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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터널 지나 ‘위드 코로나’시대 첫발

기자명 법보
  • 사설
  • 입력 2021.11.08 13:28
  • 호수 1608
  • 댓글 0

교계, 코로나19 선제적 대응 탁월  
연등회 취소, 냉철·지혜로운 결단
‘단계적 일상회복’ 방역지침에 철저
유럽 반면교사…마스크 착용해야

11월1일부터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시행됐다. 조계종도 ‘법회 수용인원의 50% 참석 가능’ 등을 뼈대로 하는 ‘사찰 방역수칙’을 전국에 전달했다. 백신접종완료자만 참석하는 경우 499명까지도 가능해 정기법회를 비롯한 직장직능 특별법회까지도 열수 있게 됐다. 언제 끝날지 모를 긴 터널을 이제 빠져 나오는 듯하다. 하지만 ‘단계적 일상회복’ 1단계가 ‘위드 코로나’시대의 첫발을 뗀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2020년 1월20일 중국 우한에서 입국한 중국 국적의 한 여성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첫 확진자가 출현했고, 2월 중순 ‘신천지발 확진자 5213명’이 발생하며 집단감염 공포가 엄습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3월11일 1968년 홍콩독감과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에 이어 세 번째로 팬데믹(Pandemic)을 선언했다. 돌이켜보면 불교계는 그동안 냉철하면서도 지혜롭게 대처해 왔다.  

코로나19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사회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지만 경제에 주는 충격이 제일 컸다. 하루 평균 2000명의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전환 결정을 내린 이유도 ‘방역 피로감’에 따른 거리두기 효과 감소뿐만 아니라 경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무게를 실었기 때문이다. 

경제 여파는 불교계에서도 밀어닥쳤다. 종교행사 금지·규제는 사실상 ‘수입의 중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주요 사찰들은 산문을 폐쇄했고, 일정 규모 이상의 법회도 스스로 자중했다. 각 지역의 사찰들은 한 생명이라도 더 살리려는 의료진을 지원하는 데 역량을 쏟아 부었다. ‘마스크 대란’이 일어났을 때도 불교계는 자체적으로 확보한 마스크를 서울시 의료시설, 이주민 법당, 중국의 사찰과·라오스 국립아동병원에 보냈다. 당시만 해도 미국과 유럽이 ‘마스크 전쟁’을 불사할 때다. 중국의 동화선사 스님들은 조계종의 중국 긴급지원의 보답으로 마스크 10만장을 갖고 입국했다. 한 개의 마스크라도 서로 나누려는 마음이 신약보다 더 귀한 백신으로 작용한다는 사실을 통찰했던 불교계다. 

부처님오신날을 한 달 뒤로 연기했고 5월 초 ‘이태원발 코로나19 확산’ 사태가 불거지자 연등회도 전격 취소했다. 왜인가? 연등회보존회의 일성이 지금도 생생하다. “우리 사회를 위협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무엇보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야 한다고 뜻을 모았습니다.” 아울러 ‘희망과 치유의 연등을 밝힙니다!(Light the Lantern of Hope and Healing)’의 2020년 봉축표어처럼 국민들의 심리·정서 회복에도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 정부의 방역지침과 궤를 함께 한 결과 대규모 집단감염의 근원지로 사찰이나 불교대학, 템플스테이 등이 꼽힌 적은 없었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발생 억제보다 사망 방지와 위중증 환자 관리에 초점을 맞추는 정책이다. 단계 격상은 4주간의 이행기간과 2주간의 평가기간을 거치는데 백신 접종률 병상 여력, 위 중증환자 사망자 규모, 감염재생산지수 등을 감안해 다음 단계로의 전환 여부를 결정한다. 2021년 11월1일부터 2022년 1월까지 3단계에 걸쳐 추진된다. 긴 터널에서는 벗어났지만 아직 3개의 터널이 남아 있는 것이다. 방역지침은 선로다. 

방역지침을 어긴다는 건 탈선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만큼 스스로 전복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독일, 영국 등 ‘위드 코로나’ 선언과 함께 마스크를 벗은 유럽은 다시 팬데믹의 진원지가 되고 있다. 최근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김부겸 총리의 종교지도자 오찬 초청간담회에서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단계적 일상회복이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총리는 “종교계가 그간 불편을 감내하면서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모범적으로 대응하고 노력해 준 것에 감사하다”며 “이번 일상회복 전환이 ‘방역이완’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만큼 마스크 착용 등 핵심방역 수칙을 철저히 준수해 달라”고 요청했다.

조계종을 비롯한 각 종단과 전국의 사찰·단체들은 유럽의 상황을 반면교사 삼아 ‘단계적 일상회복’에 따른 방역지침을 철저히 지켜주기를 바란다. 

[1608호 / 2021년 11월1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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