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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에 더 돋보이는 불교계 노숙인 복지

  • 교계
  • 입력 2022.02.11 20:01
  • 수정 2022.02.25 18:15
  • 호수 1620
  • 댓글 0

‘자립부터 여성까지’…다양한 노숙인 복지 서비스

코로나19 여파로 노숙인 관련 시설 운영 중단…노숙인 삶 위태
여성 노숙인들 복지공백 속 성폭력 등 추가 위험 노출될 우려 커져
불교계 노숙인 복지 시설 의료·자립 지원 등 사회적 안전망 제공

매서운 한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면서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노숙인들의 삶이 더욱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21년 발표한 ‘노숙인·쪽방주민에 대한 코로나19의 영향 및 정책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노숙인 대부분 주거 환경이 열악할 뿐 아니라 코로나19 여파로 의료기관이 포화 상태가 되면서 아파도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팬데믹 여파로 민간에서 운영하는 노숙인 시설들 다수가 문을 닫는 경우가 많아 노숙인들의 고통은 나날이 커지고 있다. 그동안 노숙인들에게는 ‘노숙인 등의 복지 및 자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비교적 장기간 거주가 가능한 자활·재활·요양시설을 비롯해 급식시설, 진료시설, 종합지원센터 등 다양한 복지서비스가 제공됐지만 감염 확산과 이에 따른 후원이 줄면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성 노숙인들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복지서비스 공백 속에서 여성 노숙인들은 성폭력 등 추가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불교계에서 노숙인 복지사업에 나서고 있어 눈길을 끈다. 조계종사회복지재단을 필두로 불교 관련 복지법인들이 지자체로부터 센터를 위탁받거나 시설을 건립하고 각종 지원사업을 전개하는 등 노숙인들의 보호망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숙소를 마련하고 자활 프로그램을 운영하는가 하면 사회적응훈련과 취업 알선을 연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심리적인 자립을 돕기 위해 상담프로그램도 적극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복지 사각지대로 내몰린 노숙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고자 노숙인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를 발굴하는 데에도 손길을 뻗고 있다.

◆ 종합지원센터=조계종사회복지재단이 위탁운영하는 영등포보현종합지원센터(센터장 임도영)는 노숙인에 대해 일시적 숙식 제공, 고용,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체계적인 통합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센터는 LH, SH 등 주거관련 유관기관과 협업해 저렴한 임대주택 마련을 지원하며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을 돕고 있다. 시설 내 부속의원이 마련돼 있어 혈액, 소변검사 등 기초 건강검진과 질환 확인이 가능하며, 한방 진료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센터와 보건소, 시립병원이 연계돼 있어 대상자 가운데 치료가 필요한 이들이 적절한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알코올 중독 검진, 정신과 전문의 상담 등 정서 지원까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임시보호시설이다 보니 장기간 머무는 것이 불가능해 서비스대상자와 상담을 통해 보현의집, 쉼터 등 개별 맞춤 시설로 옮길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특히 이용자들의 경제적 자립 발판 구축을 위한 ‘내 생애 에스프레소’ 카페를 운영하며 사회진출을 돕고 있다.

◆ 재활·요양=건강상의 문제, 신체 및 정신장애 등으로 자립과 단기간 내 가정 및 사회 복귀가 어려운 노숙인을 대상으로 요양과 치료, 재활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성불복지회가 위탁운영하는 원주복지원(원장 엄영태)은 지체장애, 알콜중독자, 치매, 만성질환 등을 앓고 있는 노숙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치료가 필요한 경우 병원을 연결해 주는 등 건강회복을 돕고 있다. 현재 원주시와 지구대로부터 보호요청을 받은 50명의 노숙인들이 복지원에서 생활하고 있으며 쇼핑백 포장업무 등과 같은 간단한 작업프로그램, 물리치료, 그림 그리기, 원예교실 등 정서 및 치료 프로그램도 진행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자비복지원 산하 강릉시립복지원(원장 최승준)은 노숙인 등에 대해 일시보호는 물론 자립 역량 강화를 위해 자활 사업장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강릉지역자활센터와 업무협약을 통해 적극적으로 노숙인들의 재기를 돕고 있다.

◆ 자립=외부의 위험 요소로부터 노숙인들을 보호하고 근로 능력 및 자활 의지가 있는 노숙자들의 안전한 사회복귀를 위해 직업상담, 훈련 등의 서비스를 전문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혜명복지원 산하 청담광명의집은 실직 노숙인들에 잠자리와 무료식사를 제공하며 근로를 희망하는 노숙인을 대상으로 취업자료 및 정보를 제공하고 주민센터 등 공공근로 연계를 통해 자립 기반을 마련을 돕고 있다. 신용불량 상태 노숙인이 입소할 경우 한국가정법률지원상담소와 연계해 파산 및 개인회생도 지원한다. 현재 7명의 노숙인들이 광명의집에 거주하며 자립 준비에 나서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봉은 산하 24시간 게스트하우스(원장 고민수)는 근로를 희망하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희망직종 파악 후 서울시노숙인일자리지원센터와 같은 고용지원기관과 연계를 통해 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 일자리 박람회와 이력서 및 자기소개서 작성법, 면접 교육, 취업상담을 통해 재능과 적성에 맞게 취업연계가 이뤄지고 있어 노숙인들의 사회복귀와 안정적 소득 활동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다.

◆ 여성=불교계에서는 가정폭력과 가족 간의 갈등 등으로 집을 나와 갈 곳 없는 여성 노숙인을 위한 자립자활 지원센터도 운영 중에 있다. 사단법인 우리는선우 산하 화엄동산(원장 임수영)이 대표적이다. 화엄동산은 여성노숙인들에게 보금자리와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으며, 서울시립의료원, 보라매병원 등 지정병원에서 무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의료서비스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여성들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실직자를 대상으로는 서울시노숙인일자리 지원, 중구청 취업지원과를 통해 일자리 연계도 이뤄지고 있다.

◆ 급식=노숙인들의 먹거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나눔의 손길도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다나(회장 탄경 스님)는 매주 화요일 종각, 탑골공원 등 종로 일대 100~200여명의 노숙인들에게 컵라면, 떡, 컵밥 등 먹거리를 전달하고 있다.

최종환 영등포장애인복지관장(전 조계종사회복지재단 사무국장)은 “IMF로 실업자가 대량 양산되면서 불교계는 실업자와 노숙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숙인 복지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었다. 보현의집과 같은 노숙인 시설을 마련하고 위탁받으며 다양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며 “아직은 일부 복지법인에서만 운영되고 있어 체계적으로 노숙인 복지를 이끌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620호 / 2022년 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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