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계 홍보대사 활용 왜 침체 못 벗어나나

  • 교계
  • 입력 2022.01.10 17:15
  • 수정 2022.01.12 16:40
  • 호수 1616
  • 댓글 3

기준 없이 즉흥적인 선정 대부분
체계적으로 관리할 매뉴얼 필요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기사와 관련없는 이미지.

공공기관, 복지, NGO단체가 소위 ‘잘나가는’ 연예인이나 스포츠 스타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일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인물을 내세워 이미지를 제고하고 그 단체가 진행하는 사업의 공감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구호활동, 사회 캠페인 등 각 단체들이 진행하는 사업을 알리고 사람들의 참여를 독려하며 해당 사업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것은 오로지 홍보대사의 역량에 달렸다. 단순히 ‘얼굴마담’에 그치지 않고 직접 활동에 동참하면서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홍보대사가 널리 얼굴이 알려진 사람이거나 평소 신뢰가 가는 이미지를 쌓은 사람이면 시너지 효과는 배가된다. 언론매체들이 해당 홍보대사가 참여하는 사업을 연이어 보도하는가 하면 SNS 등을 통해 사업 소식이 퍼져나가는 일이 잦다. 그렇기에 이웃종교계 복지 및 NGO단체들은 일찍부터 그 중요성을 공감하고 홍보대사 위촉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교계는 홍보대사 활용도가 떨어져 이웃종교계의 모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독교계에서 운영하는 대표적 NGO 단체인 월드비전, 굿네이버스의 경우 홍보대사 위촉에 세심하다. 대상자를 선정하고 동참을 이끌어내기까지 1~2년은 족히 소요된다. 해당 단체에 얼마만큼 책임감을 갖고 홍보대사에 임할지, 얼마나 지속적으로 활동에 동참할 수 있을지 대상자와 단체 상호간 숙고의 시간을 충분히 갖는다. 그 과정에서 동기부여가 이뤄져 홍보대사는 장차 단체와 사업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세이브더칠드런도 캠페인 전담팀에서 홍보대사 후보군을 정한 뒤 단체의 비전과 미션에 맞는 행보를 보이는 인플루언서, 연예인, 오피니언 리더들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한 후 홍보대사 위촉이 이뤄지고 있다.

이러한 선정 작업은 모두 철저하게 매뉴얼에 입각해 이뤄지고 있다. 매뉴얼에 따라 전담팀을 구성하고 홍보대사를 검증함으로써 중도 하차를 막고 홍보 효과를 높인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세이브더칠드런 측은 “오랫동안 심사숙고 한 뒤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있어 홍보대사의 자체적인 후원과 모금도 활발해지고 있으며 또 자발적으로 SNS에 홍보를 하거나 행사를 신청하며 신뢰감을 심어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불교계도 2000년대 들어 연예인, 스포츠 스타 등 유명 인사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단체들이 크게 늘었다. 2000년을 기점으로 생명나눔실천본부가 가수 김흥국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면서부터다. 이후 조계종복지재단, 아름다운동행, JTS, 로터스월드, 굿월드 자선은행, 승가원 등 여러 단체가 홍보대사에 위촉에 뛰어들었다. 배우 장동건, 가수 김민종, 야구선수 이대호 등이 홍보대사로 활동했다. 대표 불자 연예인으로 알려진 고두심, 전원주, 선우용녀도 홍보대사로 활동하기 시작해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불교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홍보대사를 활용하는 곳은 생명나눔실천본부다. 종교, 의학, 스포츠, 방송·영화, 음악 등 영역별로 홍보대사를 위촉하며 장기기증 서약과 함께 행사 참여와 담당자 연락 등을 통해 활동을 독려하고 있다.

그러나 불교계 홍보대사 활용이 이뤄지고 있는 곳은 여전히 조계종복지재단을 비롯해 생명나눔, 아름다운동행 등 손에 꼽을 정도다. 이웃 종교가 운영하는 복지법인이나 NGO 단체에 비해 실속이 없다는 아쉬운 평가도 적지않다. 홍보대사를 각종 행사에 동참시키며 지속적인 대중의 관심을 얻고자 해도 활동이 적극적이지 않아 일회성 홍보에 그치는 경우도 허다하다.

그 이유로는 운영 매뉴얼의 부재가 우선 꼽힌다. 단체의 성격, 사업의 속성, 홍보대사의 자질 등 매뉴얼이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다보니 일단 홍보대사를 뽑고 보자며 구색 맞추기에만 급급한 실정이다. 뚜렷한 선정기준과 운영 계획 없이 스님의 친분관계로 홍보대사를 위촉하고 있고, 관리운영 시스템도 갖춰져 있지 않아 홍보대사 관리에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관리가 부실하다 보면 일정이 겹쳐 홍보대사로 위촉할 인력풀이 부족하다는 점도 원인으로 제기된다. 불자의 경우 기독교와 달리 종교를 드러내는 경우가 드물어 홍보대사 선택의 폭이 좁을 수밖에 없다. 대상을 발굴하고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홍보대사 위촉 준비에만 1~2년이 걸리는 이웃 종교와 달리 불교계의 경우 철저한 점검 대신 인사의 유명세, 추천에 의해 알음알음 이뤄지고 있는 실정이다. 단체의 비전과 미션에 걸맞은 인물을 위촉하는 것이 아닌 주먹구구식으로 기용이 이뤄져 해당 단체와 사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는 홍보대사를 만나기는 더욱 어려운 것이다. 이러다 보니 애정을 당부하기도 쉽지 않다. 현 실태에 대한 자성과 해결책이 마련되지 못하면 ‘무늬만 홍보대사’ 문제를 피할 길이 없어 보인다.

각 단체별로 진행하는 사업의 성격에 맞게 홍보대사를 위촉, 관리하는 전담팀과 홍보대사 운영 매뉴얼을 구축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제언한다. 구색 맞추기 용으로 홍보대사를 위촉할 것이 아닌 이웃종교를 본보기로 삼아 사업의 장기 운영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홍보대사를 임명하고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경담 조계종복지재단 팀장은 “홍보는 마음을 움직이는 일이고 따라서 홍보대사부터 마음 깊이 활동에 얽힌 철학을 이해해야 비로소 대중들의 마음에 닿을 수 있다”면서 “불자 홍보대사를 발굴하고 참여를 부탁하는 것에 인내심을 갖고 장기간 공을 들인다면 부족한 인력 풀도 충분히 넓힐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금호 로터스월드 사무국장도 “홍보대사의 마음이 중요하고, 단체 또한 홍보대사를 활용하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며 “교계 복지, NGO단체의 경우 사업 수행에 있어 모금이 필연적이다. 모연에 있어 홍보대사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선 홍보대사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필요한 과제를 차분히 밟아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16호 / 2022년 1월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