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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북경대회에 北 초청할 것”

기자명 심정섭

한중일대회 중국불교협회 수석대표 성 휘 스님

중국불교협회를 이끌었던 고 조박초 회장이 지난 95년 ‘한·중·일 3국 불교간 황금유대’구축의 필요성을 제안하고 한국과 일본 불교계가 적극 지지하면서 시작된 3국의 불교교류가 9년째를 맞았다. 올해 일본 교토대회에 이어 10주년을 맞이하는 2004년에는 3국 불교교류의 싹을 틔웠던 중국 북경에서 7차 한중일불교우호교류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번 대회에서 3국 불교계는 교류 10년을 맞아 ‘황금유대의 새로운 구상’이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2004년 북경대회에서 새로운 교류의 틀을 제시하기로 했다.

10월 29일 교토대회에 120명의 교류단을 이끌고 중국불교협회 수석대표로 참석한 성휘(聖輝·셩훼이) 스님에게 중국불교의 현황과 3국 불교교류에 대한 중국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성휘 스님은 현재 중국불교협회 상무부회장, 남보타사 방장 등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자본주의의 영향을 받아 새로운 변화의 물결을 타고 있는 중국불교의 차세대 대표주자로 꼽히는 성휘 스님과의 일문일답이다.


-. 한·중·일 3국 불교교류가 10년을 맞고 있는데, 3국 불교교류의 현주소를 평가한다면.

열반에 드신 조박초 회장 스님은 동북아시아의 불교가 새로운 시대를 선도하는데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인식을 갖고, 3국의 황금유대를 주창하셨다. 이는 지리적 관계도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3국은 역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는 게 사실이다. 아직 모든 것이 완벽한 상황에 이르지는 못했으나, 서로 막연하게 알고 있던 것을 보다 세심하게 알게 되면서 이해의 폭을 넓히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초기단계를 넘어서고 있는 만큼, 보다 효율적인 교류가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 이번 교토대회에 북한 불교계의 참석이 거론되다가 결렬됐다. 2004년 북경대회에 북한 조선불교도연맹 관계자들을 초청할 의사는.

3국의 불교교류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다. 지리적 관계를 고려한 교류이기 때문에 북한도 이 교류구조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항상 한국과 북한의 교류와 협력관계를 주목하고 있다. 우리들은(중국불교) 마음 속으로 한국 뿐만 아니라 일본 불교계에서도 이 문제가 자연스럽게 풀리는 것을 바라는 것으로 믿고 있다. 이미 3국에서 몇 차례 이 문제를 논의하며 합일점을 찾고 있으므로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인연이 된다면 북한 불교계의 2004년 북경대회 참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며, 초청할 의사를 분명히 갖고 있다. 나아가 북한이 참가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


-. 2004년은 3국 불교교류가 10년째를 맞는 해이다. 교류 10년을 맞아 북경에서 대회를 개최하는데, 특별한 계획은.

한·중·일 3국 불교계가 황금유대 구축과 동북아 평화유지 기여라는 같은 목적을 갖고 시작한 교류가 10년의 역사를 이어온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다. 때문에 이번 교토대회 사전 준비회의에서도 이 문제를 논의했다. 어떤 형태로든 지금까지의 의례적 교류 수준을 넘어서는 실질적 교류 틀을 만들어낼 것으로 본다. 그래서 나온 것이 ‘황금유대의 새로운 구상’이라는 점을 깊이 새겨주길 바란다. 현재로선 특별한 이벤트를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새로운 구상을 어떻게 펼칠지에 대해선 3국간 논의를 통해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중국불교가 변하고 있다는데, 현재의 중국불교는 어떻게 평가해야 하는가.

중국의 불교는 급격하게 변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물 흐르듯 변화의 시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일부에서 불교인구가 3억 명이라는 말이 있는데 사실상 중국의 통계는 크게 의미 있는 게 아니다. 중국의 5대 종교 가운데 불교가 가장 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것은 사실이며, 대략 1억 명 정도가 불교적 가르침을 따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중국에서 종교회복을 결의한 이후 중국불교가 활성화 되고 있으며 현재는 중국불교의 황금시대라고 할 수 있다. 중국불교는 끊임없이 발전할 것이며, 스님들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포교를 위해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다. 부처님 가르침에 근거하여 사회정화와 신념정화를 추진하는 것이 중국불교의 모습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 스님 개인적으로 지구촌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인류의 항구적 평화와 세계의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전 세계인들의 공통된 염원이다. 그러나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경제가 번영하고 물질이 풍부해졌으며 사회복지도 개선됨에 따라 선진적 과학기술이 가져다 준 편리에 도취되고 있는 양상이다. 그러다보니 개인적 사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곳곳에서 모순이 야기되고 국제분쟁이 자주 일어나고 있다. 현실에서 앞선 국가들이 세계 각지에서 자원을 약탈하고 환경을 오염시키고 있다. 또한 에너지를 고갈시키면서 가난한 나라에 재해를 안겨주고 있는 것이다. 경제불균형, 동서양 사상의 차이, 국가안전, 인권수호를 극복하지 못한 채 이를 볼모로 한 패권주의가 시도되면서 분쟁이 끊이지 않는 것이다. 남을 이해하고 평화를 생각하는 마음이 간절한 시기이다.


-. 평화를 강조했는데, 해법을 제시할 수 있나.

종교인들이 제대로 역할을 한다면 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를 유지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불교적 관점에서 보자면 ‘모든 악을 행하지 말고 착한 일들을 봉행하며 스스로 마음을 정화’하는 데 노력하면 된다. 불교의 사상은 세계평화를 실현하는데 있어서 지도적 의의가 있다는 점을 불교도들이 다시 한번 인식하고 평화유지에 앞서야 할 것이다. 교토대회에서 3국 불교계가 지계를 통해 세계평화를 구현하자고 주창한 것도 이러한 인식의 중요성을 일깨우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 세계평화를 위해 대중에게 가르침을 전한다면.

세계평화의 위업은 한 사람, 한 가정, 한 민족, 한 사회, 한 나라, 한 종교의 일이 아니라 전 세계 전 인류의 공동위업이다. 서로 존중하고 포용하는 자세를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특히 불교인들이 부처님의 자비·무아·평등의 평화적 교의를 성심으로 현양하고 실천한다면 인류의 항구적인 평화를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교토=심정섭 기자 sjs8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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