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육류 사용 안해…사찰 차례 조상천도 의미
차례는 단어에서도 알 수 있듯이 술이 아닌 차(茶)로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는 불교의식. 민속학자 사이에서도 차례는 불교에서 유래됐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일반 가정에서 불교식 차례를 지내는 것은 여의치 않다. 몇몇 단체와 사찰, 스님들이 불교식 차례를 보급하고 있지만 통일돼 있지 않기 때문. 천중사에서 보급하고 있는 차례의식을 기준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차례상 차리는 법은 유교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술과 육류는 피하고, 차를 준비한다. 첫줄에는 과일과 과자, 둘째줄은 나물류와 식혜, 셋째줄에는 탕류, 넷째줄에는 전과 송편, 차, 다섯째줄에는 밥과 국을 진설한다. 위패는 '先嚴父○○○靈駕', '先慈母○○○靈駕' 또는 '고조할아버지영가' 식으로 쓴다.
차례 진행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차를 올린 후 2번 절 ②미타거불(彌陀擧佛)-나무극락도사아미타불(1배), 나무좌보처관세음보살(1배), 나무우보처대세지보살(1배) ③다게(茶偈) ④청혼(請魂) 후 찻잔 교체하고 절 2번 ⑤공양(供養), 수저와 젓가락을 밥과 반찬류에 올려 놓고 절 2번 한 뒤 묵념 ⑥보공양진언(옴 아아나 삼바바 바아라 훔 3번) ⑦보회향진언(옴 사마라 사마라 미마나 사라마하 자가라바 훔 3번) ⑧발원 후 나무아미타불 10번 칭명. 큰절 2배 후 위패 사룸 ⑨음복(飮福, 차 마심). 문의 02)914-3558
집에서 불교식 차례를 지내는 것이 번거롭거나 어렵다면 절에서 지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사찰에서의 차례는 조상에 대한 공경의 의미 뿐만 아니라 조상의 극락왕생을 발원하는 천도의 의미를 갖고 있는 것이 특징. 차례를 지내고 명절을 부처님 도량에서 보내는 것도 사찰에서 차례를 지내는 즐거움이 된다.
서울의 조계사(02-732-2115), 도선사(02-993-3161), 봉은사(02-511-6070), 무진법장사(02-932-2333), 봉원사(02-392-3007), 능인선원(02-577-5800)와 전주 전북불교회관(0652-251-4942), 부천 석왕사(032-668-0072), 대구 보현사(053-254-6966), 통도사 부산포교원(053-806-2430), 수원포교당(0331-245-9670) 등이 추석차례를 준비하고 있다.
이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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