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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 눈물'쓴 방송작가 이환경씨

기자명 김민경

"역사를 알면 업의 과보가 보여요"

19개월동안 최고의 인기를 구가한 후 지난 5월 31일 막을 내린 대하사극`용의 눈물'의 작가 이환경(49)씨는 “이 드라마는 불교드라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불교(불교철학)는 사람사는 모습과 현실적으로 가장 가깝고 맹신 보다공부하는 마음가짐을 강조하기 때문에 마음에 들어요. 특히 정치적 사건을다룬 사극은 업(業)을 빼놓고 이야기 할 수 없습니다. 방영 초기 무학대사의비중이 높을 때엔 정말 신났어요. 또 방원이 지난날 자신이 지은 악행들을참회하는 것으로 끝을 장식하는 것도 예정돼 있었구요. 과거 역사를 보면권력을 휘두른 자는 뒤늦게라도 꼭 자신이 지은 업의 과보를 받더라구요.”

이씨는 `용의 눈물'을 쓰기위해 1년간 관련 자료를 모조리 구해서 탐독하는 시간을 가졌다. `조선왕조실록'은 기본이었고 정도전이 쓴 `삼봉집'을 포함해 각종 야사와 조선건국초기를 다룬 논문도 두루 구해다 읽었다. “야사(野史)를 들춰보면 방원의 철권통치를 비웃고 세상을 풍자했던 스님이 적지않게 나옵니다. 누군가가 나서 그 스님들의 행적을 재조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태종 이방원을 다룬 사료가 전부 그의 손에 쥐어져 태종에 관해서라면 누구보다 자신이 선 후 집필을 시작했다.

“역사드라마를 쓰는 것은 일종의 `전투'입니다. 수많은 학자들이 드라마를 보다가 역사적 사실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방송사에 직접 항의 하거나 언론에 제보하거든요. 그런 지경을 당하지 않으려면 구할 수 있는 자료를 몽땅 읽은 후 전투에 들어가야합니다”

난다긴다하는 정치가들서부터 안방극장의 비주류였던 3,40대 가장들까지주말이면 TV 앞에 붙박아 놓고 쥐락펴락했던 이환경씨의 최종학력은 놀랍게도 `초등학교 졸업'이다. 가난 때문에 웬만하면 진학하는 중학교에조차 입학하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한다하는 역사학자들과 어깨를 겨루며 시대에 길이 남을 사극을 써낸 것이다. 20년 가까이 온갖 궂은 일을 하면서도 문학에의 꿈만은 끝내 접지 않았던 청년 이환경은 8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나리오가 당선되면서 문단에 등단했다. 그때부터 18년째 방송작가로 활동 중인데 밑바닥 생활을 전전한 남다른 경험이 작품을 쓰는데 도움이 되고있다.

그는 방송작가 중에서도 불교적 소재에 관심이 많은 인물로 손꼽힌다. 특히 '전설의 고향'시리즈를 50편 가량 쓸 때에는 불교적 내용을 아주 많이담았다.

“불교적 이야기는 국민정서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그 쪽 이야기를 많이다루게 되었는데 덕분에 조계종 총무원로부터 감사패를 세 번이나 받았습니다.”
TV문학관으로 방영된 `만다라'도 그의 작품이다. 불교에 대한 지식을 체계적으로 얻고자 바쁜 와중에 동산불교대학 학생으로 등록, 2년째 강의를듣고 있다.

동산불교대학에 입학하기전까지 주로 책을 통해서 공부했다. 같은 길을걷는 대선배 윤청광씨에게 많은 도움을 받았는데 윤청광씨의 `고승열전'시리즈의 새 책이 나오면 즉시 구해서 밤을 새워 읽었다고 말했다. 글이 잘안나갈때나 모진 마음 먹고 쓸 일이 생기면 고창 선운사 위 작은 암자에서보름이고 한달이고 신세를 진다.

이환경씨는 〈법보신문〉의 애독자이다. `불교계 현실을 알아두고 싶어서'신문을 정기구독하기 시작했다. `내용이 알차고 깔끔해서 좋다'며 “성철스님의 일대기를 그린 소설을 특히 열심히 봅니다. 작가가 자료조사를 무척많이 했더군요”라고 평했다.

이환경씨는 멜로드라마를 `사랑이라는 단어 한자만 써도 닭살이 돋는 체질이라서' 안쓰고 `적색지대', `무풍지대' 등 남성물을 주로 써왔다. `용의눈물'은 `파천무'에 이어 두 번째로 쓴 사극이다. 후속작으로 `김두한'이 준비돼 있다. 격동의 시대를 산 카리스마적 인물을 어떻게 그려낼지 벌써부터궁금하다. 99년 1월부터 1년간 SBS에서 방영될 예정이다.


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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