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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13년 경불련, 과오 고백

기자명 남수연
  • 사회
  • 입력 2004.08.10 16:00
  • 댓글 0

“민주적 NGO로 거듭나겠습니다”

“경불련은 권위주의적 조직문화를 개선하고 민주시민단체로 거듭 태어나겠습니다”알 듯 모를 듯한 보도자료를 앞에 놓고 기자 간담회를 자청한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 실무진들(일명 ‘활동가’들)의 표정은 사뭇 비장했다.

1991년 창립한 경제정의실천불교시민연합이 8월 19일 일인 독단에 의한 조직내의 비민주적인 의사결정 관례 그리고 ‘몰려다니기’식 연대행동과의 결별을 선언했다.

물론 이 같은 결별 선언에서는 지금까지 그 같은 행태가 실재했으며 또한 지속됐었다는 고백이 선행돼야만 했다. 그러기에 이날 경불련의 자아비판과 참회는 일변 우려가 앞서는 자리이기도 했다.

서현철 경불련 부국장을 포함해 이주원(아침을 여는집 소장), 정진우(외국인 노동자 인권문화센터 실장), 신석환(자비의 집 간사), 구본희(외국인 노동자 인권문화센터 간사), 최윤순(아침을 여는집 상담실장) 등 경불련 실무진과 김광하 상임운영위원은 이날 ‘경불련 시민운동가 민주화 선언’을 통해 ‘대표자 1인이 시민단체를 좌지우지하는 것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며 조직내의 일방 통행식 의사결정 구조를 공개했다.

이들에 따르면 1995년부터 운영위원장직을 계속해온 김동흔 운영위원장 1인에 의해 사실상 경불련의 모든 활동 방향과 사업 추진 여부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또한 경불련 운영과 방향을 실질적으로 결정해야할 운영위원회는 설립 초기부터 김 운영위원장을 중심으로 하는 위원들간의 사적인 ‘친목 모임’에 더 가까웠으며 경불련의 운영과 활동 방향에 대한 고민이라는 본연의 역할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웠다며 다소 공격적인 주장을 제기했다. 10명의 운영위원 가운데 단 두 명만이 외부인사일뿐 8명 전원이 창립초기부터 10여 년 넘게 운영위원직을 계속해오고 있음도 지적했다.

실무진들은 이러한 비민주적 운영의 보다 구체적인 증거로 △운영위원 선임 규정의 부재 △경불련 회원이 참석하는 총회 부재 △실무진과의 협의 없는 연대 활동 강요 등을 들었다.

서현철 부국장은 “대표자 한사람의 판단에 의해 모든 일이 결정-처리되는 비민주적인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지만 그러한 문제를 개선하려기 보다는 무비판적으로 순응해온 실무진의 무책임을 스스로 반성하고자 한다”며 “이렇게 누적된 비민주적 운영체제는 오늘날 경불련의 색깔을 퇴색시켰으며 관계없는 연대운동에 이름만 거는 얼굴 내밀기식 활동을 초래했다”고 자평했다.
경불련 실무진은 이미 지난 4월 20일경 김동흔 운영위원장에게 이 같은 문제점을 제기했으며 김 운영위원장은 4월 23일 “모든 책임은 나 한사람에게 있다”며 운영위원장직을 사퇴한 상태다.

경불련 운영위원이었던 모 씨는 “실무진들이 기존의 모든 운영위원들을 거부하고 실무진들만을 중심으로 조직을 재편하려한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러나 실무진들은 “경불련의 활동과 역할에 대해 10여 년 간 방치하다시피 해온 기존 운영위원들이 다시 경불련 운영에 관여하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입장이다.

실무진은 오는 9월에 회원 전체가 참석하는 총회를 개최해 지금까지 진행돼온 일련의 사태를 공개하고 회원들의 중지를 모아 새로운 운영 형태를 도출해내겠다는 해법을 제시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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