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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대학은 많은데...

기자명 공종원
94년도 대학입학시험이 끝났다. 온나라가 한바탕 큰 전쟁을 치루고난 후 처럼 고요해진 느낌이다. 그러나 우리 대학교육에 관련한 문제는아직 산적한 채 남아있고 우리의 마음은 여전히 우울하다.

그러나 종교와 관련해서만 볼때도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간과할 수없다. 입시기간동안 신문 등에 나타난 각대학의 신입생 모집상황을 일별하고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왜 기독교계의 대학은 이리도 많은데불교 등 다른 종교와 관련있는 대학은 이리도 적은가 하는 점이다.

정부의 각종 통계라든가 일반 국민의 종교분포를 보면 의당 불교계대학이 가장 많아야 할 것인데 어찌된 셈인지 우리사회의 형편은 이와는정반대인 것이다. 그것은 우리 불교계가 교육문제에 전혀 관심을 안두고있었다는 이야기도 되고 반면에 기독교계는 활발하게 교육에 관심을 두고투자해 왔다는 뜻도 되기 때문에 불교계의 나태를 우선 개탄 질책하지않을 수 없다.

또 일면으로는 불교계가 대학설립에 필요한 자금동원능력이 기독교계에 비해 월등히 부족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는생각도 할 수 있을 듯하다.

하지만 이런 이유는 표면적인 것이고 사실은 이 나라를 움직인 역대정권이 기독교계의 대학설립에는 호의적이었던 반면 불교계의 그것에는그 반대의 태도를 보인것은 아닌지 의혹도 든다.

현실적으로 교육부의 94학년도 대학별 신입생 모집요강 자료에서만보아도 기독교계대학의 엄청난 규모와 범위를 실감하면서 불교계의낙후를 절감하지 않을 수 없다. 전국의 신학대학, 기독교계 대학, 그리고 일반대학의 기독교 관련 학과를 전부 합하면 28개대학 65개학과에 모집정원이 3천2백20명이라는 엄청난 수다. 이에비해 불교는동국대 1개대학 두세개 학과란 영세성을 면치 못한다.

주목할 것은 기독교계 대학이 신학대학들을 제외하고도 15개에 이르고있다는 것이며 국립대학인 서울대의 종교학과조차도 내용적으로 기독교학과의 틀에 포함될 밖에 없는 형편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이렇게 많은대학들이 기독교 선교에 집중적으로 노력하고 있고 그것도 모자라 이번정부에 새로 인가받은 대학중 기독교계는 다섯손가락을 헬 정도인 것이다.

뿐더러 더 심각한 것은 이들 기독교 관련학과가 입시에서 면접으로학생의 당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지망학생의 적성을본다는 이유로 목회나 신학연구, 선교를 감당할 소명과 자질, 인성 등을감안한다고 한다. 더 나아가 예년에는 각 대학에서 일반 교인을 기준으로입학사정을 했지만 최근에는 학습.세례교인 이상으로 신앙자격 요건을강화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이야 기독교인들이 기독교계학과를 통해 기독교선교의 정예를길러내기 위해서 불가피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 대학이기독교학과 이외의 다른 학과지망자에 대해서도 암묵리에 상당한 압박을가한다는 점이다. 아니 압박만이 아니라 실제로 어떤 불이익을 줄 수있다는 점이다.

그점에서는 신학대학이란 이름의 대학들이 더 심각할 것이다. 이들은기독교 선교를 표방하고 있는 대학인데 어떻게 해서 성경학교나 각종학교의 인가가 아니라 대학의 인가를 받은 것인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대학이라면 진리와 학문연구에 개방적인 연구기관이다. 그렇지만 이들신학대학이 기독교학과 이외의 다른 학과를 개설하고서 과연 실제적으로비기독교적 학문연구의 자유를 조장하고 학생들에게도 불이익을 주지않을지 걱정이 안될 수 없다.

그에 비하면 불교의 승가대학들은 왜 일반대학의 인가를 못받는지이해가 되지 않는다. 시설기준이 모자라서라면 이를 늘려서 대학인가를받아야 한다. 그리고 신학대학처럼 승가대학에도 승가과 이외에 일반학과를 만들어서 일반 학생들을 많이 받아들일 수는 없는 것인가. 종단의대책이 시급하다.


공 종 원<조선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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