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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곯는 불교박사 많다

기자명 이재형

‘노는’박사 70% 선…‘고급인력 사장’심각

종단-대학 차원 획기적 활용대책 ‘시급’

불교학 박사 실업자가 너무 많다. 불교학을 위해 15년 이상 시간과 돈을 들여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있지만 대학과 불교관련 연구소에서 채용하는 인력은 극히 적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현재 불교학 박사학위 소지자 중 약 70%가 시간강사나 번역 등 비정규직 상태이며, 강사료도 시간당 2만원 안팎이어서 사실상 가실업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가 최근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동국대 일반대학원(불교대학)은 지난 76년 첫 박사학위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82명의 박사학위 취득자와 328명의 석사학위 취득자를 배출했다. 또 이들 중 90년대 이후 학위 취득자가 박사는 78명으로 95.1%, 석사는 194명으로 60.9%를 차지하고 있어 90년대 이후 불교학 전문 연구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현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사과정 및 수료생 133명을 감안한다면 불교박사 실업 문제는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이 같은 증가에도 불구하고 이를 채용할 수 있는 교계 연구소는 4∼5개소에 불과해 대다수가 만년 일반대학이나 교양대학 강사직에 전전할 수밖에 없으며, 심지어 전공과 전혀 무관한 일에 종사하는 사례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98년 동국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ㄱ씨는 “5년째 시간강사로 일하며 생활비로 마련했으나 지금은 박사 후배들이 많아 갈수록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라며 “당장 다음 학기부터는 다른 일거리를 찾아야할 판”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90년대 이들 박사학위 취득자들이 임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자리잡은 사람은 극히 드물다. 교수채용에 있어 동국대는 90년대 이후 서울 3개학과에 7명, 경주는 불교학, 선학과 등 2개학과에 4명만이 신규 채용됐을 뿐이며, 외부 위덕대를 비롯한 일반 국·사립대학에 교수로 임용된 학자도 10여 명에 불과할 뿐이다.

동국대내 불교문화연구원에 4명의 박사학위 소지자가 근무하고 있으며, 교계 불교연구기관에서 불교학 연구활동을 하는 사람도 10여 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대 불교대학 학장 현각 스님은 “불교전문 지식을 갖춘 사람을 불교계에서 활용하지 못하는 것은 크나큰 손실”이라며 “종립대학 내 인력활용방안을 강구해야 하는 것은 물론 종단과 교구본사 등에서 이들을 적극 활용해 불교계를 살찌우기 위한 토양으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재형 기자
mitra@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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