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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에서 부처님 가르침을 듣다

  • 불서
  • 입력 2021.03.02 14:04
  • 호수 1575
  • 댓글 0

‘클래식을 만난 붓다’ / 김준희 지음 / 올리브그린

‘클래식을 만난 붓다’

서양음악인 클래식 음악에는 그들의 세계관과 사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동양음악에도 역시 동양인들의 사상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둘 모두 직접적으로 불교와의 연결고리가 강하지는 않다. 그럼에도 클래식 음악과 부처님의 생애를 함께 이야기 하는 것은 매우 낯설게 느껴지는 반면, 불교와 동양음악은 서로 잘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오랜 시간 불교와 그 역사를 함께 해 오면서 그동안 동양음악, 특히 한국음악이 불교에 자연스럽게 스며들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역으로, 서양음악으로도 충분히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이야기 할 수 있다는 설명이 가능하다.

프랑스 사실주의 작가 발자크가 “음악에는 한계가 없다. 음악이라는 언어는 음에 의해서 우리들의 마음에 어떤 상념, 혹은 우리들의 지성에 어떤 심상을 일깨워 준다”고 했듯, 음악으로 표현하고 음악으로 설명할 수 있는 것들이 무한하기 때문이다. 

이 책 ‘클래식을 만난 붓다’는 서양 고전음악의 선율에서 불교를 찾아냈다. “부처님 가르침은 특수하면서도 보편적 진리이기 때문에 부처님과 부처님 가르침은 모든 예술로 해석되고 표현될 수 있다”고 강조한 피아니스트 김준희씨가 클래식 음악을 통해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해석해 클래식 음악과 함께 책으로 엮었다. 서울대 음악대학 기악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박사과정과 샌프란시스코 콘서바토리 전문연주자 과정을 거친 저자가 자신의 음악 안에서 그 시선으로 붓다의 탄생에서 열반까지 자신만이 아는 빛깔로 붓다와 맞닿은 선율을 찾아 떠나는 여행길이다.

어느 해 부처님오신날에 어울리는 클래식 음악을 소개하는 불교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것이 서양 고전음악의 선율에서 불교를 찾는 계기가 됐다. “경이로운 부처님의 탄생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아름답기만 한 봄노래보다는 모든 것을 성취한 붓다를 상징할 수 있는, 봄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은 곡”을 택하고 싶었던 저자는 당시 슈만의 첫 번째 교향곡을 떠올렸다. 슈만은 은유와 상징이 가득한 문학적인 음악 언어로 자신의 예술세계를 표현했기 때문에 부처님오신날 가장 먼저 생각난 작곡가였다. 그리고 그 어느 종교에서도 찾을 수 없는 사문유관을 설명하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진지하고 성실한 작곡가 브람스의 작품을 택했고, 그렇게 부처님의 탄생을 위한 작품들을 고르는 작업은 부처님의 일생 전체를 클래식 음악으로 설명하는 ‘법보신문’ 연재로 이어졌다. 
 

피아니스트 김준희씨가 서양 고전음악의 선율에서 불교를 찾아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엮었다.
피아니스트 김준희씨가 서양 고전음악의 선율에서 불교를 찾아내,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부처님 생애와 가르침을 읽을 수 있는 책으로 엮었다.

“종교는 현실적으로 혹은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나 긴장을 해소하는 기능이 있고,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소망을 넘어서 삶과 죽음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형태가 없는 음으로 구성된 음악은 논리를 넘어서 직접적인 감동을 줍니다. 음악과 종교의 공통점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이같은 생각으로 클래식 음악 작품 및 작곡가들의 에피소드와 함께 부처님 삶의 큰 부분들을 풀어내면서 그 접점을 찾아냈다. 부처님오신날에 어울리는 클래식 곡을 찾으면서 시작한 저자의 여행은 부처님 탄생에서 열반까지 이어졌고, 이를 23개로 구분해 슈만‧브람스‧바흐‧하이든‧모차르트 등의 작품과 함께 책에 옮겼다.

피아니스트라는 꿈 하나를 품고 그 꿈을 펼치기 위해 피아노 건반 위를 유희하며 수많은 시간을 고통과 희열 속에 보내온 피아니스트 김준희씨가 긴 시간 땀과 열정으로 건반 위에 쌓아온 노력이 하나의 이야기꽃으로 피어난 것이다. 덕분에 불자들은 클래식에 관심 갖는 계기를 만나게 됐고, 클래식 애호가들은 친근한 느낌의 부처님을 만날 수 있게 됐다. 특히 책은 60곡의 클래식 음악 영상을 보고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함께 수록돼 있어서 음악을 감상하며 책을 볼 수 있는 두 배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다. 1만5000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5호 / 2021년 3월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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