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사 직장직능대승법회(대승법회)가 5월1일 조계사 대웅전에서 창립 30주년을 기념하는 법회를 봉행했다. 1991년 직장인 불자를 중심으로 창립된 후 지금까지 30년간 매주 법회를 이어오고 있다. 이날 기념법회에는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이었기에 많은 이들이 참여해 축하는 못했지만 그 의미까지 축소될 일은 아니다.
대승법회 출범 때까지도 대다수 불자들 신앙 형태는 사찰 안에 머물렀다. 불자임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일부 극성스런 종교와 차이라고 간주하는 불교계 풍토도 이러한 분위기에 한몫했다. 절에서는 신심 깊고 사찰 일에 적극적이더라도 사찰 문을 나서면 불자로서의 정체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다보니 불교적 실천은 자신에 한정되거나 기껏해야 가족 범위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승에 불과했다.
대승법회는 이러한 틀을 깼다. ‘깨달음을 구하고 중생을 교화한다(上求菩提下化衆生)’는 대승불교 이념을 내세우며 출발했다. 사찰 문을 나서 일상에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적극 실천하자는 생활불교를 지향했다. 그 현장은 가정이었고 직장이었으며 힘들고 소외받는 이들이 있는 공간이었다.
대승법회는 공양간이나 법회 뒷바라지 등 사찰 내 봉사활동은 물론 매달 신병교육대를 찾아 장병들을 위로하고 용기를 주었다. 바자회를 열어 제3세계 소년소녀 가장들을 돕는가 하면 불자기업에서 후원한 물품 판매 수입으로 불교계 NGO단체들을 후원하는데도 앞장섰다. 또 CEO초청법회를 열어 불자기업인들이 들려주는 삶과 경영철학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이 보다 깊은 불연을 맺을 수 있도록 도왔다. 이런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직장으로 인해 멀어지기 쉬운 신행생활에 활기를 불어넣었고, 일상의 공간을 대승불교를 실천하는 장으로 승화했다. 대승법회의 노력은 한국불교 1번지라는 조계사의 위상과 역할에 부합하는 일이기도 했다.
절에 오래 다녔다고 신심이 깊은 것은 아니다. 더 없이 좋은 가르침을 실천하고 주변에 적극 전할 때 비로소 신심 깊은 불자라 할 수 있다. 대승법회는 그러한 신심 깊은 불자들의 길을 보여주고 이정표를 제시하고 있다.
[1585호 / 2021년 5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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