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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니 기도 김윤성(청안, 56) - 하

기자명 법보

머릿속에 ‘쑥’하고 들어온 다라니
이를 계기 삼아 다시 불법 공부
‘다라니기도 수행단’ 동참하며
코로나19에도 기도 정진 계속해

청안, 56
청안, 56

아내는 그날 휴가를 냈다. 나도 어쩔 수 없이 아내를 따라 휴가를 내고 성지순례 동참버스에 올랐다. 

버스안에서 도반들과 나는 예불을 드렸다. 예불이 끝나자 스피커에서 호연 스님의 ‘다라니독경’  소리가 흘러나왔다. 아내는 내 어깨를 툭 치며 나지막히 “당신, 다라니 외우고 있어” 라고 말했다. 나도 모르게 ‘다라니독경’을 따라하고 있었다. 그때 외우려 수 없이 노력해도 외워지지 않던 다라니가 머릿속에 ‘쑥’하고 들어온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맺은 인연으로 그해 정혜선원 기초교리반을 등록해 처음부터 부처님 가르침을 다시 배우게 됐다. 정혜선원에서 절하는 법을 비롯한 사찰에서 지켜야할 예법 등 불자로서 가져야할 여러 교양과 불교상식에 대해 공부했다. 매주 일요일 오전 정혜선원에서 사시예불을 드리고, 토요일 저녁 ‘다라니기도’를 드리는 시간이 기대되고 기다려졌다. 

어느날 나도 모르게 ‘불자로서 무엇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일요일 아침마다 선원에 가서 청소를 비롯해 다양한 일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정혜선원에서 ‘다라니기도 수행단’이 창단했다. 당연히 나도 수행단에 참가했다. ‘다라니기도 수행단’은 부처님 가르침을 받들고, 정법을 수호하며, 자리이타의 정신을 실천하고자 모인 불자들의 기도모임이다. 기도와 나눔, 정진을 통해 쌓여진 포교의 공덕을 모든 불자들과 함께 나누며, 다라니기도수행단이 전국적 기도수행단이 되도록 노력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단했다. 나는 수행단원으로서 다라니기도 21독, 다라니 전파를 위한 릴레이 100일 기도, 100일 사경 등 꾸준히 동참했다. 

그러던 와중 코로나19가 창궐했다. 확산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선원에서 기도를 이어갈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단원으로서 기도를 멈출 수 없다고 생각한 나는 가까운 도봉산 도봉사 나무 아래서, 혹은 신도가 없는 시간에 대웅전에서 다라니기도를 지속했다. 코로나19로 도반들과 함께 기도하는 시간과 공간이 없어지면서 온라인 기도로 형태를 변경하고, 매일 다라니기도 이후 단체카톡방에 다라니기도 수행을 서로 공유하기도 했다. 가끔 도봉사에서 몇몇 도반과 함께 서로 멀리 떨어져 각자 기도를 하기도 했다. 

혼자 기도하고 카카오톡 단체톡방과 밴드 채팅방에서 기도수행을 공유하는 것도 좋지만 아무래도 함께하는 데서 나오는 기도의 기운과 느낌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봄부터 도봉사에서 매주 토요일 다라니기도수행단 도반님들과 모여 기도를 함께하고 있다. 도봉사 약사전에 모여 호연 스님의 ‘다라니독경’과 함께 1시간동안 기도한다. 

사실 가끔은 기도에 집중하지 못해 졸기도 하고 여러 상념이 생기기도 한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기도에 집중하는 시간이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어느 책에서 본 글이 생각 나 옮겨 본다.

“너희들은 숫자가 중요해서 숫자 새는 것을 중심으로 기도하느냐?” 

우리도 기도할 때 숫자를 새는 것에 중점을 두지 말고, 진실되게 마음속에서 우러나는 발심으로 기도해야 한다.

이를 마음에 새기고 나도 찰나의 순간이라도 진실로 마음속에 우러나서 기도를 하고자 거듭 다짐해 본다. 더 나아가 아직 인연을 맺지 못한 분들이 도봉사로  찾아와 호연 스님과 수행단원들과 함께 다라니 기도하며 정진하길 바란다.

내가 인간의 몸을 받고,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하려는 것을 보니 전생에 나쁜 놈으로 살지는 않았나보다. 글을 읽고, 쓰고, 말하고, 듣고, 보고, 움직이는데 불편함이 없는 몸을 주신 부모님께 감사하며 부처님 법에 좀더 가까이 가기를 발원한다. 나와 함께하는 도반들, 나를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그리고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부처님께서 가르쳐주신 바를 배우며 실천하고 깨달음을 얻어 성불하길 기도한다.

내가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살아있는 것에 감사드립니다. 기도할 수 있는 귀한 인간의 몸을 가지고 있음에 감사합니다. 좋은 스승 만나 좋은 가르침을 받아 공부할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화내지 말고, 근심걱정하지 말고, 매사에 감사하고, 흉보지 말고, 늘 베풀며 살라고 가르쳐주신 정혜선원 호연 스님에게 감사드립니다.

[1609호 / 2021년 11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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