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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불수행 최희정(정토심·54) - 하

기자명 법보

불편한 몸에 늘상 통증 시달려
‘아미타불’ 염불로 고통 벗어나 
평생 염불수행 정진할 것 발원

스님께서 “전생에 아미타 부처님과 인연이 깊어 그런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듣기 전까지 내게 아미타 부처님의 이미지는 ‘천수경’의 '나무본사아미타불' 여덟 글자가 다였다. 스님의 말씀 후에야 ‘원력이 크고 위대한 부처님이구나’하고 생각했다.  그것을 인지한 후 몇년 동안 나를 고통스럽게 한 통증이 사라졌다. 

어릴적부터 척추가 온전하지 못한것과 더불어 외부에서 온 스트레스가 너무 심했다. 척추와 허리 통증이 너무나 컸기에 일을 제대로 못해 회사로부터 권고 휴직을 받기도 했다. 집에서도 화장실 갈 때 때로는 기어서, 때로는 문고리를 잡고 벽을 짚으며 가야 했다. 병원을 내집 마냥 드나들었지만 그때뿐 통증이 계속됐다. 차를 타고 다니는 것도 앉아서 갔다가 누워서 돌아오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늘 겁이 났었다. 

몸의 통증이 사라지고 나니 아미타 부처님과 정토선 염불을 계속 알아보고 싶어졌다. 인터넷으로 수행단체 ‘무량수여래회'를 알게 됐고 정토선 염불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었다. 

처음 서울의 기무사 법당 철야법회를 시작으로 경기도, 부산 등 수행정진법회를 참 많이도 다녔다. 철야기도를 하러 장거리 운전을 해도 겁나지 않았다. 불보살님께서 나를 지켜주신다는 믿음과 든든함이 생긴 것이다. 밤부터 새벽까지 하는 쉽지 않은 수행임에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나이가 어린 분들부터 많은 분들, 건강하신 분들도, 걸음이 편치 않은 분들도 계셨다. 밤새워 간절히 염불하는 모습을 보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다. 같이 염불하며 보내는 그 시간은 너무나 즐겁고 행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 도반들을 통해 관정 스님의 정토선 염불을 알게 되었다. 그 인연은 선용 스님으로 이어졌고, 스님이 계시는 장흥 정토사에도 철야염불하러 다니게 됐다. 평상시 궁금해 하던 것들을 스님께 여쭈어보면 막힘없이 답해주셨다. 전생의 업이 두터워서일까. 철야염불을 위해 정토사를 찾은 어느날, 몹시 아팠다. 같이 간 도반이 약을 찾다 없으니 스님께 여쭈었다. 도반은 따뜻한 매실차를 건네며 “스님께서 업을 닦는 과정이라며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내게 전해주었다. 나는 지금도 선용 스님을 존경한다.

장흥 정토사에서 잊혀지지 않을 경험을 했다. 하루는 염불하는데 ‘놓아라' ‘버려라'하는 말들이 계속 떠오르는 것이었다. 그동안의 수행으로 세상과 인연에 대한 애착과 미움, 원망을 거의 버렸다고 생각했기에 처음에는 ‘이게 뭐지? 다 버렸는데 왜?’ 싶었다. 그리고 그 순간 알아차렸다. 어릴적 내게 좋지 못한 언행을 한 혈육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가슴 밑바닥에 깔려 있었음을. 나를 이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매도하는 이들에 대한 원망과 미움이 남아 있었음을. 저절로 ‘부처님 가르침 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는 마음이 우러나왔다. 또 하루는 ‘너 자신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조차 버려라’ 하는 소리가 들린 것이다. 그 순간 ‘헉’ 싶었다. 부처님은 ‘참으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다 알고 살피시고 깨우쳐주시는구나’ 하며 거듭  감사했다.

인연이 그러한걸까. 정토선 염불을 하다 호흡오음염불을 알게 됐다. 정토선 염불에 흠뻑 빠져 있던 나는 노래하듯 염불하며 공책에 줄긋는 것이 좋아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도반의 “염불법에 무슨 차별이 있냐”며 참석해보라는 권유에 광주 관음사 염불철야정진에 동참했다. 거기서 대선 스님을 만났고, 묘림 스님의 호흡오음염불법의 유래와 여러 수행법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새로이 사귄 도반들과 같이 ‘반야호흡오음염불’ 네이버 밴드를 만들어 정진하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 불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염불법이지만 염불법에 차별이 있을 수 없다는 말을 믿으며 정진 중이다. 

내 삶의 시간 중 너무나 뒤늦게 이 법을 알게된 것이 안타깝지만, 이러한 과정을 거쳤기에  정법에 귀의해 믿고 의지하며 ‘아미타불’ 염불하는 이 시간들이 너무나 감사하다. 아직 너무나 부족하지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부처님께서 연장해주신 내 삶의 시간동안 절벽에서 단 한 줄기 넝쿨에 매달린 심정으로 믿고 의지하고 조금씩이나마 더 배워나가는 마음으로, 염불하기를 부처님께 빌어본다. 그 모든 것 나무아미타불.

[1621호 / 2022년 2월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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