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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법석이 이 같았을까”

기자명 남배현

한국불자 위한 달라이라마 첫 법회

300 한국불자 감동속 ‘입보리행론’ 강설

“이타행 실천할 때 보리심 얻는다” 강조

부처님이 수천의 제자를 위해 펼친 법석의 장엄함이 이와 같았을까.

여수 석천사(주지 진옥 스님)가 주관하고 『법보신문』이 협찬한 ‘달라이라마의 한국 대중을 위한 첫 법문’이 한국과 세계 30여 개 국의 불자 3500여명이 자리를 함께 한 가운데 지난해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인도 북부의 오지인 다람살라의 남걀사원에서 장엄하게 봉행됐다.

세계 가톨릭의 총본부인 로마의 교황청은 물론 세계의 60여 개 국을 자유롭게 왕래하면서도 중국의 강압으로 유독 한국만은 올 수 없는 달라이라마는 한국인 불자들이 청해 성사된 이번 법석에서 한국에 갈 수 없는 서운함을 훌훌 털어내듯 세계 최고의 현자다운 가르침을 더 많이, 더 충실하게 한국의 불자들에게 전달하려 노력했다.

<사진설명>때론 재미있게, 때론 진지하게. 유머로 법문을 시작한 달라이라마는 중요한 대목에선 아주 진지하고 강렬하게 뜻을 전달했다.

“늘 나의 종교만이 아닌 이웃의 종교 역시 존중하고 이타행(利他行)을 실천하라”는 가르침을 강조해 온 달라이라마는 ‘보살행에 이르는 길’을 제시해 놓은『입보리행론』(入菩提行論)을 주제로 한 강론에서 “이타행을 행하면 결국 모든 이가 자량심을 증득할 수 있고 또 보살행을 깨달을 수 있다”고 설한 뒤 “나와 타인이 상의상관의 연기에 의해 서로 의존하고 있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직관할 때 비로소 이타행을 올곧게 실천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달라이라마는 이어 “‘나’라고 인식하는 순간 결국 ‘나’를 놓을 수 없는 것이며 그로 인해 항상심이 무엇인가 볼 수 없는 ‘무명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고 ‘무명’의 원인을 진단하면서 “이런 상태에선 다른 이에게 진정한 도움을 줄 수 있는 이타행을 결코 행할 수 없다”고 경계의 목소리를 높였다.

달라이라마는 보살행에 이르는 바른 길은 “‘나는 항상 독립할 수 없다’는 진리를 바르게 본 뒤 늘, 항상 다른 이의 행복을 함께 추구하는 이타행을 행하는 것”이라고 강설했다.

달라이라마는 법문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남걀사원 왕궁에서 한국의 불자들과 법문의 내용에 대해 자유롭게 질의하고 응답하는 시간을 별도로 가졌다. (‘달라이라마와 한국 불자들의 대화’ 다음 주 상세 보도)

달라이라마의 한국 불자를 위한 첫 대중 법문에는 송광사 방장 보성 스님을 비롯해 여수 석천사 주지 진옥, 달라이라마 제자 청전, 보성 대원사 주지 현장, 수원 봉녕사 승가대학 교무 설오 스님과 방송인 겸 신경정신학 전문 이시형 박사, 방송인 이계진 씨, 석천사 및 전국 각지의 재가 불자 등 한국인 사부대중 300여명이 동참해 남걀 사원의 중앙 법당에서『입보리행론』을 경청했다.

<사진설명>남걀사원 중앙 법당서 법문을 경청하고 있는 한국 불자들.

달라이라마의 한국 불자를 위한 대중 법문은 달라이라마가 티베트어로 한 구절을 설하면 곧이어 한국의 통역자가 그 구절을 번역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통역은 남걀사원의 강원인 체니 롭다의 사범학교에 해당되는 사라학교에서 티베트 불교를 전공하고 있는 박은정(30·티베트 법명 뗀진 된메) 씨와 설오 스님이 담당했다.

그러나 법회에 대한 정확한 개요와 진행 방법 설명 등의 부족으로 인해 불자들이 질서 정연하지 못했던 모습과 통역의 부족, 무질서한 사진 촬영 등 문제는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적됐다.

한편 여수 석천사는 법문 첫 날인 29일 오전 남걀사원의 왕궁을 방문해 달라이라마에게 한글대장경 한 질과 컴퓨터를 선물했다. 달라이라마는 평소 “스님이 되지 않았으면 공학도가 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로 컴퓨터와 전자 공학에 특히 관심이 많다.


다람살라=남배현 기자 nba7108@beop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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