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대구 파계사 원통전
6. 대구 파계사 원통전
  • 법상 스님
  • 승인 2021.02.22 16:28
  • 호수 157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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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 병 고치는 관세음보살 법수

백파긍선 스님이 엮은 작법귀감
달아오른 번뇌를 향해 흩뿌리면
답답했던 마음 상쾌하게 식혀줘
번뇌 소제가 부처로 향하는 길
대구 파계사 원통전/글씨 회산 박기돈(晦山 朴基敦 1873~ 1947).
대구 파계사 원통전/글씨 회산 박기돈(晦山 朴基敦 1873~ 1947).

觀音菩薩大醫王 甘露甁中法水香 
관음보살대의왕 감로병중법수향
灑濯魔雲生瑞氣 消除熱惱獲淸凉 
쇄탁마운생서기 소제열뇌획청량
(관세음보살은 큰 의왕이시라.
감로병 안의 법수가 향기롭도다.
마의 구름을 씻어내니 
상서로운 기운이 생기고
번뇌의 열기를 없애주니 
청량함을 얻게 하네.)

 

이는 조선 경종 2년(1726) 지환 스님(智還)이 엮은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과 순조 26년(1826) 백파긍선 스님이 엮은 ‘작법귀감’ 쇄수게(灑水偈)에 실려있다. 쇄수는 정화하기 위해 쓰이는 향수를 뜻한다. 이러한 의례는 밀교에서 발전돼 도량을 청정케 하는 의식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천수경’ 게송 사방찬도 일종의 쇄수게이다. 관음보살의 화신 33관음 가운데 왼손에 발우를 들고 오른손에 버드나무 가지를 쥔 모습을 쇄수관음이라고 한다. 관세음보살은 큰 의왕이라고 한다. 중생의 병을 잘 고치는 왕이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왜 의왕이라고 했을까?

이는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 보면 십사무외력(十四無畏力)이라고 잘 설명돼 있다. ①중생을 고통 속에서 벗어나게 하는 힘 ②불 속의 중생을 타지 않게 하는 힘 ③물에 빠진 중생을 구제하는 힘 ④귀신의 해를 입지 않게 하는 힘 ⑤살해를 당하게 되어도 거기서 벗어나는 힘 ⑥야차·나찰·악귀를 물리치게 하는 힘 ⑦쇠고랑·칼·오랏줄 같은 것에 당하지 않게 하는 힘 ⑧도적이 겁탈하지 못하게 하는 힘 ⑨음욕을 여의게 하는 힘 ⑩성내는 마음을 없애게 하는 힘 ⑪어리석음을 영원히 여의게 하는 힘 ⑫지혜 총명한 아들을 낳게 하는 힘 ⑬단정한 딸을 낳게 하는 힘 ⑭관세음보살을 한번 부르는 것이 62억 항하사수 보살의 명호를 부르는 것과 맞먹는 복덕이 되게 하는 힘 등이다. 중생이 원하는 바를 들어주고, 중생의 고통을 없애주므로 의왕이라고 한다.

감로는 신들이 즐겨 마시는 불가사의한 영약이다. 이를 마시면 불로불사한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표현에는 도교의 사상이 다소 섭화돼 있다. 이를 불교적으로 살펴보면, 감로는 부처님 말씀이다. ‘감(甘)’은 그 맛이 달다는 표현이나 상쾌하다는 뜻도 있다. 여기서는 후자의 표현에 더 가깝다. 왜냐면 해탈열반에 이르는 길을 ‘감로도’라고 하기 때문이다. 열반에 이르는 문을 감로문, 맛에 비유하면 감로미, 법에 비유하면 감로법, 법문에 비유하면 감로법문, 법회에 비유하면 감로법회 등이다. 곧 감로는 감미로운 부처님의 말씀이다. 

법수 역시 부처님의 말씀이다. 진리를 물에 비유하는 것은 때를 씻기 위해서 물이 필요하듯, 번뇌를 씻기 위해서 부처님 말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쇄는 뿌린다는 뜻이고, 탁은 씻는다는 의미다. 세탁과 같은 표현이다. 쇄탁에서 쇄는 부처님의 말씀을 흩뿌린다는 뜻으로 법문을 받아드린다는 의미다. 탁은 이로써 번뇌가 사라짐을 나타낸다. 

마운은 다름 아닌 번뇌이다. 번뇌를 씻어내니 본성을 되찾을 수 있기에 서기라고 해 상서로운 기운에 비유했다. 

열뇌는 왕성한 번뇌를 말한다. 번뇌를 식혀주는 것은 부처님의 진리다. 그러기에 앞서 부처님의 진리를 감로 또는 법수에 비유한 것이다. 

그렇다. 번뇌를 소제하고 싶은가? 여기에 답이 있다. 감로수를 마시든가 법수를 마시든가 해보라. 반드시 길이 있다. 번뇌가 사라지면 어떠할까? 속이 시원하고 마음이 시원하기에 이를 청량한다. 그것이 바로 부처로 향하는 길이다.

법상 스님 김해 정암사 주지 bbs4657@naver.com
 

[1574호 / 2021년 2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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