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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우도 일할 수 있는 사회를”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장애 뛰어넘어 봉사 실천 김진영 씨

여성 장애인 자립 위해
전통자수 무료 강의
3년째 장애인 차량봉사

하루가 멀다 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 세상이다. 가난으로 목숨을 끊는 이, 자신의 방탕한 삶으로 목숨을 끊는 이. 천륜을 거스르는 행위는 분명하건만 저마다 힘든 사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처지가 힘들다고 목숨을 끊어버린다면 이 세상에 살아남을 자는 과연 몇이나 될까. 특히 태어날 때부터 장애를 갖고 태어난 장애인은 어떻게 해야 하나. 날로 각박해져 가는 세상에 경종을 울리 듯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자신과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이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경기도 평택에서 사는 김진영(46·사진) 씨. 네 살 때 소아마비로 ‘지체장애 2급’을 판정 받은 김 씨는 비장애인보다 바쁘고, 값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전통자수 전문점 ‘한올 솜씨’를 운영하고 있는 김 씨는 전통자수에 관심 있는 여성장애인이나 여성 불자를 위해 무료로 전통자수를 가르쳐 주고 있다.

“동병상련(同病相憐)이지요. 제가 장애인이다 보니 누구보다 그들의 삶을 이해할 수 있지요.”

장애인이기에 장애인의 삶을 이해할 수 있고, 또 이해하기에 당연히 도와야 한다고 말하는 김 씨. 이런 김 씨가 이 자리에 서기까지엔 적지 않은 방황과 고통, 그리고 인내가 필요했다.

“제가 학교 다닐 때만 하더라도 장애인이 고등교육을 받는 것이 극히 드물었죠.”

가정형편이 넉넉지 않던 김 씨도 중학교에서 학업을 포기해야만 했고, 어린 나이에 가정을 이끌어 가야만 했다.

“사실 학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이 못 마땅해 반항도 많이 했었죠. 며칠을 먹지 않은 것은 일쑤고 때로는 모진 마음을 먹기도 했었죠.”

그런 그가 자신의 장애를 극복하고 당당한 사회인이 될 수 있었던 계기는 가까운 이웃에게 전통자수를 배우면서부터다.

“수십 가지의 일을 해봤지만 장애인이기에 번번이 실패했었습니다. 그러나 수틀에만 앉으면 내가 장애인이라는 것을 잊을 수 있었어요.”

남다른 손재주를 가지고 있었던 김 씨는 그때부터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 나가기 시작했다. 전통자수에 푹 빠진 그는 전통자수를 계승해 나가기 시작했고 전국장애인기능대회에서 그 실력을 인정받기 시작했다.

“장애를 극복하는 것은 단 한 가지뿐이더군요.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열쇠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자신의 장애를 ‘일’로서 극복한 김 씨는 여성장애인이나 취업이 필요한 이들을 대상으로 무료 전통자수 강의 해주고 있는 것이다.

여성 장애인이나 취업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무료로 전통자수를 가르쳐주는 김 씨는 2000년부터 또 다른 일을 시작했다. ‘곰두리 차량봉사회’ 회원으로 장애인 차량 이동봉사도 도맡아 하고 있다. 이젠 하루 24시간이 모자란다고 말하는 그에겐 두 가지 소망이 있다.

하나는 장애인들이 쉽게 찾아와 전통자수를 배울 수 있는 교육장소가 마련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장애인도 일할 수 있는 사회가 되는 것이다.

평택=김형섭 기자 hsk@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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