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달리는 법당’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

전국 22개 지회 2000여 회원활동

'장애인 콜서비스’등 무료수송 봉사

한국운전자불자연합회(이하 운불련) 대구지역회 택시번호 369호. 양쪽 문의 법륜마크가 선명하다. 차안엔 염주말고도 작은 불상, 연꽃장식 등이 보이고, 경전구절도 코팅해 걸어 놓았다. 369호 운전자인 배종호(48) 씨는 요즘 일이 즐겁다. 전에는 늘 사고의 위험속에서 일하느라 긴장하고 장시간 운전으로 신경이 곤두서 교통체증이라도 있게 되면 짜증 내는 일이 다반사였다. 그러나 운불련에 가입한 이후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 부처님 말씀을 공부하고 스님의 법문도 들으면서 넉넉한 모습으로 바뀌어 가는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알리고 있다는 보람으로 가득하다보니 격무에 시달리면서도 만면엔 환한 미소가 떠오르곤 한다. ‘내가 왜 일찍이 이런 좋은 말씀을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때면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한다. 그런 배 씨에게 승객이 타면 ‘기본요금 거리밖에 가지나 않을까, 복잡한 골목으로 가자고 하지 않을지’ 걱정을 하는 것도 이젠 옛말이다. 또 밤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승객이 있으면 차에서 내려 집에까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고는 클락션으로 인사를 전하기도 한다. “자비심과 하심하는 마음으로 승객을 대하고부터는 ‘이분들이 내게 도움을 주기 위해 온 부처님’이라는 생각에 그저 감사한 마음뿐”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배종호 씨를 비롯해 운불련에 가입한 회원들은 누구나 자신의 삶이 달라졌다고 입을 모은다. 부처님 말씀으로 무장하고 거리에 나서면 마음이 어느 때보다 편안하고, 어지간한 일이 아니면 화낼 일도 없어져 자연 일하는 데에도 신명이 나기 때문이다.



94년 9개지역 22명 모여 창립

운불련이 발족한 것은 지난 94년. 대구를 중심으로 광주, 청주, 부여, 성남, 안양, 안산, 정읍, 대전 등 9개 지역 불자운전기사 22명이 의기투합해 그해 12월 수덕사 주지 법장 스님을 총재로 창립총회와 현판식을 가졌다. 이들은 정기법회와 지역봉사 등을 지속적으로 실시하며 내실을 다져갔다. 그리고 이에 영향을 받아 수원, 서울 등 지역회가 속속 늘기 시작했고, 지금은 전국 22개 지역회 2000여 명의 회원을 보유한 대규모 연합모임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운불련이 이렇게 자리잡기까지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운불련 운영이 외부의 지원없이 회원들의 회비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때문에 법당이나 사무실 마련, 상근자에게 지급하는 경비 조달 등이 무엇보다 힘들었다. 법당이나 사무실의 경우 모든 회원이 기름이나 가스를 넣는 조건을 걸고 주유소나 충전소 한 켠에 공간을 얻는 방법으로 해결하기도 했다.

현재 전국 2000여 운불련 회원들은 불교를 믿고 실천한다는 자긍심으로 신행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매월 정기적으로 법회에 참석하고 있으며, 수련회를 열어 신심을 다지기도 한다. 운불련 본부가 있는 대구지역회의 경우 회원 500여 명이 매월 셋째 주 월∼목요일까지 4일 간 법회를 연다. 그런가 하면 매년 회원과 온가족이 참여하는 전국체육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조계종 포교원과 연계한 운불련 연합회보 발간은 물론, 홈페이지(www.unbullyun.co.kr)도 개설했다. 또 회원들이 직접 자료를 수집, 구성한 휴대용 소형책자를 발간해 틈틈이 불교공부도 한다.

지난해부터는 장기기증운동에도 참여해 회원 107명이 장기기증 증서를 생명나눔실천회에 전달하는 한편, ‘생명나눔회’ 홍보판을 차내에 설치해 승객들에게 장기기증운동을 홍보하고 있다. 이런 까닭에 운불련은 지난 1월 5일 조계종 포교원으로부터 ‘올해의 포교우수단체’로 선정되기도 했다.



차안 보시함 설치, 불우이웃돕기 모금

운불련이 전국 22개 지회에서 운영하고 있는 차내 보시함에 기탁된 성금 전액은 지역 행정기관이나 복지시설에서 추천하는 불우이웃들에게 회향되고 있다. 대구지역회는 지난 5월 19일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소년??소녀 가장 16명에게 후원금 700만원을 전달했다. 지난해 3000여만원의 성금을 모아 양로원, 무료급식소,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돕기도 했던 이들 대구지역회는 올해 성금모금 목표액을 5000만원으로 정하고 보시함 옆에 경전구절과 함께 성금 기탁 내용을 부착해놓는 등 불우이웃돕기 성금모금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밖에 대전지역회의 경우 첫 수입을 보시함에 희사하는 독특한 운동을 펼치고 있으며, 다른 지회 회원들도 대부분 모금성금과 함께 자신의 수익금 일부를 후원금으로 보시하고 있다.

운불련은 지난 2000년부터 보시함 후원금 운영이 확산됨에 따라 이를 투명화하기 위해 회계 담당자를 정하고 월별, 분기별, 연도별로 사용 내역을 관리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와 함께 복지 담당자가 지원하게 될 대상자에 대해서도 사전에 철저히 조사하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

봉사활동은 대전, 수원, 의정부, 안양, 부산, 광주, 제주 등 다른 지회에서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부분 해당 지역의 무의탁노인, 소년소녀가장, 장애자 등을 돕고 있으며, 산간오지나 낙도에 살고 있는 어린이들을 초청해 위로행사나 후원금을 전하기도 한다.

특히 제주운불련은 양로원, 심장병 어린이, 소년??소녀가장 돕기에 힘을 쏟고 있으며, 무의탁 노부부들을 택시에 태워 제주도 일주 관광봉사를 실시하기도 하는 등 눈길을 끈다. 또 의정부지역회는 지역소재 사찰의 행사가 있을 때마다 교통정리 자원봉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98년부터는 지체장애인협회와 자매결연을 맺고 매년 10월 ‘자비의 징검다리’ 행사를 하는 한편 ‘장애인 콜 서비스’를 실시해 응급상황이 오면 무료 수송봉사를 하고 있다.

“택시 운전자의 밝은 표정과 친절한 미소는 그 지방의 얼굴입니다. 우리는 불자 운전기사로서 손님을 모시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데 앞장섭시다. 백팔!”

아스팔트보다 굳건한 서원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2000여 운불련 회원들. ‘달리는 법당, 거리의 포교사’인 이들은 오늘도 포교의 첨병으로서 전국 도시의 한 복판을 달리며 법륜을 굴리고 있다.


<전국 운불련 안내 전화>

대구 053)766-7777 / 대전 042)633-5757 / 안양 031)469-6300 / 부여 041)832-7719 / 정읍 063)536-2108 / 청주 043)271-8999 / 성남 031)736-1108 / 수원 031)258-7799 / 전주 063)278-8266 / 안산 017-241-4263 / 광주 062)515-1108 /
원주 033)766-7444 / 제주 064)724-0108 / 부천 031)666-6108 / 논산 016-403-2975 / 포항 054)281-2211 / 공주 041)852-4000 / 부산 011-6354-3507 / 의정부 031)876-7070 / 경주 054)741-8282 / 제천 043)652-7666 / 충주 043)856-4747

글사진 윤우채 기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