의 학문과 방법론으로 설명 가능하고 그것에 적용시킬 수 있어야 한다. 곧 특정 지역이나 역사적 배경을 공유하는 사람들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아니라, 보편성을 추구하는 현대인 누구나 이치에 맞다고 판단할 수 있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불교 전통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도 이해할 수 있는 용어와 표현 그리고 논증방식으로 논의를 전개하고 있다.

‘연기란 모든 사물이 조건에 의해 생성‧지속‧소멸한다는 통찰’이라는 점을 강조한 저자는 책 전반에 걸쳐 ‘어떤 것도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존재하지 못하기 때문에 어느 것도 스스로의 본성을 가질 수 없다. 만물은 자성을 결여해 공하다. 연기하기 때문에 자재하지 못하고 자성을 가지지도 않는다. 즉 만물은 연기하고 연기하는 것은 공하다. 연기가 공이다. 또한 자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무아’라는 점을 설명하면서 연기, 공, 무상, 무아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음을 밝힌다.

현대철학의 관점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책에서 ‘불교철학은 불교를 더욱 불교답게 한다’는 말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 1만2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64호 / 2020년 12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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