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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진 주체간 주도권 경쟁 없어야”

기자명 법보신문

금강산 4대 사찰 복원 추진 선결 과제는?

현대그룹이 금강산 4대 사찰 복원 의사를 밝힘에 따라 조계종과 조국평화통일불교협회(이하 평불협)가 각각 추진해 오던 신계사 복원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그동안 신계사 복원불사는 북한의 조선아세아태평양평화위원회(이하 아태위원회)·금강산국제그룹과 복원 협약서를 평불협과 대북교류의 대표성을 주장하는 조계종, 아태위원회와 금강산 개발·이용에 대한독점권을 확보한 현대그룹 간의 역학 구도 속에서 지지부진하게 진행돼 왔다.

현대는 금강산 관광 사업 초기부터 문화유적 복원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산의 실무담당자는 “사업 실시 당시부터 복원 계획이 있었다”며 “주력사업인 관광사업이 본 궤도에 오르지 않아 발표를 미루고 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현대가 공개적으로 복원 계획을 표명한 것은 지난 2월22일의 일이다. 조계종 총무원이 금강산 개발로 문화유적의 훼손이 우려된다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하자 이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신계사를 포함한금강산 내의 불교 문화재 및 불교 유적 보존에 대해서는 별도의 복원 계획을 구상 중에 있다”고 밝힌 것. 현재 북한측은 금강산 지역 사찰 복원에 대한 독점권을 평불협에 둔 것으로 보인다.

아산의 실무담당자는 “북한측으로부터 신계사 복원 설계 도면은 남쪽 단체에 있는 것으로 안다는 언질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것은 곧 `북한측의 복원 사업 협력 대상자는 평불협에 있으니 함께 상의해 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현대측 실무자들이 북한에서 돌아온 직후 평불협과 접촉한 사실도 이런 사실을 뒷받침한다. 북한측의 이런 태도는 평불협이 금강산국제그룹, 아태위원회와 지난해 3월과 9월에 각각 체결한 `금강산 문화재 복원 합의서', `금강산 신계서 복원 협약서'에 근거한 것으로 보인다. 당시 평불협은 신계사를 비롯한 104개 금강산 내사찰에 대한 복원사업을 함께 추진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평불협과 북한측은 사찰복원 비용은 평불협이, 현지측량·복원 설계·건설 감리 등 기술적인 부분은 북한측이 담당하기로 합의했었다.

평불협으로서도 현대의 참여가 나쁠 것이 없어 보인다. 우선 복원 사업추진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통일부의 사업자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되고, 복원 비용 모금 문제도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평불협측은 별다른 걸림돌이 없으면 현대의 복원 추진에 협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대의 4대 사찰 복원 사업에 걸림돌이 없는 것은 아니다. 남북불교교류의 대표성을 주장하는 조계종의 태도가 변수다. 조계종은 현대측의 일방적인 복원 계획 발표에 반발하고 있다. 조계종은 현대측이 복원을 추진하면서 남북한의 어떤 불교단체와도 협의를 한 바 없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조계종은 “현대측이 불교계와 협의 없이 사찰을 복원하려하는데 대해유감이며 복원 사업의 주체는 남북한의 불교계가, 현대는 후원하는 형태로 진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계종의 한 관계자가 사견임을 전제로 “현대가 일방적으로 독주한다면 협력이 잘 안 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맥락이다.

평불협과의 껄끄러운 관계도 걸림돌이다. 북한측은 남한불교계와의 교류 창구를 다원화 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선불교도연맹(위원장 박태화)이 3월 31일부터 4월 5일까지 조계종과 평불협, 진각종 대표자들을 중국 베이징에서 각각 만나자고 제안해 온 것도 그런 차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조계종이 남북불교교류의 대표성을 주장하고 소원한 관계에 있는 평불협을 제외시킬 경우 자칫 굴러들어온 호박을 차버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거시적인 안목에서 협력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해 평불협측은 “범종단적인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한국불교종단협의회나 조계종 어느 쪽이 복원 주체가 되도 상관없다”며 “그럴 경우 북한측과 협약서를 체결한 당사자로서 대북 창구의 역할만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조계종의 입장도 원칙적으로 평불협과의 대화·협력을 해야 할 필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한 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로 “소원한 관계를 유지할 필요는 없다”며 “여러 가지 문제가 정리되면 조계종과 평불협의 관계자가 만나 정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혀 대화의 가능성을 엿보였다.

신계사 어떤 사찰인가?
법흥왕 6년(519)에 법운 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 임진왜란으로 소실된 것을 중건했지만, 한국전쟁 당시 미군의 폭격으로 전소됐다. 소실되기 전까지 반야보전, 나한전, 칠성각, 삼층석탑 등 6채 전(殿)과 5채의 각(閣), 1채의 누(樓)가 있었다. 신계사는 한암 스님이 보운 스님의 강회에 참석해 보조 스님의 《수심결》을 읽다가 크게 깨달은 곳이며, 판사직에 대한 회의로 전국을 떠돌던 효봉 스님이 석두 스님을 은사로 출가한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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