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간형성의 길 제시한 초기불교 이해 개론서

  • 불서
  • 입력 2021.03.09 11:01
  • 수정 2021.03.09 11:02
  • 호수 1576
  • 댓글 0

‘초기불교사상’ / 마성 스님 지음 / 팔리문헌연구소

‘초기불교사상’

시대적으로 석가모니 부처님의 재세 시와 불멸 후 약 100년 정도까지의 시기를 말하는 초기불교는 부처님 가르침, 승가의 규율, 그리고 불교의 공통된 가르침을 다루고 있으며, 내용은 주로 부처님과 그 제자들 가르침이 담긴 경장과 승가의 규칙을 내포하고 있는 율장에 남아 있다. 그래서 부처님의 가르침에 가장 가깝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그 내용 역시 간단하지 않아 현대인들의 관심을 충족시키기에 어려움이 적지 않다.

이에 초기불교연구에 천착하며 “초기불교를 공부하는 목적은 앎과 삶이 일치하는 성자(아라한)가 되기 위함”이라고 강조해온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후학들과 일반 불자들의 초기불교 연구 및 이해를 돕기 위해 ‘초기불교사상’을 펴냈다.

‘붓다의 가르침은 무엇이며, 그것을 어떻게 실천해야 궁극의 목적인 열반을 증득할 수 있는가’라는 의문에서 출발해 초기불교사상의 전체적인 윤곽을 파악할 수 있도록 기획된 책은 초기불교 개론서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교용어는 물론 인명과 지명에도 원어를 삽입했고, 문헌의 출처도 각주에서 자세히 밝혀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스님은 “초기불교를 접하면서도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기존에 갖고 있던 불교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또 “초기경전에서 말하는 붓다의 가르침과 현재 자신이 처해있는 삶과의 괴리에서 생기는 갈등을 극복하지 못하고, 초기불교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많다”며 기존의 고정관념이나 대승불교의 시각에서 벗어나 오직 초기경전에 기록된 붓다의 가르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자세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책은 전체 3부 총 13장으로 구성됐다. 제1부 ‘불교 이전의 인도사상’에서는 불교 흥기 시대의 역사적 배경에 대해 살폈다. 초기불교사상을 바르게 이해하기 위해 붓다시대의 역사적 배경, 즉 자연환경과 사회환경은 물론 당시 종교‧사상계의 현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어 제2부 ‘초기불교의 기본교설’에서 초기불교의 핵심 사상인 여러 교설들을 다뤘고, 제3부 ‘초기불교의 실천수행론’에서 초기불교의 수행론과 초기불교에서 본 깨달음, 초기승가의 조직과 운영체계를 고찰했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초기불교사상의 전체적인 윤곽을 이해할 수 있는 ‘초기불교사상’을 펴냈다.
팔리문헌연구소장 마성 스님이 초기불교사상의 전체적인 윤곽을 이해할 수 있는 ‘초기불교사상’을 펴냈다.

저자는 이처럼 3부로 구성된 책의 제1장 서론에서 불교란 무엇인가, 진리에 대한 접근 방법, 초기불교의 정의와 범위 등을 통해 책의 방향을 제시한데 이어 ‘붓다시대의 역사적 배경’ ‘붓다시대의 종교사상계’ ‘삼법인설’ ‘연기법’ ‘사성제’ ‘오온설’ ‘중도사상’ ‘무아와 윤회의 문제’ ‘초기불교의 수행론’ 등을 차례로 다루고, 마지막 13장 결론에서 붓다의 신격화와 바라문화, 그리고 무아의 실천행을 고찰해 초기불교사상을 상세히 설명했다. 또 ‘초기불교의 경제사상’ ‘재가신자의 실천윤리’를 부록에 더해 재가불자들의 경제생활과 실천덕목을 이해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부처님이 아난다에게 ‘내가 가고난 후에는 내가 그대들을 가르치고 천명한 법과 율이 그대들의 스승이 될 것’이라고 했음에도 초기경전을 편집할 때부터 이미 부처님은 신격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승불교에 이르러 인간붓다가 아닌 초인붓다로 이해하는 현상이 빚어지고 붓다를 신격화함으로써 불교의 정체성은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한 저자는 “붓다의 가르침은 인간형성의 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부처님의 관심사가 이 땅에 몸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겪고 있는 괴로움을 어떻게 제거할 것인가에 있었음에도, 너무나 다양한 중생들에게 설한 가르침이 그만큼 다양했던 까닭에 그 가르침을 하나의 사상체계로 정리하는 일이 결코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그럼에도 초기불교연구에 천착한 저자가 이처럼 하나의 사상체계로 정리한 책은 초기불교사상의 전체적인 윤곽을 이해하는데 더없이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다. 3만원.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576호 / 2021년 3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