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국대 전 이사장 법산 스님, ‘금강경’ 6만독 회향법회

  • 교계
  • 입력 2022.01.10 19:18
  • 수정 2022.01.10 19:20
  • 호수 1617
  • 댓글 1

1월9일 서울 광림사 연화원서 ‘금강경 6만독’ 회향법회 봉행
시각장애인 위한 점자책 보시도…“숫자 상관없이 정진 서원”

“‘금강경’은 깨달음으로 가기 위해 마음을 비우는 길, 참회하는 길, 우리가 본래 자성을 찾아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꽃길입니다. ‘금강경’을 독송하면 마음의 짐이 점차 덜어지고, 어두움이 점차 걷힙니다. 어느 순간 육조 혜능 스님이 오조 홍인 스님 앞에서 경전을 덮던 그 순간이 우리 마음에 나타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전 동국대 이사장 법산 스님의 ‘금강경’ 6만독 회향법회가 1월9일 서울 광림사(주지 해성 스님) 연화원 법당에서 봉행됐다. 이 자리에는 주인공인 법산 스님을 비롯해 광림사 주지 해성, 서울 행복사 주지 능인 스님과 스님의 6만독 회향을 축하하기 위해 모인 시각·청각장애인 불자들, 비장애인 불자들 50여명이 자리했다. 법회는 방열체크, 손소독,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법회는 점자로 시각장애인들과 함께하는 ‘금강경’ 봉독으로 시작됐다. 시각장애인들은 법산 스님의 목소리를 따라 손끝으로 점자를 천천히 짚으며 ‘금강경’을 따라 읽었다. 점자 ‘금강경’은 눈이 불편해 제대로 부처님의 가르침을 접하지 못하는 장애인불자들을 위해 법산 스님이 보시한 것으로 스님은 동국대에서 정년퇴임한 후에도 매월 둘째 주 일요일마다 연화원에서 법문을 설하며 장애인불자들과 인연을 맺어왔다.

봉독이 끝나자 스님의 법문을 청하는 청법가가 울려퍼졌다. 법산 스님은 법문에서 오조 홍인 스님과 육조 혜능 스님의 일화를 통해 발심의 계기와 ‘금강경’의 수승함을 전했다. 스님은 “10만독을 해야겠다고 발원하고 하루 1독을 해야겠다고 생각하니 300년이 걸린다고 들었다. 비록 300년은 못 살더라도 10만독을 끝까지 해야겠다고 한 이유는 정진하는 동안 무엇인가 마음을 탁 비우고 부처님같이 됐을 때 ‘금강경’을 덮지 않겠냐는 생각에 지금까지 수행을 이어왔다”며 “육조 혜능 스님도 오조 홍인 스님의 법문을 들을 때 응무소주(應無所住) 이생기심(而生其心)이라는 구절에서 ‘금강경’을 덮었고 홍인 스님은 뒷부분을 설명하지 않은 채 의발을 전수했다”고 설했다. 스님은 이어 “이것이 혜능 스님의 번뇌망상이 없어지고 세상에 환하게 열리는 순간이었으며 통달한 그 마음이 바로 부처님의 세계이자 깨달음의 경계”라고 말했다.

법산 스님은 불자들에게 독송에 참여할 것도 권유했다. 스님은 “남원 백장암의 버려진 무덤에 대해 쓴 시를 시각장애인들이 점자로 짚으며 낭송하는 모습을 보고 점자로도 경전의 의미가 마음마다 새겨지며 깨달음으로 가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실감했다”며 “비장애인, 장애인 모두가 좋은 도반으로서 마음이 열리는 날까지 숫자에 상관없이 열심히 정진하자”고 당부했다.

스님의 법문에 일부 시각장애인 불자들은 점자경전을 손으로 되짚었다. 해성 스님의 수어로 법문을 이해한 청각장애인 불자들도 저마다 고개를 끄덕였다.

법회의 끝은 법산 스님의 6만독 회향을 축하하는 공연으로 마무리됐다. 광림사수어사랑합창단이 ‘연화의 향기’ ‘우리도 부처님같이’와 조영섭 기타연주가와 류정숙 불자의 ‘바람이 아니더라도’가 분위기를 돋궜다. 이어 능인 스님의 에어로폰 연주, 박인숙 불자의 축시 낭독, 배우 전원주씨와 김경애씨의 축가공연이 이어졌다.

법산 스님은 2001년 11월17일 ‘금강경’ 독송 10만독을 발원한 이후 현재까지 하루도 빼놓지 않고 정진의 끈을 이어왔다. 매일 10독씩 하더라도 30여년이 걸리는 긴 여정이다. 법산 스님은 “‘금강경’을 독송하면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하고 욕하더라도 인욕하며 허물을 참회할 수 있게 된다”며 “한 자 한 자 읽으며 마음을 비우고 깨달음의 길로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