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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도량을 찾아서-완주 송광사

기자명 김민경

삼세에 지은 업 녹이는 지장기도 도량


완주 송광사는 지장기도와 함께 나한기도를 많이 봉행하는 도량이다. 전북 완주 종남산 남쪽 기슭에 위치해 있다. 남원 실상사처럼 평지가람이며 절 앞까지 이어지는 가로수 터널이 3Km 이상 계속돼 장관이다. 하늘을 가리우고 둥글게 펼쳐져 있는 가로수 터널에 넋을 잃다가 절 앞에 다다르면 기도객의 몸과 마음은 어느새 또다른 세상과 만날 준비가 되어있다.

사찰 경내는 웬만한 본사 버금갈 정도로 넓다. 원래는 훨씬 큰 절이었다. 일주문이 지금의 위치에서 3Km 밖 `나드리'라는 지명의 동네에서있었다. 1814년과 해방전에 한 번씩 당겨서 지금의 위치로 옮겼다고하니 한창 때는 대웅전 부처님의 눈길 닿는 곳이 다 송광사 경내 였던것이다. 전적에는 800동에 이르는 당우와 600명 이상의 스님이 거주해,16명의 방주(주지)를 둘 정도였다고 전한다.

신라 경문왕 7년 개창하여 한때 폐사되었다가 고려 중기에 보조국사가 중창했다는 기록이 있다. 전국을 유린한 임진왜란 때 소실되었다가50일간의 화엄법회 끝에 다시 복원된, 우여곡절을 많이 겪은 절이다. 한때는 왕실의 기도도량이었다. 대웅전에 인조대왕과 그 권속의 천수를 기원하는 관련 유물이 남아있다. 왕은 병자호란 후 청나라에 끌려간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의 무사환국을 기원하며 송광사에 대형 소조삼존불을 조성(인조 19년)했다.

대웅전에는 용과 구름이 꿈틀대는 모습을 정교하게 투각한 목패가있다. 삼존불과 마찬가지로 왕과 왕비, 왕자들의 천수를 기원하는 글귀가 쓰여있다. 현존하는 목패로는 가장 크다고 한다.

송광사 대웅전부처님은 몇해 전부터 땀을 흘리는 이적을 보여 유명해졌다. 주지 지원스님은 “삼풍백화점 붕괴, 동해안 간첩 침투 사건등 나라에 근심이 되는 사건이 일어날 때마다 줄줄 땀을 흘렸다”고증언했다. 기이한 것은 삼풍백화점 붕괴현장의 마지막 생존자 최명석씨 가족이 송광사 신도였다는 점이다. 이후 최씨는 송광사에서 두 번,불자들을 대상으로 그를 살려준 부처님의 가피에 대해 강연했다.

땀은 명부전에 앉아계신 지장보살도 가끔 흘리신다. 몇 년전, 서울에사는 전주여고 출신 불자모임이 명부전에서 합동법회를 열었다. 일동이 두 손을 모으고 조용히 지장기도를 올리는데 어디선가 졸졸 물흐르는 소리가 들리더란다. 물소리를 찾아보니 지장보살상의 무릎께에 물이 흥건했다고 한다.

송광사에는 꿈에 명부전 지장보살상이나 사천왕을 친견하고 송광사에 오게 되었다는 신도들이 많다. 8년전부터 송광사를 찾아와 천일기도를 계속하고 있는 이명순(44세, 전주 인호동 거주)씨도 꿈에 송광사사천왕을 만난 인연으로 송광사에 다니게 된불자이다.

이씨는 첫 아들을 낳은 20대에 갑자기 심각한 증상의 류마티스 관절염에 걸렸다. 손과 발가락이 뒤틀리고 온몸의 뼈마디가 아파서 밤에잠을 못 이룰 정도였다. 계단을 오르는 일, 머리를 빗고 화장실에 가는일도 혼자 할 수 없게 되었다. 몸은 어른 이지만 완전히 아기가 된 것이다.

사천왕는 이 씨가 마지막 희망을 안고서 대학병원을 찾아가기 전날밤 꿈에 나타났다. 다음날 의사는 그녀에게 `약을 쓸 수 없는 특수체질이라 고칠 방도가 없다'고 했다. 이 씨는 의사의 말이 끝나자 마자세상이 무너진 듯 무척 울었다. 그러다가 문득 꿈에 본 사천왕을 생각해내고 남편에게 언젠가 이름을 들어본 적있는 송광사에 데려다 달라고 했다. 송광사에 도착해보니 절 입구의 사천왕이 꿈에 본 모습과 똑같았다. 8년 가까이 송광사에 다닌 이 씨에게 이 씨의 동네사람들은“죽은 줄 알았는데 어찌 이리 좋아졌느냐”고 인사를 해온다. 누워만지내고 피골이 상접했던 그이가 살도 붙고 직접 운전하여 절에 기도를하러 다니는데 대한 놀라움이다. 그래서 그이의 병을 알고있는 사람들은 거의 모두 불자가 되었다. 이 씨는 자신을 `걸어 다니는 영험담'이라고 한다.

“부처님 아니었으면 못 살았을 거예요. 그러나 병을 만난 덕분에신심이 깊어져서 좋아요. 심한 병을 앓고 있으면서도 기도를 하고 있는 덕분에 한 번도 낙심하거나 좌절한 적이 없거든요. 사람들은 급한경우를 만나서야 부처님을 찾는데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꾸준히 기도하여 삼세에 쌓은 업을 털어내는 일이 진짜 급한 일이라는것을 불자들이 알았으면 해요”

이 씨는 지금도 여전히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전주 시내에서 송광사까지 기도하러 다닌다.

이 씨가 꿈에 먼저 만났다는 송광사 사천왕은 350년전인 1649년 조성됐다. 네 분 모두 큰 키에 화려한 조각이 일품이어서 조형미가 전국의 사천왕 중에서 첫 손 꼽힌다.
지역민들에게 송광사는 사천왕 불공도량으로 자리잡을 만큼 관련 이야기가 많다. 조성된 직후인 조선시대에도 절 앞 마을의 불자들이 송광사 사천왕을 위해서 공양미를 모아 매년 정월 3일간에 걸쳐 마을의안녕을 기원하는 불공을 드렸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은 매월 초하루사시에 사천왕 불공이 봉행된다. 서울에 거주하는 어느 일간신문 사주(社主) 가족은 오래전부터 사천왕의 위신력에 기대어 가족의 화평과신문사의 발전을 기원해 오고 있다. 매년 봄 가을 마다 3일씩 특별기도를 올리고 인등을 켜는 불자가족도 있다.

입시철에는 나한전에서 3^7일 기도가 봉행되며 명부전에서는 하루 4번 스님의 집전으로 지장기도가 있다. 지금은 지장전 신축을 위한 천일기도를 봉행하고 있다.
송광사 전화번호 : 0652)243-8681


완주=김민경 기자
mkklm@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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