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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송광사 회주 금산 도영 스님

내 마음 잘 다스려 더불어 잘 살아가는 길 알려주는 것이 불교

마음 맑혀 몸과 입으로 좋은 업 지으면 곧 청정국토
봉사‧역지사지‧긍정적 마음 가질 때 더불어 살게 돼
템플스테이로 불교 이해하고 불교적 삶 깊이 새기길

도영 스님은 “불교는 복을 비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해 스스로 복을 짓는 작복의 종교”라고 말했다.
도영 스님은 “불교는 복을 비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해 스스로 복을 짓는 작복의 종교”라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멈추지 않는 상황에서 송년법회와 장학금 수여식을 하는 것이 어쩌면 무리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지난해는 장학금을 송금하는 것으로 수여식을 대신했는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일 년 내내 끝없이 코로나19가 지속되면서 여러분을 볼 기회 자체가 없게 됐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간단하게나마 얼굴을 보면서 장학금을 수여하고, 질병 속에 고통 받는 불자님들과 학생들에게 짧게나마 말씀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유심청정(唯心淸淨)이라 했듯, 오직 마음을 청정하게 지니고 있으면 바로 청정국토입니다. 코로나19라는 질병 속에서 혼란을 겪을 수도 있겠으나, 마음을 청정히 하고 몸과 입으로 좋은 업을 지으면 청정국토가 멀리 있지 않게 됩니다. 그래서 장학증서에도 10가지 십선을 실천하는 삶을 살아달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불교는 마음을 다스리는 종교입니다.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려 있습니다. ‘일체유심조’입니다. 마음을 청정하게 하면 몸으로 짓는 업, 입으로 짓는 업, 또 생각으로 짓는 업 등 신‧구‧의 삼업을 청정하게 가질 수 있습니다. 평소에 우리 신도님들에게 항상 하는 이야기입니다만, 오늘은 수상자들에게 주로 말씀을 드리고자 합니다. 

여러분의 부모님들은 부처님 가르침을 믿고 따르며 기도하는 것은 물론 여러분들을 위해 온갖 정성을 다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학업에 충실하면서 바쁜 일정이 있고, 그래서 부모님과 같이 부처님 가르침을 배우고 실천하고 기도하는 시간이 많을 수 없기에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진행하게 될 향후의 1박2일 템플스테이 기간 동안 조금이라도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기를 바랍니다.

오늘은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몇 가지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요즘 젊은 청년들이나 학생들은 부모님들이 과잉보호한 부분도 있고 해서, 자신들이 부모님들로부터 받는 것이 당연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부모님의 소중함을 모르고, 학교를 다니는 동안 부모님을 대신해 보호하고 가르침을 베푼 스승님들에 대한 감사함도 잘 느끼지 못하는 듯합니다. 이 자리를 빌어 지금의 여러분이 있기까지 수고를 아끼지 않은 부모님의 은혜, 스승의 은혜를 다시 한번 생각하고 감사함을 잊지 않기를 당부합니다.

여러분이 부모님과 스승으로부터 받은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내가 주인’이라는 주인의식을 갖고 주인답게 살면서 자신이 해야 될 역할을 다 하는 것입니다.

아무리 교수님이 훌륭하고, 아무리 부모님이 훌륭하다고 해도 내가 그 가르침을 받아 그만한 인격을 갖추고 자격을 갖췄을 때에야 다른 사람들도 나를 인정해주게 되는 것이고, 그렇게 될 때 스스로 자신의 역할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보다 더 성실하게 임하고,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살아가는 것이 은혜를 갚는 지름길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그러면서 항상 거짓 없이 진실된 삶을 사는 것이 친구들이나 일가친척, 이웃 등 더불어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신뢰를 받는 그러한 삶이 되는 것입니다. 여러분이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떠한 마음으로 살아가야 하는 것이 올바른 삶인지를 이렇게 말씀드렸습니다.

불교는 어떤 절대자를 믿는 신앙이 아닙니다. 내 마음을 잘 다스리면서 더불어 잘 살아가는 길을 알려주는 것이 부처님 가르침입니다. ‘불이사상’은 너와 내가 둘이 아니고, 자연과 내가 둘이 아님을 알게 하는 가르침입니다. 그래서 항상 이 ‘불이’를 마음에 새기고, 부모님 입장에서, 형제들 입장에서, 일가친척과 이웃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배려하는 그런 삶을 살아가기를 바랍니다. 그런 삶이 바로 가장 잘 사는 삶입니다.

배려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적합한 실천행 가운데 ‘더불어 함께 잘살기 운동’이 있습니다. 이 ‘더불어 함께 잘살기 운동’ 중에 첫 번째가 항상 봉사라는 마음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내가 열심히 공부해서 실력을 갖추는 것은, 그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돌려주고 나눠주기 위해서입니다. ‘항상 이웃들에게,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삶을 살겠다’는 생각을 갖자는 것입니다.

‘더불어 함께 잘살기 운동’의 두 번째는 종교 간에 세대 간에 지역 간에 노사 간에 존재하는 갈등을 해소하고 하나 되는 삶으로 바꿔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나 되는 삶으로 바꿔주는 방법은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것인데, 그것을 우리는 ‘역지사지’라고 합니다. 이처럼 항상 상대의 입장으로 돌아가 생각하는 것, 그것을 바탕으로 한 화합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더불어 함께 잘살기 운동’의 세 번째는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항상 즐거운 마음으로 살아가자는 것입니다. 살면서 때로는 내 뜻대로 되지 않아 불쾌한 일이 많지만, 그때에도 ‘그래 저 사람 입장에서는 그럴 수도 있겠지’ 하는 생각을 하면서 이해하고 긍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 항상 즐겁게 살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지게 됩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사고를 갖게 되면 자기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누구 때문에 내가 이렇게 불행하다고 남 탓을 하게 되고, 때로는 부모님까지도 원망하는 그런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갖게 됩니다. 

그래서 짧은 기간이지만 템플스테이를 통해 사찰체험을 하고,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지면서 자신을 바로 보고 부모님을 비롯해 내 이웃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백산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에게 의무적으로 1박2일의 템플스테이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덧붙여 말씀드리자면 템플스테이는 지금 전국 많은 사찰에서 활성화되고, 국제화되고 있습니다. 때문에 우리의 문화를 제대로 알고 싶거나, 한국과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해 조금 더 깊이 있게 알고 싶어 하는 내국인과 외국인들이 많이 찾고 있습니다.

오늘 백산장학금을 받은 여러분들도 코로나19가 종식되거나 다시 위드 코로나로 돌아가게 되면 1박2일의 템플스테이를 갖게 될 것입니다. 지금 상황이 여의치 않아 당장은 어렵겠지만, 여러분들이 템플스테이를 통해 더불어 함께 잘 살아가는 길을 배울 수 있는 시간이 빨리 오기를 함께 기도하겠습니다.

1980년도에 제가 금산사 주지 소임을 맡았는데, 당시에 어떤 분이 가장 중요한 불사가 인재 불사라고 강조하시면서 금산중고등학교 학생들이 금산사에서 숙식을 하면서 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하면 그 학생들이 불교인재가 되어 큰 자산이 될 것이라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시에는 주지 소임을 맡아 해야 할 일이 많다보니 그 말씀에 공감하면서도 실행하지 못했고, 2010년부터 백산장학회를 설립해 지금까지 이렇게라도 장학금을 지원하면서 작게나마 실천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동안 많은 장학회가 만들어지고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도 많아졌지만, 단순하게 장학금만 주고받는다고 해서 불교인재양성이라는 취지에 부합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서 백산장학회는 1박2일의 짧은 시간이라도 장학금을 받는 학생들이 템플스테이를 체험하면서 불교에 대한 이해의 폭을 조금이라도 넓히고, 더불어 불교적 삶이 어떤 것이고, 불교적 삶을 살면서 자신에게 주어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 나갈 수 있는지 생각하는 단초를 제공해 주고자 했습니다. 이때마다 강조했던 것이 바로 ‘불이사상’입니다. 그래서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삶이 어떤 것인지 스스로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자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불행스럽게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코로나19가 이어지고 있어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기가 어렵기에, 오늘 이렇게 짧은 시간이지만 여러분을 만나 불교에 대한, 불교적 삶에 대한 간단한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어머니가, 아버지가 찾는 불교는 복을 비는 기복신앙이 아니라, 부처님 가르침을 배워 실천해 스스로 복을 짓는 작복의 종교입니다. 즉, 내가 짓고 내가 받는 자업자득이기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행복하게도 되고 불행하게도 됩니다. 

그리고 지금 여러분들이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복은 학생이라는 주어진 여건에 따라서 열심히 공부하는 것입니다. 학생 신분인 몇 년 동안 어떻게 복을 짓느냐에 따라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여러분의 삶도 많은 부분이 달라지게 될 것입니다. 부디 스스로 자신의 주인이 되어 책임 있는 삶을 살아가기를 다시한번 당부드립니다.

2022년은 지족상락(知足常樂) 능인자안(能忍自安)하는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족한 줄을 알고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을 때 비로소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길도 열립니다. 그리고 능히 참았을 때 마음이 편안해지게 됩니다. 마음이 편안하게 살려면 참을 줄 알아야 합니다. 마음을 좀 다스리고 비울 줄도 알아야 행복도 가까이 오게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 모두 참고 인내하는 마음을 갖는 한 해가 되기를 바랍니다. 항상 오늘 이 시간에 최선을 다하는 삶이 가장 아름다운 삶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청정심을 갖고 자비심을 바탕으로 해서 지혜를 갖추는 그런 삶이 되기를 바랍니다.

정리=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이 법문은 조계종17교구본사 금산사와 완주 송광사 회주로 후학들을 제접하고 있는 도영 스님이 2021년 12월26일 송광사 사운당에서 백산장학금 수여식 직후 대중에게 설한 법문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1617호 / 2022년 1월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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