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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이창윤 기자

기자명 이창윤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대구에 사는 여동생 내외가 오랫만에 고향집에 들렀다. 그들과 함께 그동안 쌓인 회포를 푸는 것도 나에겐 큰 기쁨이었지만, 이제 막 말을 배우기시작한 조카의 재롱을 보는 것도 그 못지않은 즐거움이었다.

그런 조카가 너무 귀여워 무심코 1만원짜리 한 장을 건넨 나는 곧 이어진 조카의 행동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내 지갑에서 1만원짜리 한장을 꺼내 자기 주머니에 집어넣는 게 아닌가? 얼결에 조카에게 2만원이나 뺏긴 나는 허허 웃고 말았지만 기분은 영 씁쓸할 수밖에 없었다.

`맹모삼천지교'란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자식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이사했다는 말이다. 동생 내외의 생업이 식당이고 더구나 시장통에 자리하고 있으니 조카의 행동도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도 있겠다.

아이들은 자신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그들에게는 주변의 모든 현상이 스승이고 친구이다. 그래서 주변환경이 좋아야만 올바른 교육이 이루어질 수 있음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교육은 지식을 가르치고 품성을 길러주는 모든 형태의 행위를 말한다. 그래서 학교는 우리의 미래를 책임질 아이들에게 지식을 가르치고 품성을 길러주는 곳이다.

불교는 모든 중생들이 불성을 가지고 있다고 가르친다. 그래서 종립학교교사는 아이들에게 숨어있는 불성을 찾아내어 부처의 씨앗을 틔워낼 수있도록 이끌어야 하는 사명을 가지고 있다.

`눈길을 함부로 걷지 말라'는 말이 있다. 길과 들판을 구별할 수 없는 곳에서 뒷사람이 자신의 발자국에 의지하기 때문이다.

교사의 길도 그와 같다. 인생이라는 허허벌판을 지날 아이들에게 자신의 발자국을 남겨 새로운 세계로 인도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장이라는 직함은 더욱 막중한 책무를 갖는다. 교사와 학생이 가는 길이 올바르고 정확한지 보살피고 바로잡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결코 그들 위에서 군림해서는 안될 위치에 있는 것이다.

며칠전 경기도교육청은 교사들의 월급을 가로채고 금품을 강요하는 등 파행운영이 계속돼왔다는 진정에 따라 의정부 영석고(교장 안채란)에 대해 무기한 감사에 들어갔다.

`불교종립학교연합회'에 준회원으로 가입한 이 학교의 교장은 불교교육의 산실 동국학원의 이사이자 동국대 총동문회 부회장이기도 하다.

그 이유야 어찌됐든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사람이 불교교육기관에 몸담고있는 것은 온당치 못하다. 불자이기 이전에 교육자로서 책임을 느낄줄 아는 것이 불교와 이 나라 교육을 위하는 일이 아닐까.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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