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승가결사체 전법교화활동

기자명 황산 스님

노령화·탈종교화 불교에 큰 위기
불제자 양성 승가결사체 의미 커
불교는 중생 부처되게 하는 종교
행복한 삶 위한 보살행 확대되길

지난 2월 말 조계종 교육원에서 주관하는 ‘승가결사체 전법교화활동 인증서 수여식’에 참석하였습니다. 승가결사체란 스님들의 공적 모임을 말합니다. 스님들이 의기투합해 펼치는 활동을 종단 차원에서 인증하는 것은 물론 격려지원금도 전달됩니다. 저는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 대표를 맡아 지난해에 이어 2022년에도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수여식에서는 각 단체의 사례발표도 있었습니다. 발표는 무척 흥미진진하였습니다. 한국불교는 대사회 공적 활동보다는 개인의 수행을 더 중시하는 풍조가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대부분 출가자가 참선 수행에 몰두하고 있으며 재가불자를 양성하는 포교와 강의, 기도 등은 일부 스님들의 소임으로 여겨져 온 탓입니다. 하지만 인구구조가 급격하게 노령화되고 탈종교 사회로 변화하는 작금의 현실에서 몇 년 안에 불교의 존재 자체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종단이나 스님들의 특별한 노력이 절실한 시점에서 승가결사체의 다양한 활동 사례는 이 시대 생생한 수행으로 다가왔습니다. 

참선 위주의 승단 분위기가 승가결사체를 독려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종단에서도 새바람이 불고 있음이 분명합니다. 2018년 승가결사체 제도가 만들어진 이후 지원 단체가 해마다 늘어난 사실만 봐도 그렇습니다. 그동안 결사체 스님들은 사비를 들여가며 활동해왔는데 종단 지원금은 큰 도움이 됩니다.

불교는 깨달음의 종교입니다. 어떤 중생이든 부처가 되게 하는 종교입니다. 남을 부처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면 자신도 당연히 부처가 되는 법입니다. 타인에 대한 연민심과 무명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출리심을 바탕으로 깨달음을 향한 발보리심이 일어나고 그 마음으로 나와 남이 함께 수행해가야 합니다. 그래서 승가라는 수행공동체가 형성된 것입니다. 

올해의 31개 승가결사체 가운데 주요 단체의 활동을 간단히 소개하겠습니다. ‘천진불어린이합창단연합회’는 부산, 울산, 경남, 제주 등 어린이 합창단을 운영하는 9개 사찰의 모임으로 매년 연합공연, 음악캠프 등을 개최합니다. ‘글로벌불교학술포럼’은 국제구호 활동을 합니다. ‘다르마로드’는 지리산 실상사에서 대안학교를 운영합니다. ‘광주전남불교어린이청소년연합’은 20여 스님들이 어린이 청소년 포교를 펼칩니다. ‘온새미로붓다’는 스님과 재가자들이 함께 미술치료, 색채치료를 전개합니다. ‘선불장리더십아카데미’는 월호, 마가, 각산 스님 등이 참선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안양계’는 소년원 교화 활동, ‘세간해연구소’는 어린이·청소년 포교 교구와 교재를 제작해 6개의 특허출원을 했고, ‘인연’은 순천대 불교동아리 활동을 돕고 있으며, ‘희망드림’과 ‘자비나눔반찬 봉사회’는 독거어르신 반찬 배달과 난방비 지원 등을 시행합니다. 이밖에도 ‘대구불교호스피스센터’, ‘이웃을 생각하는 모임’, ‘내포전법’, ‘EM지구사랑작은실천’, ‘천초작은도서관’, ‘불교문화재관리단’ 등 활동 모습마다 감동입니다. 

공적 활동은 불교 용어로 보살행입니다. 상대가 행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지극해져서 원력을 이루고 그 원력은 이생뿐 아니라 다음 생 또 다음 생으로 이어져 세세생생 보살의 길을 걸어가는 것입니다. 보살의 마음은 행동하면 할수록 강해집니다. 보시하면 지계의 힘이 강해지고, 지계력이 강해지면 인욕의 힘이 좋아집니다. 인욕력으로 정진의 힘이 굳어지고, 정진하면 집중된 고요의 힘을 통해 반야지혜력이 좋아집니다. 반야지혜가 커지면 다시 보시를 더 넓고 크며 견고하게 행하고, 그 보시로 다시 지계·인욕·정진의 힘이 좋아져 순환 상생하게 됩니다.

승가결사체를 통해 스님들이 똘똘 뭉쳐 보살행을 지속한다면 결국 최상의 깨달음에 이를 것입니다. 결사체가 앞으로 더 많아져서 다양한 활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합니다. 종단에서도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을 보내주셨으면 합니다. 무엇보다 각 결사체가 소통한다면 불교의 대사회 공적 활동이 탄탄해질 것이며 불법도 견고해지리라 믿습니다. 그 실천의 중심에 있는 모든 승가결사체를 응원합니다.

황산 스님 울산 황룡사 주지
hwangsanjigong@daum.net

[1623호 / 2022년 3월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  

저작권자 © 불교언론 법보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광고문의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하단영역

매체정보

  •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 19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A동 1501호
  • 대표전화 : 02-725-7010
  • 팩스 : 02-725-7017
  • 법인명 : ㈜법보신문사
  • 제호 : 불교언론 법보신문
  • 등록번호 : 서울 다 07229
  • 등록일 : 2005-11-29
  • 발행일 : 2005-11-29
  • 발행인 : 이재형
  • 편집인 : 남수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이재형
불교언론 법보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ND소프트