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에서 저자는 제주도로 부터 올라와서 전라북도를 거쳐 남도 바닷가까지 방방골골마다에 스며있는 미륵을 찾았다. 2권에서는 해방 50년 분단 50년, 그리고 통일염원 50년을 맞이하여 금강산으로 부터 출발하여 휴전선일대의 철원 땅을 거쳐 밑으로 내려와 내포만과 옛 백제 땅을 밟아 나갔다.
이 책은 요즘 유행하는 백과사전식의 답사기가 아니라 '미륵'이라는 전통시대의 민중신앙을 주제로 한 답사서인 동시에 미륵에 대한 자료집이요 연구서 이기도 하다. 저자의 박학함을 자랑이라도 하듯 각종 고문헌을 자유자재로 활용하고 있으며, 이 자료 저 자료에 파편화되어 있는 미륵기사를 용케도 찾아내어 유효적절히 인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인용문이 길어 다소읽기에 부담이 되기도 하나 이는 저자가 독자에게 미륵에 관한 모든 것을 보여 주려는 배려로 이해 된다.
저자는 미륵이 56억 7천만년 후에 하생하여 이 땅을 불국토로 만드는 미래불이 아니라 민중과 함께 살아 숨쉬는 현세불임을 증명하였다. 이 견해에 대해 정통불교를 연구하는 분들께서는 못마땅하게 생각하겠지만 각 시대의 역사적 상황과 민중의 시각을 고려하여 보아야만 역사속의 미륵을 총체적으로 이해 할 수 있을 것이다. 전통시대인들은 그것이 단군할아버지든 석가모니든 비로자나불이든 장승이든 간에 자신들의 삶에 도움을 주는 필요한 신이면 수용하는 포용력을 가졌다. 그렇기에 변혁기에는 미륵이 메시아가 되기도 하고, 남아선호의 조류에는 기자신이 되는 등 인간에 온갖 일을 주관
하는 신으로 민중은 믿었던 것이다.
이 책은 미륵을 통하여 씌어지지 않은 민초들의 고단한 역사와 삶을 복원시켜 재조명하고 있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다. 곧 나올 3권에서 또 다른 모습의 미륵을 기대해 본다.
박 경 하<중앙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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