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 스님과 청화 스님의 경선구도로 진행된 의장선출 과정이 후보단일화에 이은 만장일치 선출로 돌아선 것은 종회의원 전원이 화합을 추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의장에 입후보했던 청화 스님이 출마 철회를 하며 “선거는 민주적 방식이지만 갈등을 낳을 수 있어 내심으로는 후보로 나서고 싶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었다”고 밝힌 것처럼 선거 국면에 접어들었을 경우 이번 종회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타협은 다행이 아닐 수 없다.
종회가 이번에 만장일치를 택한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 종단 안정이라는 대명제에 공감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두 번의 분규를 거치며 종회는 여러 차례 위기를 맞이했으며 지금도 완전히 당시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따라서 이번과 같은 대화합을 통한 종단 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 하반기 종회의장 만큼은 만장일치로 선출해야 한다는 종도들의 여망을 종회가 잘 수렴했다고 평가하는 바이다. 대화와 협력을 중요시하는 중앙종회의 이번 모습을 보며 우리는 조계종의 앞날이 밝을 수 있음을 감지하고 있으며 무엇보다 고무적인 일로 판단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혹, 이번 만장일치가 종회 내 계파간의 이해득실에 따른 정략적 결과물이라면 선거를 한 것만 못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종회는 제148회 중앙종회부터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 잘못된 일을 덮으려고만 한다거나, 적당한 선에서 ‘비굴한 타협’을 일삼는다면 이번 대화합에 따른 종회의장 만장일치는 겉포장에 불과한 것이기 때문이다. 대화와 협력, 그리고 타협은 종단 발전을 위한 것이어야만 한다는 것을 종회는 잘 인식하길 기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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