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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대한민국의 녹색 커튼으로 거듭나길”

  • 교계
  • 입력 2021.04.29 20:34
  • 호수 1584
  • 댓글 0

4월28일,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 출범
화엄사‧실상사‧지리산생명연대 등 동참
“지역 발전, 도로 넓이로 평가되지 않아야”

우리나라 최초 국립공원. 최대면적 육상공원.

우리나라 산악의 대표성과 상징성, 역사성을 갖춘 민족의 영산으로 불리는 지리산에 1988년 성삼재‧정령치도로가 건설되자 지리산국립공원 탐방객은 2배, 노고단 탐방객은 7배 증가했다. 탐방객은 차량을 이용해 1100m 고지까지 ‘쉽게’ 올라올 수 있었지만 지리산 야생동물은 서식처와 이동통로를 잃었다. 연간 45만대 자동차에서 발생하는 배기가스와 소음으로 몸살을 앓게 됐고 로드킬이 끊이지 않게 됐다.

생태환경 보호와 국립공원 지정 취지에 대해 고민을 시작한 이들이 생겨나기 시작했고 도로 이용방식을 바꿔보자고 주장하기도 했지만 변화는 쉽지 않았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가 출범하게 된 이유다.

성삼재‧정령치도로전환연대(이하 전환연대)는 4월29일 서울 산림비전센터에서 출범식을 갖고 “지리산국립공원을 사랑하고, 지리산자락 주민들의 지속가능한 삶을 원한다면, 반달가슴곰을 포함한 야생동식물과의 공존을 꿈꾼다면,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탈탄소 사회로 가야한다는 절박함에 동의한다면, 우리와 함께해 달라”고 말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해 지리산생명연대 최세형 대표, 윤미향 국회의원 등이 참석했다. 구례군농민회, 구례여성포럼, 사단법인 반달곰친구들, 지구를위한작은발걸음, 지리산생명연대, 전북녹색연합, 기후위기남원시민모임, 진주환경운동연합, 남원 실상사 등에서 동참했다.

출범식에서 구례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은 먼저 지리산은 자연생태계의 보고이자 전통문화유산과 지역민들의 토착적인 공동체 문화가 골짜기마다 살아 숨 쉬고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임을 강조했다. 스님은 “지역 발전이 더 이상 건축물의 크기와 도로의 넓이로 평가되지 않아야 한다”며 “전환연대의 출범이 지리산을 둘러싼 좋은 자연환경이 지리산권 5개 시군에게 최고의 자산임을 분명히 인식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덕문 스님은 “지구촌의 기후위기는 이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오늘의 문제이자 인류 생존의 문제”라며 공존과 공영을 위한 새로운 협치의 출발점으로서 성삼재‧정령치도로의 대안이 조속히 마련되기를 기대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천은사 산문개방이 가능했던 것은 지역민과 자치단체가 상생하고 협력하고자 하는 마음을 내어주었기 때문”이라며 “전문가들의 식견을 참고해 정부와 지자체, 시민단체가 모범적인 해결방안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윤미향 국회의원도 “지리산은 반달가슴곰도, 구상나무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우리 모든 생명들의 공동체”라고 강조하며 “기후위기 시대, 국립공원의 도로는 어떠해야하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을 함께 키워가면서 성삼재‧정령치도로가 지역사회와 지리산을 사랑하는 우리 국민에게 새로운 의미로 다가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역할을 찾아가겠다”고 약속했다.

전환연대는 앞으로 성삼재‧정령치도로의 재자연화를 논의할 민관학계를 아우르는 협의체 구성할 방침이다. 또 기후위기시대, 탈탄소사회로 가는 길에 성삼재‧정령치도로에 일반차량 출입을 통제하고 구례와 남원의 주민들이 공동운영하는 친환경 전기버스가 다닐 수 있도록 제안하는 등 적극적인 활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최세현 지리산생명연대 대표는 “전환연대의 출범을 계기로 지리산이 탄소 중립 실현 뿐 아니라 대한민국의 녹색 커튼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범식 후에는 ‘성삼재‧정령치도로의 문제점과 녹색전환 전망’을 주제로 토론회가 진행됐다. 노윤경 국립공원공단 시설처 부장이 ‘국립공원 내 도로 현황과 이후 전망’을 주제로, 윤주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들의모임 대표가 ‘성삼재 정령치도로를 둘러싼 논쟁과 전환 제안’을 주제로 발제했다.

임은호 기자 eunholic@beopbo.com

[1584호 / 2021년 5월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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