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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방 흐름 타고 밀려드는 선교 공세

기자명 김형규

2. 몽골엔 불교가 없다

불자 ‘왕따’ 일쑤 교민사회 분열 ‘위기’

몽골의 불교가 오랜 사회주의 탄압에서 벗어나기가 무섭게 또 다시 위기에 봉착했다.
한국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의 전투적인 선교로 존립기반 붕괴의 우려가 점증하고 있는 것. 중국의 선교행위 규제로 전도 활동이 여의치 않게되자 선교사들이 대거 몽골로 몰려들면서 몽골불교의 위기감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몽골 현지를 돌아보고 온 불자들에 따르면 한국의 선교사들이 현지 교포불자들을 ‘왕따’ 시키거나 집요하게 개종을 강요하고 있다.

몽골에서 기독교의 전도가 시작된 것은 1990년. 종교를 아편으로 규정하면서 700여 개의 사찰을 파괴하고 종교행위를 금지했던 공산정권이 무너지자 종교활동이 기지개를 펴면서부터다. 몽골의 새 정부가 자유화와 개방을 표방하자 기독교 세력들이 급속도로 몽골로 밀려 들어왔고, 그 중에서도 몽골인과 피부색과 언어가 비슷한 한국 선교사들의 활동은 단연 독보적이었다.

서구에 비해 4∼5년 늦게 선교에 나섰음에도 수도 울란바타르에 있는20여 개의 교회 중 한국 교회가 12개에 달하고 있을 정도다. 또 몽골에 거주하는 1000여명의 한인 중 절반 이상이 선교사와 그 가족일 정도로 이들의 선교는 전투적이다.

아시아불교평화회의 한국본부 사무처장 이치란(50)씨는 “한국 선교사들은 몽골의 어린이와 학생 등 젊은 층을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며 “이런 이유로 라마불교를 믿는 부모와 개신교를 믿는 자녀간의 충돌이 빈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개신교인들이 불자교민들을 소외시키거나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크게 늘면서 교민사회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 개신교가 이처럼 몽골에서 영향력을 넓힐 수 있는 것은 조직적이고 치밀한 선교전략 때문이다. 구 소련에서 독립한 중앙아시아 선교를 목적으로 몽골을 전진기지로 삼으려는 몽골 복음화 전략은 교육·의료·구호 활동 등 다방면에 걸쳐져 있다.

선교를 목적으로 설립한 울란바타르 대학(Ulaanbaatar College, International School)이 93년 한국인 선교사에 의해 건립돼 한국에 관심 있는 몽골 젊은이들에게 한글과 신학을 가르치고 있다.

또 1994년에 세워진 연세친선병원(Yonsei Friendship Hospital)과 93년 개원한 에바다 치과의원도 치료를 통한 선교활동의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 개신교의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KFHI)도 95년 몽골 노동부와 법무부에 비 영리단체로 등록 해 헌옷 배부, 농업기술 전수, 어린이 구호 사업을 매개로 선교활동의 영역을 확장중이다.

서구 불교학자 스튜어트 헤르쪼그는 지난해 그의 웹사이트를 통해 “선교사들의 물적·인적 공세로 인한 젊은이의 기독교화는 이미 몽골사회에서 커다란 문제로 등장했고, 특히 몽골의 불교지도자들은 이런 현상으로 인한 전통문화 파괴와 단절에 커다란 우려를 갖고 있으며 아름다운 불교문화를 일구어냈던 한 나라가 기독교의 의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다”는 내용의 장문의 기고문을 게재하기도 했다.


김형규 기자
kimh@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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