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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 아바타인 유마에게 삶의 지혜 배우라

  • 불서
  • 입력 2021.12.06 11:37
  • 호수 1612
  • 댓글 0

부처와 중생 둘 아닌 불이법문이 핵심
‘위드 병고 시대’에 가장 적합한 경전
부처 행을 수행하는 행불 실천교과서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월호 스님 지음 / 조계종출판사
444쪽 / 1만8000원

월호 스님은 “유마경을 통해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달아 애착을 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고 말한다.
월호 스님은 “유마경을 통해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달아 애착을 쉬는 것이 최상의 삶”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생명들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산천초목들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

불교교리가 아무리 뛰어나도 아파하는 중생과 생명들을 외면한다면 그 심오한 교리는 아무런 가치도, 쓸모도 없는 이론에 불과할 뿐이다. 그래서 유마거사는 불교를 어설프게 공부한 사람들의 편협한 안목을 깨뜨려 인간의 본성을 깨우치고, 대승불교의 근본과 줄기들을 총망라해 불교공부의 진실로 돌아가는 길을 전했다.

유마거사는 부처님의 재가제자로, 중인도 바이샬리의 대자산가였다. 그는 세속에 살지만 대승불교 교리에 정통하고 수행이 깊어 출가수행자들도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 유마거사가 병을 칭하고 누워 부처님 제자와 보살들이 문병하러 온 것을 기회로 문수보살 등과 불법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고, 그 이야기들을 엮은 경전이 바로 ‘유마경’이다.

‘유마경’은 부처님 십대 제자들이 선정(禪定)·지계(持戒)·걸식(乞食)·불신(佛身) 등에 대해 갖고 있는 사상이나 실천수행에 대해 유마거사가 그 잘못을 지적하고 그들을 참된 진리의 길로 인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 핵심 사상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번뇌와 보리가 둘이 아니고, 부처와 중생이 둘이 아니다”라는 ‘불이법문(不二法門)’이다. 그 유명한 ‘중생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는 말도 바로 여기서 비롯됐다.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

행불선원장 월호 스님이 전 세계 모든 이들이 함께 겪는 ‘위드 병고시대’를 맞아 “병고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설한 ‘유마경’이 현 시대에 꼭 맞는 이야기”라며 ‘불이법문’의 핵심이 담긴 경전을 풀어내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에 옮겼다.

“요즈음이야말로 ‘중생이 아프므로 나도 아프다’는 유마거사의 말이 실감나는 시기다. 인류는 운명공동체이며, 인류의 대다수가 코로나19에서 벗어나야 비로소 나도 벗어나는 것이다. 너와 나, 인간과 자연이 둘이 아니라는 ‘유마경’의 지혜를 잘 전해서 모든 생명이 해탈의 길로 나아가기를 기원한다”는 스님은 “중생들에게 생긴 병의 원인, 병을 바라보는 시선, 어떻게 하면 나을 수 있는지를 자세하게 담고 있는 경전”이라며 이 시대에 가장 적합한 경전이 바로 ‘유마경’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더불어 ‘유마경’의 진면목을 조화로움으로 설명하고 있다. “‘유마경’의 주연은 유마거사와 문수보살, 사리불 등이다. 유마는 행불의 경지, 문수보살은 대승보살의 경지, 사리불은 성문‧연각의 입장을 대변해주고 있다. 또 사리불은 색즉시공을, 문수보살은 공즉시색을, 유마 장자는 색즉시색을 설하고 있다. 세 가지가 다 표현돼 있는 것이다. 덕분에 명료하게 뜻을 파악할 수 있다. 이게 ‘유마경’의 장점이다. 보통 초기경전은 성문의 입장인 ‘색즉시공’, 대승경전은 보살의 입장인 ‘공즉시색’의 입장을 주로 설하는데, ‘유마경’은 그 두 가지를 바탕으로 한 ‘색즉시색’의 입장, 즉 부처님의 안목을 설해주고 있다”는 것. 초기불교와 대승불교, 그리고 선불교를 공부하면서도 무엇인가 상호 이질적인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유마경’은 마치 코끼리 전체를 제대로 본 것처럼 부처님 가르침을 오롯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준다는 것이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또 유마거사를 부처님의 아바타라고 전제, “‘유마경’에서는 ‘번뇌를 끊지 않고 열반에 들어간다’고 말한다. 번뇌는 끊어야 하는 것이 아니라 활용해야 하는 것이다. 시시때때로 일어나고 사라지는 번뇌가 실체 없음을 관찰하며 관찰자의 입장에 서는 것이 열반에 들어가는 것이다. 관찰자는 항상하고, 즐겁고, 불성인 ‘내’가 있고, 청정하기 때문”이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이 몸과 마음 어디에 고정된 실체로서의 ‘나’가 있겠는가? 몸도 아바타, 마음도 아바타, 나도 아바타, 너도 아바타일 뿐. 우리 모두 아바타임을 깨쳐 자신의 애착은 쉬되, 남에게는 따뜻한 애정을 머금고 살아가는 것이 최상”이라고 부처님의 아바타인 유마거사의 가르침에서 현재를 살아가는 지혜를 얻을 것을 당부했다. 

이처럼 “몸도 마음도 나도 너도 모두 아바타일 뿐이니 관찰자 입장에서 자신을 바라보는 지혜로운 삶을 살아갈 것”을 주문한 월호 스님이 부처님을 연출자로, 유마거사를 주인공으로 상정해서 풀어낸 책은 ‘제1막 암라팔리 동산과 유마방’ ‘제2막 유마의 텅빈 방’ ‘제3막 다시 암라팔리 동산’ 등 전체 3막 14장으로 구성됐다.

부처님 깨달음의 경지를 설한 ‘화엄경’의 방대하고 심오한 내용을 농축시켜 엑기스로 만든 ‘유마경’을 “부처의 행을 수행하는 ‘행불(行佛)’의 실천 교과서”라고 말하는 ‘월호 스님의 유마경 강설’에서 코로나19 시대에 병고로 고통 받는 나와 이웃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서로의 아픔을 나누면서 치유해 나갈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심정섭 전문위원 sjs88@beopbo.com

[1612호 / 2021년 12월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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