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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 10만독 회향하니 부자보다 전법 원력 더 커졌습니다”

  • 무진등
  • 입력 2021.02.22 15:00
  • 수정 2021.02.24 17:27
  • 호수 1574
  • 댓글 0

대비주수행자 조미경 불자

아이 입시 기도 목적으로 불자 친언니 따라 생애 첫 ‘삼배 ’
‘타인 행복하면 나도 행복’ 법문 의지해 매일 대비주 수행
"탐심·고집에서 벗어나 자비·전법 원력 커지는 자신 발견”

중학교 교사인 조미경 불자는 수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부처님의 지혜가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라고 말한다.
중학교 교사인 조미경 불자는 수행을 통해 얻은 경험과 부처님의 지혜가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지속할 수 있는 원동력이 라고 말한다.

2016년 6월3일은 부처님께 처음으로 삼배를 올리며 불자가 되기를 서원한 날이다. 그전까지 주위에 불자 친구들이 많아 같이 어울려 다니며 유명 사찰을 관광한 적은 있어도 부처님께 제대로 된 절 한 번 올려본 적 없었다. 첫 삼배 올린 날을 지금까지 인생의 가장 큰 기념일로 여기며 생생히 기억한다. 

“나모라 다나다라 야야 나막알약 바로기제 새바라야 모지 사다바야 마하 사다바야 마하가로 니가야 옴 살바 바예수 다라나 가라야 다사명 나막 가리다바 이맘알야 바로기제 새바라 다바…”

일산에 위치한 덕양선원에 불자들이 모여 외는 대비주 소리가 울려퍼진다. ‘가정의 평화’ ‘자녀의 행복’ ‘부모의 건강’ 등 각자의 원을 품고 수행법회에 찾아온 불자들은 부처님의 원력으로 원하는 바가 이뤄지길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간절함을 끌어내 소망한다. 중학교 교사로 근무하는 조미경 불자도 눈을 감고 합장한 채 대비주 지송에 여념이 없다.

부처님과 불제자로 인연 맺게된 계기는 둘째 아이 때문이었다. 성적에 비해 만족스러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좌절감이 들었다. 2년 뒤 둘째 아이가 다시 수능을 보겠다고 해 수능 100일 기도를 결심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고심하던 중 친언니를 따라 덕양선원으로 향했다. 사실 그전까지는 불교에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 언니는 오랫동안 불자였지만 몸도 마음도 환경도, 아팠기 때문이다. 그런데 1년 전부터 언니가 바뀌었다. 긍정적인 자세로 건강을 되찾겠다고 확신하는 모습을 보고 궁금해졌다. 무엇이 언니를 바꿨던 것일까. 첫날 아무런 기대감 없이 갔던 대비주 수행 법회는 지루하고 몸이 쑤셔서 참기 어려웠다. 둘러보니 언니를 비롯한 대부분의 신도가 눈을 감고 뜻도 모르는 대비주를 끝도 없이 고성으로 지송했다. 겨우 끝나나 싶었는데 이번엔 스님이 법문을 시작했다. 

“타인의 행복을 빌어주면 자신의 행복도 열립니다.”

조미경 불자는 수행법을 접목한 학생상담을 통해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문제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현실적 길을 제시하고 있다. 학생 상담 기록에 사용하는 자료들. 

스님의 말씀이 눈을 번쩍 띄게 했다.  평소 그의 생각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다. 부정적이었던 불교가 마음 속으로 다가왔다. 스님이 일러준대로 평소보다 한 시간 먼저 일어나 대비주 3독을 하고 부모와 형제, 가족에게 자비심을 보내고 출근했다. 

처음에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피곤함에 힘들었으나 점점 적응됐고 ‘이렇게 행복한 수행을 왜 진작에 하지 않았을까’하는 마음에 주변에 알리기 시작했다. 불서를 구입해 학부모에게 선물하고 생활지도부장을 맡으면서 시작한 상담에도 부처님 가르침을 적용했다. 선원에서 배운 수행법을 접목한 새로운 상담법은 뛰어난 효과를 거뒀다. 수업을 마치고 6명 내외의 학부모와 학생이 오후 5시부터 저녁 9시까지 모이는 강행군이었지만 피곤한 줄도 몰랐다. 상담에 참여한 학부모와 자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등 현실적인 문제들은 물론 진로 고민도 해결되는 쾌거를 거뒀다. 교사로서의 평생 숙원이 해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경제 여건이 좋지 않은 지역의 학교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학생과 학부모들의 참여가 저조해졌다. 삶이 팍팍할수록 자기 모습을 보기 괴롭다는 것을 간과하고 마음을 열 준비가 되지 않은 상대에게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내세우던 습관도 여전했다. 상담은 갈수록 성급하고 서툴러졌다. 

극복의 계기는 뜻하지 않은 곳에서  찾아왔다. 아이러니하게도 상담을 진행하던 반 학생에게서였다. 학생은 평소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해 부모님과 함께 상담에 참여하고 있었다. 상담이 진행되며 아버지의 사랑을 느끼기 시작한 학생은 병원치료와 약을 끊고 자신감을 되찾게 됐다. 이 사건은 성찰의 계기가 되었고 지금까지 정기적인 상담을 지속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2018년 대비주 10만독을 성취했다. ‘수일’이라는 법명도 받았다. 10만독 성취 수행일기를 쓸 때만 해도 그는 탄탄대로가 이어질 거라는 행복감과 모든 것이 다 해결되리라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러나 대비주 10만독 성취 법회를 하던 날 집중하지 못했다. 자신의 욕심을 들여다봤기 때문일까.

“당시 10만독을 성취하고 부처님이 저를 부자로 만들어 주실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이 욕심에 큰 돈을 벌고자 집을 팔아서 주식에 투자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부처님께서 제게 물질은 덧없다는 가르침을 주시기 위해 법회에서 저를 들여다보게 하셨다고 생각합니다.”

덕양선원에서 수행 중인 모습.

파산할 것 같은 두려움에 가슴이 옥죄어오고 숨을 쉴 수 없어 대비주를 독송하며 뜬눈으로 밤을 지내는 날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부처님과 대비주 10만독이 그에게 큰 부를 줄 것이라는 헛된 망상은 좌절과 절망이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답답했다. 어디서부터 잘못됐을까 고민하는 나날이 계속됐다. 대비주 수행에 대한 그의 믿음도 흔들렸다. 감정은 매일 롤러코스터를 타듯 요동쳤다. 탐심과 무모함, 성급함을 버리라는 부처님의 신호인 줄 알면서 계속 놓지 못하고 오히려 부처님을 이기려고 고집을 부리고 있었다. 그러던 중 머리에 번뜩, 마치 전구가 켜지듯 생각이 떠올랐다.

“초심으로 돌아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욕심을 돌아보고 내려놓는 연습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때부터 수행에 대한 믿음을 다잡고 독송에 매진했다. 독송 때마다 올라오는 감정을 하나씩 돌아보고 되짚으며 내려놓기를 시도했다. 마치 혹독한 산통을 겪고 출산을 경험하듯 하나씩 비워나갔다. 감정을 내려놓는 일에는 힘겨움이 따랐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고집쟁이 아홉 살 어린아이, 반항하는 사춘기 소녀를 거쳐 다시 한번 어른이 되는 과정과도 같았다. 그러면서 두려움을 비롯한 화, 미움, 질투, 부족감 등 부정적 감정이 하나씩 풀어지는 부처님의 가피가 시작됐다.

오늘의 깨달음이 내일이면 부끄러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여러 번 경험하며 그는 수행일기를 덕양선원 카페에 올리는 것을 그만뒀다. 2016년부터 2018년까지 꾸준하게 올렸던 수행일기도 전부 지웠다. 대신 법문을 녹취하기 시작했다. 

“처음 법문을 녹취하던 날, 방법도 서툴고 모르는 불교 용어도 많아 시간이 오래 걸렸습니다. 어떤 날은 하루 온종일 걸리기도 했습니다. 법문을 열 번 들어도 놓치는 것이 많았습니다.”

녹취한 법문을 반복해 듣는 과정에서 그동안 듣고 싶은 것만 골라 들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일종의 ‘편식’을 하고 있었다. 녹취 법문은 곧 수행 진도가 됐고 다른 여러 스님의 법문들도 그리 어렵게 느껴지지 않게 됐다. 대비주를 지송하며 법문을 공부했을 뿐인데 진리는 다 통한다는 것도 느꼈다. ‘자성의 법문을 배우오리다. 자성의 불도를 이루오리다’라는 천수경 한 구절이 마음 깊이 와닿았다. 사경도 함께하기 시작했다. 부처님께서 장애를 없애고 길을 열어주기 위해 항상 함께한다는 믿음도 생겼다. 과거 조금만 부정적인 생각이 올라오면 흔들리던 신심도 더욱 자리 잡기 시작했다. 마치 단단한 땅에 뿌리를 내리듯 신심은 갈수록 굳건해졌다. 마땅히 모든 중생에 평등심을 일으키며 광대한 보리심을 발하고, 항상 다라니를 외우되 끊김이 없어야 하고, 서원을 세우며 부처님 법을 알리는 것이 그가 진정 원하는 일이라는 것도 알게됐다. 

처음 부처님께 삼배를 올린 이후 인생이 변화됐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그는 지금도 부처님 법을 알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다. 매주 금요일이면 수행 법회에 참가해 대비주를 목청껏 지송하며 신심을 키우고 녹취하며 법문을 되새긴다. 평일과 주말에는 학부모 및 동료 교사들과의 상담도 꾸준히 진행한다. 

“처음으로 대비주 수행을 만나고 생애 처음으로 갈구하던 선지식을 만났습니다. 아주 귀한 수행 도반들도 만났습니다. 대비주 수행 덕분에 밝아졌습니다. 잠자던 지혜와 자비가 솟아올랐습니다. 대비주 수행밖에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한 우물만 파는 대비주 수행자로 불리고 싶습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574호 / 2021년 2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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