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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안거 특집 2 - 안거는 이렇게

기자명 법보신문

밤 10시 불은 꺼졌지만 용맹정진은 계속된다

새벽 2시 기상…하루 11시간 이상 입선


“-. 잠을 적게 잔다. -. 간식을 탐하지 않는다. -. 경전을 보지 않는다. -. 말을 많이 하지 않는다. -. 자리를 이탈하지 않는다.”

조계종 전 종정 성철 스님이 해인사 수좌 스님들에게 입버릇처럼 강조했던 가르침이다. 성철 스님이 동안거에 든 수좌 스님들에게 내린 이 경계의 말씀은 스님이 입적한 지 8년이 지난 오늘날에도 ‘수좌 5계’란 이름으로 해인사 선원과 각 선방에서 시행되고 있다.

성철 스님의 ‘수좌 5계’는 매일 새벽 2시 하루 일과가 시작되는 수좌 스님들의 일상 생활을 짐작케 한다. 음력 10월 15일부터 3개월간 계속되는 동안 수좌 스님들은 산문을 나서지 않을뿐더러 안거 기간 동안 책을 전혀 보지 않는다. 각자의 화두에 대해 의심하고 또 의심할 뿐 ‘삿된 생각’을 그냥 내려놓는 데 진력한다.

수좌 스님 10명에 달하는 작은 선방이나 40여 명 이상의 큰 선원에 이르기까지 전국의 모든 선원의 공통점으로는 수좌 스님들 모두가 ‘소임을 맡는다’는 것.

선방의 가장 큰 어른인 방장 스님을 비롯해 계율과 방사의 전체적인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입승’이 있는가 하면 수좌 스님들이 마실 물을 원활하게 공급하는 ‘수두’라는 소임도 있다. 대개 법랍이 적은 스님들은 청소를 담당하는 ‘정통’(淨桶)이나 ‘고두’(庫頭)라는 소임의 의무를 다하게 된다. 선방의 문서를 담당하는 소임은 ‘서기’(書記)로 불린다. 각자의 소임에 관한 사항은 동안거 입제 2∼3일 전에 대중공사를 열어 결정한다.

선방의 의결구조는 대단히 민주적이다. 선방 곳곳의 청소가 잘 되고 있지 않다거나 입선이나 방선 등 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는 등 방사 운용에 관한 세세한 일은 발우 공양 후 대중공사 시간에 각자 생각을 담은 의견을 제시해 대중의 공의를 모아 바람직한 방향으로 문제를 개선해 나간다.

수좌 스님들 각자의 잘못에 관해서는 자자와 포살의 형식을 통해 참회한다. 대중공사의 예를 든다면 특정 언론에서 선방 취재를 요청해 올 경우 수좌 스님들은 대중공사를 통해 가부를 결정한다. 선방 비공개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언론에 공개된 수좌 스님들의 정진 모습은 대부분 입제 전 스님들이 언론사 제작진의 요청을 받아 들여 사전에 찍은 것이다.

수좌 스님들은 매월 두 차례 삭발한다. 매월 14일과 말일에 삭발하면서 용맹정진 발원을 되새긴다. 법의를 손질하거나 세탁하는 것은 오전 오후 방선 시간을 활용한다.입선 50분에 포행 10분을 기본으로 하는 수좌 스님들의 하루 수행은 밤 10시면 소등과 함께 마무리된다. 그러나 소등 이후에도 대다수 스님들이 입선한 채 밤을 지샌다.

한편 재가 불자들의 동안거는 선방 수좌 스님들의 수행 프로그램에 기초해 편성해 되어 있어 하루 일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 사찰 재가 선방의 경우 스님 중 한 명이 입승을 맡아 불자들을 지도한다.



선방 수좌의 일과



새벽 2시 기상 - 5시까지 입선 - 오전 6시 아침 공양 - 오전 7시 도량 청소 -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입선 - 10시 30분까지 방선 - 오전 11시께 사시 예불 및 공양 - 오후 1시 부터 오후 4시까지 입선 -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방선 - 오후 5시 저녁 공양 - 밤 7시부터 10시까지 입선 - 밤 10시부터 취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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