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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빠사나 수행 정종범(49)-상

기자명 법보

어릴 적 어머니 따라 불교 접해
행복한 삶에 대한 답 찾고 싶어
위빠사나 수행 소개받아 실천
수행하며 부처님 위대함 느껴

정종범(49)

어머니께서 불자라 어릴 때부터 아무것도 모르고 절에 따라다니며 자연스럽게 불교와 인연을 맺었다. 어머니와 절에 같이 가면 어머니는 “나와 관세음보살님이 인연이 많다”고 하시면서 불상에 절을 하게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다른 종교에도 관심이 생겨 조금씩 공부하기 시작했다.

되돌아보니 내가 종교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는 어릴 적부터 ‘어떻게 사는 것이 인간으로서 행복하게 잘 사는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고 싶었음이었다.

답을 찾고자 한 이유는 엄격하셨던 부모님께서 바른 윤리에 대한 가르침을 자주 주셨기 때문이다. 내면 속에서는 부모님 말씀이 옳다고 하는 마음과 반대로 가는 본능적인 마음이 서로 충돌했다. 내면에 자리잡은 두 가지 마음을 느낄수록 정신병자 같은 나의 모습이 싫어졌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도록 눈치를 많이 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 결과 주위 사람들은 나를 착하고 행복한 사람으로만 바라봤다. 그럴수록 내면은 더욱 더 괴로움으로 차올라 스스로 죽을 생각까지 했다. 아마 이때 죽음을 선택했다면 모든 주위 사람은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이 아이는 절대로 죽을 이유가 없었던 아이”라고. 

내면이 서로 충돌하는 이중적인 마음의 정체가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종종 “나를 조정하는 너는 누구냐”고 혼자 말을 하며 나의 정체를 찾고자 했다.

그러나 답은 찾지 못하고 점점 나이만 늘어갔다. 숨 가쁜 현실과 타협하기 바빴다. 이렇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라고 스스로 세뇌했다. 시간이 흘러 자연스럽게 직장도 다니고 가정도 꾸려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됐다. 남들이 볼 때는 여전히 주위에서 칭찬해주는 모범적 삶을 사는 사람처럼 보였다. 하지만 마음 한 곳에는 이것이 진정한 행복한 삶인가에 대한 의문이 깊게 자리잡고 있었다. 겉으로는 해맑게 웃고 있었지만 내면으로는 행복을 느끼지 못하는, 이중적인 마음은 항상 제자리였다.

이렇게 사는 것이 삶이라고 되뇌이며 살던 30대 후반, 위빠사나 수행에 대한 책을 접했다. 그곳에서 제일 가슴깊이 와 닿은 구절이 있었다. 위빠사나 수행으로 지혜를 개발하면 자신의 모든 번뇌를 해결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것만으로도 공부할 가치가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우연히 존경하는 지인이 위빠사나 수행을 하고 있다고 내게 말했다. 그러면서 위빠사나 수행이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얻은 수행이라고 했다. 나는 앞뒤 가릴 것 없이 이 공부를 꼭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나는 바로 지인에게 어디 가면 배울 수 있냐고 물었다. 지인은 내게 홈페이지만 알려주고 같이 가자는 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혼자라도 이 공부를 하러 가야겠다는 생각에 홈페이지를 검색해 지인이 말한 그곳을 방문했다. 그곳이 현재까지 다니고 있는 상좌불교 한국명상원이다.

이곳에서 스승님의 법문을 들으며 공부할수록 평생 간절히 원했던 답이 부처님의 가르침 속에 있는 것을 확신했다.

제일 처음 머리에 번개를 내려친 것 같은 가르침은 “우리가 알아차리는 마음이 있을 때를 제외하고는 탐욕, 성냄, 어리석음 세가지 마음을 재산으로 살고있다”는 것이다.

곰곰이 돌아보니 정말 그렇게 살고 있는 내 자신을 발견했다. 이제야 나를 괴롭혔던 마음의 정체에 대한 의문을 해결했다. 더군다나 중요한 것은 탐욕 성냄 어리석음의 세가지 마음을 제거하는 방법이 지도처럼 상세히 전부 기술되어 있었다.

부처님이 얼마나 위대한 분인지를 느끼게 됐고 고개가 절로 숙여졌다. 그리고 그 가르침을 따르는 것이 인간이 가야할 길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물론 처음부터 그런 마음이 생긴 것은 아니다. 10여년 넘게 수행하며 올바른 가르침 속에 배운 조건으로 조금씩 성장한 지혜로 확고한 마음이 생겼다. 앞으로 지혜가 성장할수록 더 확고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확고함도 자기 수준의 지혜만큼 함께 가는 것임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1577호 / 2021년 3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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