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비주 수행 구주수(지안,47) - 하

기자명 법보

10만독 성취하며 자존감 회복
안일해져 나태함에 빠지기도
참회하고 법문녹취·독송 시작
대비주수행자의 삶 가장 소중

지안,47

수행을 시작한 지 2년 10개월만에 대비주 10만독을 성취했다. 사람들 앞에 설 수 있는 자존감과 자신감을 회복했다. 많은 대중 앞에서 당당하게 수행기를 발표했으며 영상인터뷰도 해냈다. 그리고 법명 지안(智安)을 받음으로써 전에 있던 나를 버리고 새롭게 태어났다. ‘덕양선원’ 다음카페 수행일기 게시판에 처음으로 댓글 쓰던 날을 잊을 수 없다. 썼다가 지우고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 모습은 마치 병아리가 알에서 깨어나려고 부리로 수없이 껍질을 쪼는 것 같았다. 그러던 내가 이제는 수행일기도 쓰고 법문 필사도 한다. 도전하는 힘을 수행으로 일깨웠다. 

이렇게 내 자신이 수행을 통해 점점 달라지면서 기도로 이끌었던 아들도 달라졌다. 자기 속마음을 표현하지 못해서 말도 잘 하지 않고 밖으로만 돌던 아이가 속마음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아들이 먼저 선택한 것은 편지였다. 뚜렷한 장래 목표를 세운 장문의 편지를 받고 얼마나 감동했는지 모른다. 우리 가족은 드디어 소통하는 방법을 찾았고 소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엄마인 나부터 불안하고 안달하는 마음을 내려놓자 아이는 밝아지고 지금까지 밀어냈던 공부를 시작했다. 주변 환경도 몰라보게 밝아지고 공부에 집중하더니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다. 더 큰 가피가 이어졌다. 전공 분야를 더 확실하게 정하고 영어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카투사에 다녀오려고 했는데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 시험에 합격하고 전과도 원하던 대로 이루어졌다. 지금 내 아이는 작년 2020년 겨울에 입대하여 군복무를 성실히 수행하고 있다. 함께 생활하는 친구들의 좋은 영향을 받아 자신의 미래를 준비하고 노력하는 모습에 그저 감사할 뿐이다. 부모 속을 썩이고 학교 선생님 애를 태우던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큰아이 걱정도 없어지고 10만독 성취도 하고나니 좀 쉬엄쉬엄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몸도 마음도 안일해져 몇 달을 나태하게 보냈다. 그렇게 게으름에 빠져 생활하던 어느 날 둘째 아이가 마음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마치 내 모습 같았다. 종교생활에 대해 부정적인 남편의 선입견도 여전히 나를 힘들게 하고 있었다. 대비주 수행을 하면서 나와 큰아이의 변화가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법회에 가는 것을 우려하고 견제했다. 그래서 내가 게을러졌는지도 모르겠다. 

정신차리고 둘러보니 어느새 둘째 아이가 나에게 매달려 모든 것을 다 해달라고 속박하기 시작했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아직 갈 길은 멀고 힘도 부족한데 나태함에 빠져 게을러진 것을 참회했다. 스님께서 마음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지 않으면 더 큰 것이 온다고 하신 말씀도 생각났다. 이럴 때는 더 수행하고 더 복을 지으라 하신 법문을 상기했다. 다시 마음을 다잡았다. 매일 정해진 시간에 대비주를 독송하고 스님의 동영상 법문을 녹취하기 시작했다. 법문을 직접 들을 때는 들리지 않고, 다른 도반이 녹취해 올린 법문을 읽을 때는 보이지 않던 가르침이 내 손으로 한 말씀 한 말씀 옮겨 적으니 머리에 쏙쏙 들어오고 가슴에 새겨졌다. 

남편과 둘째 아들의 기도를 하는데 문득 친정어머니와 언니들의 마음이 읽히며 깊은 감사와 참회가 일어났다. 하나로 연결된 인연들이 너무나 감사하고 사랑스러웠다. 주위의 인연들이 모두 내 수행의 스승이고 일어나는 일들이 모두 나를 깨어나게 하는 불보살님들의 뜻이었다. 감사한 마음으로 바라보니 내 현실에 펼쳐지는 모든 일이 감사하다.

‘그러니까 감사, 그럼에도 감사, 그럴수록 감사, 그것까지 감사.’

좌우명으로 여기며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예전에는 아무리 애를 써도 힘들었던 일들이 요즘은 마치 뒤에서 훈풍이 불어오는 듯하다. 누군가 내게 앞으로 나아가라고 등을 밀어주는 것만 같다. 먼저 내 마음을 잘 들여다보고 알아차리며 편안하고, 감사하고, 사랑하는 대비주수행자로 살아가는 지금이 참으로 소중하다.

‘처처대비주 인인본래불 사사불공’을 실천하는 수행과 작복으로 나도 행복하고 주위를 행복하게 하는 자기꽃을 활짝 피울 것이다.

[1591호 / 2021년 6월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