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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환 스님과 떠나는 경전산책 20 - 아함경

기자명 계환 스님
  • 기고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부처님 육성 살아있는 초기 경전
팔리어본·한역본 내용 大同小異

근래에 접어들면서 《아함경》에 대한 관심이 부쩍 고조되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있으나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아함경》은 초기불교를 이해하는 데 있어 기초자료가 되고 또한 원시불교사상의 연구, 더 나아가서는 부처님의 말씀(직설)에 가장 가까운 경전이라는 점들이 차차 밝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이렇게도 저렇게도 말할 수 있는 것은 그 문제가 지니고 있는 가능성 때문이듯이, 대승경전을 소홀히 하자는 의미가 아니라 그 원천이 되고 있는 경전이므로 《아함경》에 대한 올바른 이해는 대승불교사상을 보다 분명히 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주로 소승경전들을 소개해 왔는데 실은 이들 경전을 집대성해 놓은 것이 바로 아함경전입니다. 무슨 소리냐 하면 앞에서 설명한 《육방예경》 《사문과경》 《숫타니파타》 등의 여러 경전들이 모두 아함경전 속에 포함되어 있는 단독 경전이라는 뜻입니다. 따라서 《아함경》은 한 권의 경전을 지칭하는 말이 아니라 방대한 여러 경전군(群)을 말하는 것이며, 그런 의미에서 아함경전은 초기경전의 전집(全集)이라고 해야할 것입니다.

주지하듯이 초기불교시대 부처님으로부터 들은 가르침을 될 수 있는 대로 기억하기 쉽게 게송이나 짧은 산문 형태로 만들고 이것을 입에서 입으로 전해왔는데, 이렇게 암송하여 구전(口傳)되고 전승된 가르침이라는 의미에서 《아함경》은 그 권위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아함(阿含)'이란 범어의 '아가마'(<&25156>gama)를 소리나는 대로 한자로 옮긴(音寫)것인데 '간다'는 의미인 'gam'에다 '이쪽으로'라는 뜻을 나타내는 접두사 '<&25156>'를 붙여서 만들어진 단어입니다. 그래서 '전승(傳承)된 가르침'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가르침의 초기형태를 찾을 수 있는 경전일 뿐만 아니라, 대승경전도 실은 《아함경》의 기조 위에서 변화하고 발전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이 《아함경》은 초기에 설법하신 부처님의 말씀을 엮어 모은 것이기 때문에 그 형태가 동일하지는 않습니다.

먼저 전승된 가르침이라는 의미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는 팔리어본은 5니카야(Pa<&25157>ca-nik<&25156>ya) 즉 오부(五部)로 나누어져 있는데, ①장부(長部)가 34경이고 ②중부(中部)는 152경 ③상응부(相應部)는 7762경 ④증지부(增支部)는 9557경 ⑤소부(小部)는 15경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한역본은 네 가지로 분류되어 있는데, ①장아함(長阿含 : 22권 30경) ②중아함(中阿含 : 60권 222경), ③잡아함(雜阿含 : 50권 1362경), ④증일아함(增一阿含 : 51권 472경)이 전부입니다. 그리고 한역본은 한문만이 지니는 묘미와 특색을 경명(經名)을 통해서도 알 수가 있는데, 즉 내용이 비교적 긴 경전을 엮어 모은 것이 《장아함경》이고, 중간 길이의 경전이 《중아함경》 짧은 길이의 경전이 《잡아함경》임을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증일아함경》은 법수(法數)와 관련된 경전만을 모아 엮은 것임을 짐작할 수가 있습니다.

위의 5니카야와 4아함을 비교해 보면, 우선 《장부》와 《장아함》은 양과 그 내용이 서로 비슷하고 《중부》와 《중아함》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상응부》와 《잡아함》은 명칭도 다르고 수량에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아 후대에 와서 증감된 것으로 추측할 수 있으나 내용 면에서는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그리고 《증지부》와 《증일아함》은 양쪽이 다 법수를 다루고 있고, 《소부》는 다른 장경에 수록되지 않은 경전만을 모은 것으로 한역본에는 해당하는 경전이 없습니다. 때문에 한역본이 없는 《숫타니파타》 《법구경》 《장로니게》 등이 수록되어 있어 자료적인 면에서도 높이 인정받고 있으며 가장 후대에 편찬 된 것입니다. 다만 사분율(四分律)이나 오분율(五分律) 가운데 《잡장(雜藏)》의 내용과 비슷한 부분이 보이고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기본적으로는 5니카야와 4아함이 같은 계통의 경전류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면 구체적으로 누가 언제 번역하였고 그 내용은 어떠한 것들인가에 대해서는 다음 주에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계환 스님/동국대 불교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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