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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 대학수학능력시험 날의 단상 - 동국대 정각원과 대각전에서

기자명 최명숙

장애불자 학생 한 명 일지라도 관심 필요

학창시절 불교학생회 활동이
현재 신행활동에 큰 영향 줘
장애인 불자 학생들도 몸 담길
장애인포교 범위·방법 넒혀야

대각전의 금동석가여래좌상.
대각전의 금동석가여래좌상.

장충동 동국대학교 내에는 정각원과 대각전이 있다. 정각원은 많이 알고 있지만, 이해랑예술극장 2층에 자리한 대각전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수능시험이 있던 날, 만추의 동국대 안 정각원과 대각전을 다녀왔다. 만추의 남산과 동국대 교정은 낙엽이 발 밑에서 얕은 바람에도 굴러다녔다. 낙엽 냄새는 차분하다가도 여러 상념의 파동을 일으켰다. 동국대학교 문을 들어서면서 문득 여러 대학에는 불교학생회가 있고 대학생불교연합회, 대한불교청년회 등도 있음이 떠올랐다, 서울 신촌에 있는 한 대학에서 불교학생회 지도법사로 활동하시는 스님께 코로나를 거치면서 불교학생회 학생수가 늘었다는 말씀을 최근에 들은 적이 있다. 그리고 장애불자 학생이 불교학생회 활동하는 대학이 있을 법한데, 몇 명이나 활동을 하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다. 이런 생각이 든 것은 나 역시 고등학교 때 불교학생회 활동이 현재의 신행생활에 큰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낙엽과 상념들과 벗하며 정각원에 도착했다. 정각원 건물은 원래 전 서울고등학교가 위치하고 있던 경희궁의 정전인 숭정전이었다고 한다. 경희궁은 선조의 아들인 정원군의 사저였던 것을 광해군 8년에 궁으로 승격 개축해 경덕궁이라 하였으나, 영조에 이르러 경희궁으로 그 명칭이 바뀌었다. 1926년 3월 지금의 동국대학교 북쪽 자리로 이전하였다가, 1976년 9월 현재의 자리로 옮겨 법당으로 장엄된 뒤, 1977년 2월 정각원으로 개원되었다. 

법당에는 한 남학생이 절을 하고 있었고 한 노 보살님이 염주를 돌리면서 무엇인가 간절한 기도를 하고 있었다. 혹시 손자가 오늘 수능시험을 치르고 있지는 않을까 짐작을 해보았다.

정각원의 여러 법회 중에는 재학생 수요법회도 있다고 하니 불자 학생들은 참 복이 많은 듯했다.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불법을 생동감 있게 전해주고 더욱 향기롭고 즐거운 학교생활을 만들어 줄 것 같다. 내년 신입생 중에 장애불자학생이 있다면 재학생 수요법회에 참석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동국대학교 문화관 이해랑예술극장은 여러 번 찾은 적이 있지만 같은 건물에 있는 대각전은 처음 찾았다. 1997년 개원한 대각전 법당은 이해랑예술극장 2층에 위치하고 있으며 2~3층 통층 구조로 되어있고 지하철 동대입구역에서 도보로 4~5분 거리에 있어 누구나 쉽게 찾아올 수 있다.

대각전 법당은 중앙에 금동석가여래좌상을 본존불로 모시고 그 뒷면에 광배 형태로 일만의 부처님을 봉안하도록 되어있다. 법당은 현대적 건물 구조에 전통 단청으로 장엄하여 현대미와 고전미를 동시에 갖추고 있다. 불교중흥과 종립대학 발전에 대한 염원을 담아 1997년 법당 개원 이래 현재까지 만불 봉안 불사를 추진해 오며 매년 12월 봉안법회를 봉행하고 있다고 하니 그 원력이 대단하다. 

조금은 어두운 법당 안에 금동석가여래좌상이 광채로 빛나고 그 앞에서 흰 옷을 입은 한 학생이 경전을 읽으며 기도를 하고 있었다. 수능시험을 보는 모든 학생이 좋은 성적을 거두고 특히 장애불자학생들이 각 대학에 있는 불교학생회에서 활동을 하면서 순조롭게 대학 생활과 신행 생활을 하기를 발원하였다. 

장애인포교 대상의 범위와 방법도 폭넓어져야 한다. 한 사람이 촛불을 켜는 것보다는, 여러 사람이 함께 켜는 것이 더 밝아지고. 혼자 걷는 것보다는 더불어 걷는 것이 서로에게 의지가 되듯 단 한 명의 장애불자 학생이라도 관심 갖고 이끌어주어야 한다. 이렇게 하여 그들이 하나둘 모이다 보면 결국 장애인포교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장애인 포교의 미래가 밝을 것이다.

오는 12월3일은 세계장애인의 날이다. 절이나 이웃에서 만나는 장애인이 있다면 먼저 다가가서 반가이 인사 나누기를 권한다.

최명숙 보리수아래 대표 cmsook1009@naver.com

[1611호 / 2021년 12월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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