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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비주수행 최건숙(보련화·69) - 하

기자명 법보

자신 바꾼 대비주 인연에 감사
백중기도 전날 특별한 체험도
험담하는 마음, 축원으로 변화
법명처럼 보배 연꽃 피워낼 것

보련화·69
보련화·69

아들을 설판재자로 입재하고 그 어느 때보다 정성 들여 기도했다. 아들의 진급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일어나는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거듭 내려놓았다. 매일 새벽에 수행하고 농사일로 금요법회에 가지 못 할 때는 유튜브로 실시간 법회에 동참했다. 

수행 중반쯤, 아들이 전화로 1주일 뒤에 진급 발표가 있다고 했다. 통화하는데 이미 진급된 것과 같은 기쁨과 편안함이 느껴졌다. 발표될 때까지 더욱 정성스럽게 대비주를 외웠다. 드디어 발표 당일, 그렇게 오랫동안 마음을 졸이며 기다렸던 아들의 진급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대비주수행의 목적이 아들의 진급성취였고 결국 이뤄졌다. 그런데 더 큰 성취가 있었다. 내가 변하고 있었다. 변한다기보다 본래 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이다. 스승을 모시고 수행한다는 것이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기도에 진척이 있었고 마음이 편안했다. 생각해 보니 아들의 진급이 늦어진 것이 어쩌면 가피 중의 가피인지도 모른다. 일찍 진급했다면 대비주와의 인연도, 내 자신이 변하는 일도 없었을 테니 말이다.

백중기도 중에는 특별한 체험도 했다. 평소 백중기도는 꼭 올렸던 터라 이번에도 조상님들을 기도에 올렸다. 그런데 입재기도 전날, 꿈에 시백모님이 우리 집 방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앉아 계셨다. ‘큰어머님이 왜 우리 방에 계시지’ 하며 잠에서 깼다. 생전 가깝게 지냈던 시백모님이 백중기도를 올려달라고 메시지를 보내셨던 것이다. 눈물도 참 많이 쏟았다.  조상님들이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할 수 있게 해주신 귀한 뿌리인데도 지금껏 잘 해드리지 못한 미안함과 후회, 그리고 참회에서 나온 눈물이었다. 모두 돌아가셨지만 내 마음 안에 늘 함께 계신다는 스님의 가르침이 받아들여지고 위로가 됐다. 그 어느 때보다 정성을 다한 특별한 백중기도였다. 

대비주기도를 하면서 가장 변화는 남을 험담하는 마음이 축원하는 마음으로 변화된 것이다. 자주 내 마음에 자리 잡고 있는 인연들을 떠올리며 ‘미안합니다. 용서하세요.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고 축원한다. 알게 모르게 상처를 준 인연들에게도 참회하고 축원하다 보니 그동안 서운하고 서먹했던 시아주버님에게 용서를 구하고자 하는 마음이 일어났다. 추석 차례를 지내고 내가 먼저 사과와 화해의 손을 내밀었다. 마음의 변화에서 일어난 시아주버님과의 화해는 분명 대비주 덕분이다.

지금은 농사를 줄이고 묘목농원을 하고 있다. 대비주수행을 한 뒤로 묘목들을 돌보는 자세도 달라졌다. 우리 부부가 잘 키운 묘목이 새 주인을 만나 건강하게 자라기를 기원하며 대비주를 외우면 저절로 감사하고 고마운 마음이 일어난다. 그 덕분인지 올해는 알맞게 자라 가장 예쁠 때 모두 새 주인을 만났다. 

덕양선원은 온라인 카페와 유튜브 활동이 활발하다. 덕분에 나처럼 지방에 있어 매번 절에 못 가는 사람도 멈추지 않고 수행할 수 있어 참 좋다. 최근 카페에서 특별수행이 있었다. 매일 가행정진하고 수행일기를 적고 스님에게 점검을 받았다. 매일 수행정진하던 중 문득 젊은 시절에 받은 ‘보련화’라는 법명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진작 정확하게 알아두지 못한 후회가 일어났다. 그런데 법상 스님이 어찌 아시고 “삶과 만난 인연이 본래불임을 알아보고 대자대비로 가꾸면 보배 연꽃으로 피어난다”고 댓글을 달아주셨다.  궁금증이 일시에 해소됐다.  

송이송이 아름다운 보배연꽃을 피워낼 보련화의 시절인연이 도래했다. 지나온 삶을 되돌아볼 때 고난과 고통이 따른 것은 나의 인연들에게 공들이지 않고 감사하게 받아들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있는 곳이 도량이고 내 인연들에게 공을 들이고 내 일로 불공을 올리는 수행법을 늘 일깨워 주시는 법상 스님의 가르침이 너무나 감사하다. 대비주로 내 깊은 의식을 정화시켜 물질적 정신적 풍요를 성취할 것이다. 

‘내 소원은 성취된다.’

덕양선원에 처음 올 때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절박한 심정이었는데 돌아보니 든든한 동아줄을 잡은 셈이다. 우공이산의 가르침처럼 원력을 세우고 간절하게 나아가면 내 자리에서 송이송이 보배 연꽃을 피워내리라는 원이 반드시 이루어지리라.
 

[1613호 / 2021년 12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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