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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등회 축소해도 부처님 찬탄 더 빛낼 수 있다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1.04.12 13:23
  • 호수 1581
  • 댓글 0

간소한 연등회 결단은 탁월
우정국로 일대 활용 기대
코로나극복 의지·상대 배려
미륵사지 석탑처럼 쌓아야

올해 연등회 축제가 대폭 축소된다는 소식이다. 이에 따라 연등행렬과 전통문화마당 등의 다채로운 행사들도 모두 온라인으로 대체될 예정이다. 지난해 연등회를 볼 수 없었던 사부대중으로서는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 4차 대유행 위험까지 거론되는 현 시점에서는 최선의 선택을 했다고 본다.

4월9일 0시 기준으로 국내 발생 신규 확진자 수는 644명, 해외 유입 사례는 27명으로 총 누적 확진자 수는 10만8269명이다. 최근 1주일간 하루 평균 583명의 확진자가 나오기도 했다. 앞으로 1∼2주 내로 확진자 수가 배로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수도권 및 일부 비수도권 2단계·비수도권 1.5단계)와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를 3주간 더 유지할 방침이다. 최근의 확진세를 꺾어보려는 것이어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사실 연등축제가 축소된다고 해서 부처님오신날을 찬탄하는 불심이 옅어지거나 행사에 대한 일반인들의 기대감이 낮아지는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작은 행사이든 큰 행사이든 정성을 다해 준비해야 한다. 4월28일 오후 7시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불을 밝힐 장엄 등은 ‘익산 미륵사지 석탑’이다. 올해 봉축표어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힙니다!’와 깊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오래전 이 땅에 탑을 쌓은 이들이 염원했듯, 이 석탑을 쌓은 사람들도 국가와 백성의 번영과 안녕을 기원했을 것이다. 불심 가득했던 백제 땅이었으니 모두가 번뇌와 고통에서 벗어나 피안에 이르기를 기도했을 것이다. 코로나19 여파 속에 사는 우리가 쌓아올리고 싶은 그 탑이다.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 수 있었던 눈만 내놓은 ‘마스크 사람’들이 도시 전역을 누비고 있다. 경제침체로 하루하루도 버티기 어려운 이들의 버거운 숨소리가 짙게 들려온다. 형제, 친구, 부모도 만나기 어려운 나날이 오랫동안 지속되다 보니 대국민 우울증도 급증하고 있다. 저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지는 건 당연지사일 것이다. 장엄등 앞에서 모난 마음을 다듬어 가며 지금의 고난을 함께 극복해 가려는 의지와 서로의 아픈 마음을 보듬는 배려를 탑처럼 쌓아 올려보자는 메시지가 읽힌다.

소규모의 간소한 연등행렬이지만 조계사 앞 우정국로에서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어느 정도의 구간을 이용해 행사가 진행될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종각역 사거리에서 안국역 사거리에 이르는 길을 활용할 것은 분명하다. 

조계사 앞에서 안국역 사거리까지의 거리는 약 300m이고, 종각역 사거리부터 안국역 사거리까지의 거리는 약 600m이다. 공평동 사거리에 장엄등이 들어설 예정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략 300m 연등행렬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600m 연등행렬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주기 바란다.

두 구간 모두 연등행렬을 진행하기에 턱없이 짧지만 후자는 조계사 앞 우정국로 일대를 축제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크다. 간소한 연등행렬이라도 보다 여법하게 봉행할 수 있을 것이다. 지난해 연등회를 전격 취소한데 이어 올해도 대폭 축소한 불교계 각고의 노력을 관계자들에게 전하면 교계의 의지를 관철시킬 수 있다고 본다. 

연등회의 한 축이었던 전통문화마당은 5월 16일부터 19일까지 온라인으로 펼쳐진다. 지화 만들기, 사찰음식, 명상 등의 체험 프로그램은 유튜브를 통해 만날 수 있다고 한다. 젊은 층으로부터 큰 호응을 얻을 것이다. 형형색색의 전통 등은 서울 조계사와 봉은사, 서울시청 광장, 청계천 일대에서 전시된다.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희망과 위로를 전할 것이다. 

불교중앙박물관·국립무형유산원과 공동으로 준비한 특별전 ‘마음과 세상을 밝히는 연등회’도 놓치지 말았으면 한다. 연등회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시점에 맞춰 개최했던 국립무형유산원 ‘천 갈래의 빛, 연등회’ 전시를 잇는 자리다. 연등회의 문헌과 회화를 비롯해 전통등의 아름다움과 전통 놀이문화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키면서도 다양한 행사에 참여하며 부처님오신날 찬탄에 수희동참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1581호 / 2021년 4월1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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