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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최근 본보(3월8일자)는 자비의 전화가 지난 5년간 상담한 내용을 정리하여 보도한 바 있다. 배우자의 외도나 가출, 부부사이의 성생활이나 가치관의 차이 등 부부문제가 가장 많은 고민거리로 나타나고 있다.

전반적으로 자녀문제에 집중되어 있고 시가나 처가와의 갈등도 적지 않은 가정에서의고민 또한 빈도수에 있어 매우 높다. 10대의 청소년들에게서는 성문제가 주된 고민으로 등장하고 있다.

이 상담의 주체가 불교계의 기관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여기에 문의 또는 상담을 요청한 청담자들은 대부분 불자이거나 불교에 호의 혹은 기대를 지닌 잠재적 불자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위와 같은 자료는 한국인의 일반적인 고민의 성격을 지나 오늘날 불자 내지 잠재적 불자들이 겪고 있는 고민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점은 한국불교계가 구체적인 전법활동에 있어서 해야 할 일이 참으로 많다는 것을 새롭게 일깨우는 일이라 하겠다. 불교의 가르침과 같이 우리 중생세계가 모두 아집과 어리석음의 불길로 가득차 있음을 다시 생생하게 확인하게 하는 것이며 세세생생 익혀온 습기가 얼마나 집요한지를 또 한번 크게 느끼도록 하는 것이기도 하다.

불교의 현실적 존재이유 가운데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중생들의 고뇌를 어루만지고 바른 길을 깨우쳐 지혜로운 삶을 전개하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에 생각이 미칠 때 이 고뇌 속의 중생들은 불교계가 제일차적으로 섭수하여 제도해야 할 대상이다.

그러나 이런 구원의 제도활동이 현실적으로 실효를 거두게 하기 위해서는 아집과 어리석음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사회체제나 문화풍토의 개선도 병향돼야한다. 그것은 앞서의 고민들은 대부분 현대의 사회체제 자체에서 유래하는 측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널리 알려져 있듯이 시장경제의 자본주의 사회는 건전한 윤리의식과 법질서가 사회적으로 확고하게 정착되어 있지 않고서는 도덕적으로는 상대적으로 가장 취약한 사회체제이다. 각종 상품의 선전이나 광고는 끊임 없이 향락적 소비와 탐욕을 자극하고 부추긴다.

32%의 30대 주부가 삶의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가족제도는 산업화과정을 겪으면서 핵가족화 되어가다가 마침내 해체현상에로 까지 나아가고 있는 조짐이 일고 있다. 입신출세의 빗나간 교육관은 입시지옥으로까지 일컬어지고 있는 한국특유의 상황속에서 여러가지 교육병리현상도 만연케 하고 있다.

이제 진정 무엇을 위해 살것이냐 하는 것을 깊이 생각할 때이다. 너와 나는 하나이면서도 각자 서로 다르게 어디에서 있으며 그 자리에서 너와 나가 하나가 되게 하는 일을 위하여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깊은 통찰이 있어야한다.

이러한 사색과 통찰에서 크게 각성해야할 일은 아집에서 벗어나 너그럽게 받아들이고 어루만지며 함께 아파하고 손잡고 보다 바른 길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이다. 여기에서 바른 길은 자기중심적인 극단에서 벗어나 자제하고 마음을 비우는 데에서 그 길이 열리는 것이라는 점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된다.

각자 이런 자각과 함께 이러한 삶의 추구나 가치를 가로 막거나 약화시키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교육의 체제를 개선 내지 정화해 나가는 노력 또한 불사의 차원에서 함께 조직적으로 병행해 나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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