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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쟁기호학자가 서술한 700만년 인류사

  • 출판
  • 입력 2021.01.25 14:29
  • 호수 1571
  • 댓글 0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 이도흠 지음 / 특별한 서재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혁명을 넘어 개벽의 시대다. 인간은 생명을 조작하고 창조하는 경지에 올랐다. 30년 안에 AI가 인간의 지능을 초월하며 도구가 인간을 관리·통제한다. 모든 사물이 스스로 말하며 인간과 네트워킹을 하는 초연결사회가 현재 1%에서 100%를 향해 치닫는다.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실제 현실을 대체하거나 공존하면서 ‘매트릭스적 실존’이 영화가 아닌 일상으로 빠르게 자리 잡고 있다.

급변하는 시대, 인간은 어떤 존재이며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 걸까. 한양대 국문학과 교수인 저자는 뇌과학, 생명과학, 컴퓨터공학, 물리학 등 자연과학과 종교, 철학, 고고학, 인류학, 역사학, 예술이론과 미학 등 인문과학, 동양과 서양의 사상을 종합하고 화쟁기호학이라는 저자가 창안한 방법으로 근본적인 질문을 추적한다. 인류지성사 전반에 두루 조예가 깊은 저자이기에 가능한 방대한 작업이다.

‘4차 산업혁명과 대안의 사회’ 제1권에서는 석기, 청동기, 철기 등 도구 중심의 역사 서술을 지양하고 인간의 특징인 ‘의미의 해석과 창조와 공유, 계승’이란 점에 착안해 ‘숲 생활기’ ‘석기사용기’ ‘언어소통과 집단수렵채취기’ ‘농경혁명과 경제생활기’ ‘철기와 종교의 시대’ ‘과학/산업/시민혁명기’ ‘4차 산업혁명과 인공지능시대’로 각각 나눠 통찰한다.

저자는 과학기술과 진리의 관계를 고찰한 후 자동화와 로봇화로 인한 노동의 변화와 자본주의 양상의 미래를 전망한다. 인공지능 쟁점에 대해 ‘인간 본성의 프로그래밍’ ‘초지능과 자유의지의 프로그래밍’ ‘감정의 프로그래밍과 공존의 문제’로 나눠 치밀하게 분석한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에서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혜안을 보여준다.
4차 산업혁명과 초연결사회에서 저자는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혜안을 보여준다.

저자가 예상하는 4차 산업시대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 로봇봉건제, 기계의 인간 지배, 생명의 기계화 등 여러 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이 짙다. 이 때문에 스티븐 호킹도 AI에게 인류가 멸망당할 것이라며 이 기술 전체를 파괴할 것을 주장하지만 저자는 색다른 대안을 내놓는다. 거울신경체제를 장착해 AI가 인간의 아픔에 공감하게 할 것, AI가 시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를 인식하게 하는 알고리즘을 장착할 것, AI가 인간 사이의 노동과 가치에 대해 공정하게 분배할 것 등 구체적인 방안이 그것이다.

제2권에서는 코로나에 대한 인식을 곁들였다. ‘디지털사회와 빅데이터’ ‘가상/증강현실과 재현의 위기’ ‘초연결사회와 공유경제’ ‘생명과학과 호모데우스’ ‘인류세/자본세에서 생명위기와 생명정치’로 나눠 4차 산업혁명의 패러다임과 사회를 모색한다.

기나긴 논의를 거친 저자는 이제 인류사회가 자연과 공존하며 모든 구성원들이 평등한 공동체로 돌아가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 방향과 부합할 때만 4차 산업혁명이든, 글로벌 그린 뉴딜이든 정당성을 가지며, 코로나 바이러스는 이를 재촉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개개인도 물질적 충족보다 마음의 평안을 더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삶으로, 이기심과 경쟁심을 서로 극대화한 삶에서 주변 약자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타자를 자유롭게 하여 진정으로 자유로움과 환희심을 느끼는 삶으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박경준 동국대 명예교수의 “몇몇 지점에서 이도흠은 유발하라리를 넘어서고 있다”는 찬사처럼 이 책은 4차 산업혁명과 간헐적 팬데믹 시대에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할 지에 대한 깊은 통찰과 혜안을 보여준다. 제1권 2만4000원, 제2권 2만6000원.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1571호 / 2021년 1월2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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