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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계사, 어린이들과 언택트 만남…"주지스님은 랜선을 타고"

  • 교계
  • 입력 2020.12.18 12:48
  • 수정 2020.12.18 21:14
  • 호수 1566
  • 댓글 2

산하 낙산·창일·선재 어린이집 영유아들과
언택트 크리스마스 행사…화상 채팅 연결

“스님, 힘내세요. 우리가 있잖아요~”

화면 속 어린이들의 노랫소리가 스피커로 전해지자 주지스님은 함박웃음을 지었다. 미소는 마스크에 가려졌지만 두 팔 번쩍 들어 만든 스님의 손 하트는 랜선에 실려 쉴새 없이 3곳 어린이집에 전해졌다. 아이들도 연신 손을 흔들고 하트를 만들며 스님에게 화답했다.

코로나19로 일상이 된 비대면 상황도 조계사의 어린이 사랑을 막지 못했다. 조계사(주지 지현 스님)는 12월18일 템플스테이 전통문화 체험관에서 화상채팅 프로그램 줌을 활용해 ‘2020 주지스님과 함께하는 ZOOM크리스마스’ 행사를 진행했다. 조계사가 운영하는 낙산, 창일, 선재 어린이집 영유아들과 조계사 주지 지현 스님을 화상으로 연결해 몸은 멀지만 마음만은 변함없이 어린이들 가까이에 있음을 전했다. ‘언택트에도 주지스님의 사랑은 멈추지 않는다’는 이번 행사의 주제처럼 지현스님은 어린이들을 향한 따뜻한 마음을 랜선 가득 실어 전했다.

“어린이 여러분, 스님 보고 싶었어요? 스님은 어린이 여러분들이 너무 보고 싶어요. 올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여러분 보러 가지 못해서 미안해요. 그래도 여러분들이 마스크 잘 쓰고, 선생님 말씀 잘 듣고 생활한다고 해서 고마워요. 우리 내년에 꼭 만나요. 스님이 여러분 보러 꼭 갈께요.”

화면 앞으로 모여든 아이들의 얼굴을 일일이 확인하며 인사를 전하는 지현 스님의 목소리에서는 그리움과 미안함이 진득이 묻어났다. 그런 스님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아이들은 주지스님이 어린이집에 보낸 선물을 전달받으며 한껏 들뜬 모습이다.

아이들은 미리 준비한 노래와 율동을 선물로 전했다. 지현 스님도 박수와 ‘엄지척’을 들어 보이며 아이들의 선물을 마음으로 받아 안았다. 몸은 떨어져 있지만 스님과 3곳 어린이집의 어린이들, 선생님들은 한자리에 모여 앉은 듯 서로의 따뜻한 마음을 나눴다.

지현 스님은 “매년 부처님오신날과 연말을 포함해 몇 번씩 어린이집을 찾아갔는데 올해는 한 번도 가지 못했다”며 “어린이들도 코로나19를 극복하기 위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만큼 희망과 격려를 보내고 어린이들 곁에 늘 스님과 부처님의 따뜻함이 함께하고 있음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다”며 화상으로나마 아이들을 만난 기쁨을 전했다.

내년에는 꼭 만날 것을 약속하며 화상 만남이 마무리된 후 조계사 경내에 자리하고 있는 선재어린이집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준비한 크리스마스 선물을 주지스님에게 전달했다. 서툰 글씨로 직접 쓴 편지와 어린이들의 사진으로 만든 크리스마스카드 등을 받아 든 지현 스님은 어린이들을 향한 그리움이 더욱 짙어지는 듯 한 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책상 앞에 잘 놓아 두고 매일 매일 볼께요.” 지척에 두고도 만나지 못하는 안타까움이 소박한 선물을 매만지는 손끝에 묻어났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566호 / 2020년 1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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